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런 글을 정말 올려도 되는건지
혹시라도 만에 하나
블벗님들의 손가락질과 돌팔매를 맞게 되지나 않을런지
마음속으로 조바심을 치면서
지금껏 이사후문을 기다리는 지인 친지들의
궁금증도 풀어 드릴 겸
점점 심각한 지경으로 치닫는 건망증으로
동병상련의 고통을 안고 계시는 블벗님들께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수 있다면...
건망증의 지존
소피아의 이사 후일담을 새겨 보시라고
추천 드립니다^^
오늘 이 순간 ..
이삿날의 봉변을 그나마 생생히 기억하고 있을때
글을 올리지 않는다면
난.리.법.석.
생 사람 여럿 잡을 뻔~한
그리하여 머리 끄댕이 잡히고도 남을뻔~한
소피아의 이사후문은
영원히 死場될것이 안타깝기 때문이지요.
제가 4년전
그러니까 2008년 4월 1일
살고있던 집의 재개발로 조합으로부터
이주비를 받아
가까운 금호동3가 한신 아파트로 이사를 할때였어요
69년 서울로 이사한 후
다섯번째의 이사였지요.
월셋방시절
처음으로 집을 사서 이사를 할때는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이사를 했는지 기억이 안나는데
아마도...손수레를 이용해서 이사하지 않았나 싶기도 한데
살면서 조금씩 형편이 좋아지면서
80년대 처음으로 포장이사란 케치플래이스를 들고 나온
까지 호랑이 그림의 통인 익스프레스를 계속 이용했었는데
편리함에 반비례 비용이 만만치 않아
포장이사 이면서도 값이 저렴한 이삿짐 센터를 선택한것이
굳이 말 하자면 이번 사건의 발단이었지요.
4월에 이사한 후~
두식구가 받아먹던 그릇만 내어놓고 쓰던 저는
음력 6월 스무아흐레
증조부님 기제삿날
그 많던 코닝 목련무늬 그릇들이 깜쪽같이
사라진걸 알게되었어요.
종갓집이라 제사며 큰일이 많아
없는 살림에도 큰 돈을 들여 장만한 목련무늬 코닝은
우리집의 자랑이며 가보이다 싶이 했는데
32개씩 짝을 맞춰 구입한 코닝 대.중.소.접시들과
찬기들이 박스채 없어지고
여름이라 몰랐었는데
요한씨의 긴팔 미쏘니 티셔츠 수십벌이
박스체 없어진 사실을 가을이 되어서야 알게되고
그리고 겨울옷들은 6~7개월이 지나
입을 철이 되어서야 없어진걸 알게되었어요.
그 뿐만 아니라 맥주키트와 소소한 전자제품등
당장에 사용하지 않던 물건들도
상당수 없어진걸 알게되었고
그제서야 이삿짐 센터 책임자를 불러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니
시일이 너무흘러 자기들도 책임질수 없다는....
그리하여...
이번에야 말로 두번 다시 그런 불상사가 생기면
안되겠다 하면서도
마지막까지 통인으로 해야지 해야지
말로는 그러면서도
아이구..요즘 세상에 아직도 이삿짐 빼돌리는
회사가 있을려구...하면서
편하게 이사하면서 비용도 저렴하고
친절하고 안전한 그런곳을 선택해야지...하고
어찌되었던...
이번에야 말로 두번다시 당하지는 않으리라
이삿짐 목록을 만들기로 작정하고
장롱마다 옷 가지수를 적고
그것도 부족하여 사진으로 담고
그릇이며 양주며 와인이며
접시에서 종지 하나 하나까지
모두 목록을 만들고 사진으로 증거를 남기는걸로
컨셉을 잡았답니다.
이삿짐 센터의 견적담당님의 조언에 따라
귀중품은 따로 챙겨 6개의 박스에 담아놨고
가볍고 소품인 향수와 악세사리는 가방에 담아
이사하는날 새벽 아무도 모르게 차동차 트렁크에
넣어 두었더랬죠
드.디.어.. 이사하는 날...
9월 하고도 20일 ..
