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월 9일
집에서 500미터 남짓 떨어진 남편의 한의원...
일년이면 서너번 들를까
어쩌다 나를 찾는 지인들이 오면
가뭄에 콩나듯 발걸음하는 한의원에
오늘따라 시장을 나섯다가 들렀더니
큰언니와 작은언니가 와 있어 깜짝놀랐다.
아픈 이야기 보따리 풀어 놓느라
나한테는 연락도 못했다며....
올해 여든여섯인 큰언니가
오랫동안 기력이 쇠진하여 몸져 누웠었다며
혼자서는 도저히 움직일수가 없어
불광동의 작은 언니에게SOS를 보냈단다.
아침일찍 큰 언니의 호출을 받고
분당으로 달려가 머리를 맞댄 두 노인들의 해답은
콜택시를 불러타고
금호동의 한의원으로 직행하는거였단다.
거금 30000원의 콜택시비가 아깝지 않을만큼
큰언니가 몸이 많이 힘들었나보다.
말하는것도 숨쉬는것
앉아 있는것도 힘들다며
이제는 90을 바라보는 나이에
언제 어떻게 죽을지도 모른다며
몇년만에 세자매가 한자리에 모였으니
기념사진이나 하나찍자고...
이 사진이 있는걸로 봐서
내가 카메라를 가지고 있었던 모양이다.
86세와 82세 언니들
아마도....
앞으로 십육년 후엔
나도 이 모양으로 변해있을꺼야
얼굴이 갸름한 작은언니는 엄마를 닮았고
엄마도 아버지도 닮지 않는 큰언니와 나는
누구를 닮았는지 모르지만..
판박이 처럼 서로 닮았다.
이제는 고인이된 마르시아가
우리 형제를 보았다면
한 공장 제품인데 아롱이 다롱이네...라고
한 마디 했을수도 있다.
혹시나 ..
한번도 보지못한 고모나 할머니를 닮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6남매중 오빠 셋은 오래전에 떠나고
이렇게 백발 성성한 세 자매만 남았다.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때까지
형제가 오순도순 정을 나누며
몹쓸병 걸리지않고 사흘만 아프다가 죽었으면...
그게 바로 내 희망사항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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