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토요일
하루종일 정민이와 씨름 하느라
점심을 제대로 못챙겨 먹었더니
갑자기 손발이 부들 부들 떨리는게..
내가 이러는거 혹시 당뇨병 아닌가 싶은게
겁이 덜컥 났습니다.
밥솥에 코드를 뽑아 놓은지라
찬밥이 두어공기..
고실고실한 모양새가 딱
볶음밥 해 먹기 좋은 스타일이라
냉동실에 처박혀있는
돼지고기 비스므리한게 있는것 찾아
무조건 쑹덩쑹덩 썰고
새 김치 한포기 꺼내 썰어 반찬통에 담아놓고
일부는 쫑쫑이로 썰어
모처럼 금호동의 유명한 돼지고기집
두꺼비집 김치 볶음밥을 해먹기로 했지요.
부지런히 팬을 달궈 돼지고기를 볶았는데 ..
어쩐지 냄새가 이상야릇..
꺼내서 맛을 보니
돼지고기가 아닌 베이컨이었어요
돼지고나 베이컨이나
둘러지나 메어치나
돼지고기라는건 변함이 없으렸다
노릇하게 볶으면서 생긴 기름은 따라내고
썰어놓은 김치 넣어 살살 볶다가
찬밥 두덩이 넣어 고루 볶아주고
마지막엔 비장의 파무침까지 만들어 넣었더니
햐~
냄새좋고
색깔좋고
맛 또한 기가막힐시고~
노릿노릿..
포실포실..
두꺼비 집에서 삼겹살 먹다가
마지막에 볶아먹는 볶음밥엔
꼭 콩나물 무침이 들어가더라니..
파무침이 들어가 더욱 향긋한
환상의 김치볶음밥이렸다.
ㅡ김치볶음밥을 보자말자 눈이 띠융나온 준원이ㅡ
대짜 계란 2개를 한꺼번에 후라이해서 얹었는데..
때 마침 놀러온 친구 오스틴이랑 달려 들더니
맛 있다고 난리 부르스
거짓말 하나 안보태고 10초만에
한접시씩 다 비워내고
어스틴은 한접시 먹고도 부족한지
바닥에 조금 남겨둔 김치볶음밥
후라이판채로 들고 와서 아작내는 중..
그러구러
순식간에 게눈 감추듯 먹어 없에놓곤
배 불러 죽겠다고 아우성을 치더니만
둘이서 붙어앉아
고스톱 렛슨받기..^^
한국을 너무 좋아하는 어스틴은
어바나 샴페인 대학1년생으로
우리 준원이 없으면 못산다고 할 정도로
아침 저녁..준원이 옆에서 붙어삽니다.
오죽하면 내가..
니들..
둘이서 연애하냐? 할 정도로^^
하긴 준원이에겐
카를라 라는 예쁜 여자친구가 있으니 망정이지
모르는 사람이 보면 오해하기 딱 알맞지 싶어
조금은 걱정되기도 합니다.
얼마나 열심히 고스톱을 배웠던지
피박이며 고도리며 모르는게 없을 정도다.
지금은 1페니짜리 고스톱 삼매경에 빠진 두사람
모습이 너무 귀여워 담아봅니다.
어스틴아~ 집에갈때
김치 한포기 담아줄까 하고 물으니
한포기 로는 부족하다고
매일와서 먹을거라고 하네요
수줍음이 많은 오스틴이 농담을 하다니..
손주의 친구들도
어쩌면 하나같이 이쁜짓만 골라가며 하는지..
어스틴이 올인하는 김치볶음밥 ..
어제 엘진으로 올라왔으니
이제 정민이가 유치원을 다녀오는 화요일이면
다시 네이퍼빌로 가게되니
사흘동안만 잘 참고 견디라 하고 왔습니다.
토종 미국인인 어스틴이
너무나 좋아라하는 김치...
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이라고
모든 민족들이 인정할 날 이 곧 돌아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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