바다의 우유라고 불리는 굴
뛰어난 효능도 좋지만
싱그러운 바다내음이 가득담겨 있어 더욱 좋아한다.
제철을 맞아 맛과 향이 뛰어난 탱글탱글한 굴 은
경상도 산골마을 출신인 나는
시집와서 서울로 이사올때까지는
생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조차 모르고 살았다.
내가 어릴때 먹어본 굴은
아침저녁 바지게에 초롱을 얹은
새우젓장수 아저씨에대한 추억밖에 없다.
더구나 새우젓도 아닌 소금에 절여 폭 삭은 굴젓은
짜기도 하거니와 한끼라도 늘려먹기위해
무우를 나박나박 썰어 고추가루와 파 깨소금을 넣어 무친
어리굴젓이라던 기억밖에...
그 시절은 굴젓도 귀한 음식이라
비싸서 자주 사먹을수도 없었고
어쩌다 아버지와 오빠들의 상에
조그만 종지에 굴젓을 담아 올렸던게 기억나고
어린 우리들의 젓가락은
함부로 굴 종지를 넘나들지도 못했었지..
65년도에 결혼하고 서울로 이사한 70년
친정 아버지께서 처음으로 막내딸이 사는
금호동을 방문했을때
아버지가 좋아하셨던 굴젓 대신
생굴을사서 친정에서 봐온대로 무우와 파를 송송썰고
매운 고추가루를 넣고 짭짤하게 무쳐드렸는데
어찌나 달고 맛있게 잡수시던지...
아직도 그 기억이 어제일처럼 생생하게 남아있다.
아이구 지금껏 친정아버지께서 살아계신다면
아침저녁 굴무침 올려드릴수도 있는데...
70 나이가 된 나도
굴을 보면 언제나 친정아버지의 얼굴이 먼저 떠오른다.
며칠전 ..
성당 아우들과 만나
금호동 로타리 곤드레밥 집을 가서 먹은 굴무침
어찌나 상큼하고 맛이 있던지
짝퉁제조기술 보유자인 나는 집으로 오는길에
생굴 자그마치 3근을 사가지고 왔지비
오랫만에 생굴요리 한번 실컷먹어보자...하고 ^^
집에 도착하자말자
소금물에 굴을 깨끗이 씻어 물을빼고
배추고갱이와
나박나박 썬 배와 미나리를 준비하고
마늘을 편으로 썰어
와인식초와 귤효소를 넣은 양념쏘스에 버무려
굴무침을 시도해 보았는데
상큼 발랄 아작한것이
둘이 먹다가 하나가 돌아가셔도 모를만큼
베리베리 하고도 굿이였다.
곤드레밥 집 굴무침에는
자그마한 논골뱅이도 들어가 있었는데...
오죽하면
굴무침도 안주라고
술이라곤 밀 밭 근처에도 못가는 내가
이슬이 한잔이 간절하게 생각났다는거 ...
통깨 듬뿍 뿌린 새콤 달짝 상큼한 생굴무침은
앉은자리에서 게눈 감추듯 무찔러 없에버렸다는..>.<
넘 맛있는 생굴무침
소피아가 장담하건데
블친님들도 한번 만들어 보시면
그 맛에 당장 반 해 버리실거예요
언능..생굴사러들 나가보시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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