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오후..
오랫만에 세실리아의 전화를 받았다.
11일날이 엄마의 기일이라고..
마르시아가 떠난후 몇 년이던가
한번 떠나가면 살아서는 두번다시 볼수없는 그 곳
오래동안 이어온 우리들의 끈끈한 인연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희미해져가는게 안타까웠다.
그동안의 정리를 생각하면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 아쉬우니
엄마기일에는 꼭 연락을 해달라고
몇번이나 부탁을 했었는데
나름대로 번거롭다고 느꼈던지
아니면 부담을 준다고 생각했던지
그렇게 지난것이 어언 삼년
이번에야 말로 4년만에
시간이 되면 참석해달라고 연락을 준것이다.
빈 손으로 가기 뭣해서...
전을 조금 부쳐 가마고 했더니
며늘아이가 그리도 좋아한다.
이모님께서 음식을 만들어 오시면
어머님이 너무 좋아하실거예요 하면서...
요즘 세대 젊은이 같지않게
딸 하나 아들 둘
삼남매를 낳아 오순도순 살아가는 수인이네 가족
아이들이 무슨전을 좋아하느냐고 물으니
아무것이나 다 잘 먹는단다.
오늘따라 노릇노릇 이쁘게 잘도 부쳐지는 전..
소고기와돼지고기 한근씩을 합해 완자전을 부치고
마르시아가 좋아하는 호박전과 생굴
야들야들한 새송이버섯과 동태전을 부치니
한 바구니가득
제법 여러명이 먹을만큼 ...
거기다 우리가 먹으려고 부쳤던
배추전도 두장을 얹어갔더니
이모님 덕분에 한결 일손이 편안해 졌다고
수인엄마가 반색을 한다.
집안에 들어서니...
아들의 결혼식때 찍은 가족사진이
나를 보고 반가워 하는듯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정든 우리를 두고 그리 먼저 가고 싶었더냐고....
살아 생전엔 한번도 보지못했던..
초록빛 배경으로 찍은 사진은 왜 그리 이쁘게 잘 나왔는지
나도 더 늙기전에 사진한장 찍어놔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아니..이미 나이를 먹을대로 먹어
늦은감이 있으니 머리염색을 좀 하고 찍을까?
제사상 진설을하고 보니
전 만 부쳐올것이 아니라
마지막으로 우리집에 들러서 맛있게 먹었던
누룽지탕을 해가지고 왔으면 좋았을걸...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르시아...
네가 떠나고 없는 집을 4년만에 다녀왔다.
우리 낮은 음자리 정안토니오씨와
김경회 요한님도 함께해서
마르시아가 평소 좋아하던 복분자술
한잔 올렸는데 어땠어?
배신 때리고 먼저가더니 이렇게 윗사람들한테
앉아서 절 받으니 기분이 좋더냐구?
정말이지 만감이 교차 되더라!!!
그리고..네 하나뿐인 아들
수인아빠 영우 베드로 너 대신
대를 이어 크레도성가대에 총무로 열심히 봉사하고
음악회나 큰 행사에서는
너를 닮아 타고난 멋진 목소리로
테너 쏠로로 교우들의 선망을 가득받고
직장도 성실히 열심히 근무하고
사랑으로 가족들 아끼고 보살피며
늘 웃음꽃피우는 생활하며
직장에서도 능력 인정받고
나날이 발전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
네가 지극히 아끼고 사랑하던 손자들
어찌나 귀엽고 이쁘게 잘 크는지 몰라
손녀딸 수인이는 며칠전
엄마 아빠도 못 가본 상하의 나라 필리핀..
아빠친구를 따라 세부에 여행을 갔단다
세실리아도 남편사랑 넘치게 받으며
행복하게 잘 살더라
네가 오매불망 바랐던 외손주...
외손녀딸 다희가 태어난걸 너도 알지?
다희 첫돌때는 수산나와함께 돌잔치에 다녀왔었잖아
그 다희가 벌써 두살이랜다
어찌나 이쁘고 귀여운지 몰라
사위도 처음 만났을때의 귀공자같던
그 순수한 모습 그대로야
언제봐도 변함없이..
착하고 진실하고 성실하고 기품있는
귀연이 세실리아를 지극히 사랑하는게 눈에 보이더라
태어나는걸 보지못했던 다희
그리고 수인이네 삼남매
우리가 살아있는날 까지
무탈하게 잘 자라는지 늘 곁에서 지켜줄께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우리 이 다음에 다시 만날때까지
네 남은 가족들에게 이모로서 작은 도움이라도
되어줄테니까 아무 걱정말고 편히 지내
곧 ..성탄이 다가오네~
천국의 문이 활짝 열리는 그날
기쁜 마음으로 우리 다시 만나길 약속하자구
안녕 마르시아 잘 지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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