6명의 건장한 아저씨들과
얌전하고 상냥한 아주머니 한분이 팀을 이루어 오셔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사짐 포장이 잘 진행되었고
물건들은 모두 차에 실어 새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두고
모두 점심을 먹으러갔고
나는 그 사이 살던집 주인에게서 전세금을 돌려받고
은행을 들러가야하니
우리차는 성당 아우가 몰고 새 아파트로 가기로 했지요
볼일을 마친 나와
점심식사를 끝낸 이삿짐 센터 직원들과
차를 몰고 온 루시아와 모두 주차장에서 만나서
이삿짐 옮기는걸 지켜보았는데
직원들은 모두 성실하여 일도 열심히 잘 하고
새 아파트라 흠갈세라 물건도 조심조심 다루고
시종일관 친절하고 예의바르게
이사 마무리를 끝낸 아저씨들에게
맥주며 음료수며 생수며 안주며
정말 원하는대로 안겨주고
이사 잘 해 주었다고 팁도 넉넉히 얹어 주었어요.
그런데...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벌어졌습니다.
이삿짐 센터 사람들이 돌아가고
성당 아우와 같이 짐을 대강 정리하면서
모자 박스가 내 생각에 7개라야 맞는데 6개인데다
한박스안에 모자 2개를 포개 넣은 기억이 있는데
아무래도 미심쩍은 생각에 박스를 모두내려
내용물을 확인한 결과
정장용 회색 베레모가 안보였어요.
아이구..그거 밀라노에서 사온 모자로
내 환갑 기념으로 산 모자인데
진짜로 눈앞이 캄캄해 지는것이
내가 또 이삿짐센터의 속임수에 빠졌구나...
하는 생각만 나는거예요.
그렇게 시종일관 웃고 예.예.예...하며
싹싹하게 일도 잘 하던 이삿짐센터 사람들이
세상에,,,어쩌면 이럴수가 세상에...
이건 아니다 싶어
팀장에게 전화를 했어요
모자 한개가 안보인다고
혹시 상자 하나를 차에서 안내리고 빠트린것 아니냐니까
그랬더니 막 떠드는 소리와 함께
자기들은 모자박스 6개 밖에 못 봤다며
짐은 모두 내렸고 차에는 아무것도 없으며
모자 상자 속에 뭐가 들었는지
회색모자인지 빨간모자인지
자기들은 본적도 없는 물건을 어떻게 빼 돌리느냐며
무조건 아무것도 모른다는거예요.
화가 난 나는
모른다고 하면 장땡이냐며
소리를 빽 질렀습니다.
그랬더니 자기들은 모른다며 전화를 끊어버리고
또 이삿짐센터에 당했구나 싶어
억장이 무너지는 마음을 다잡고
세번 네번 아무리 전화를 해도 음성서비스로 넘어가고
전화를 안받는거예요.
할수없이 분한 마음에 씩씩거리며 견적과장에게
전화를 하여 자초지종을 알리고 해결하라고 했더니
지금 업무를 보고있는 중이라 다시 연락을 한다 하고는
거의 한시간동안 감감무소식..
일.각.이.여.삼.추.
팀장과 견적과장에게 계속 전화를 해도 받지 않고
혹시라도 다른 물건 없어진게 없나 옷장을 확인하던 나는
정말 까무라칠뻔 했지요
요한씨와 내 버버리코트와
발목까지 내려오는 무스탕코트가
눈에 안보이는거예요
정말 눈 앞이 캄캄하고 머리속이 텅 비는것이
아니 이 나쁜것들이 있나
그거 보름전에 비싼거라고 우체국택배 박스에 넣어
보관하고 있던것인데 아이구...세상에
거기 비싼거 들은것 어찌알고 빼돌렸나 싶은게
미치고 팔딱 뛰겠는 거예요
한 30번...
마음속으로는 300번쯤
전화통화를 시도한 끝에
견적보던 이미영씨가 도착했을때는 이미 저녁 9시쯤..
처음에는 베레모가 없어 졌다고 한것이
나중에 보니 버버리코트까지 없어 졌는데다가
찬찬히 살펴보노라니
귀중품담은 케리어에 넣어둔
요한씨의 마고자와 조끼도
깜쪽같이 없어져 버린거예요.
세상에..도둑질도 예술이구나
그렇게나 지켜보고 있었는데
어떻게 깜쪽깥이 마고자와 조끼만 빼내갔을까???
정말 귀신이 哭 할 노릇인게
제가 이삿짐 정리하는 동안
관리 사무실에 볼일이 있어 30여분 집을 비운것 밖에 없는데
그래도 성당 아우 루시아가 지켜보고 있었다는데
세상에 ...세상에...
이 무슨 이런 변괴가 있나 싶은게
거기 덧저고리에 달린 金 단추...
정말 눈이 뒤집혀져서 아무것도 보이는게 없더라구요
그때부터 이삿짐센터 직원 두사람은
없어진 물건 책임지고 찾아가지고 오라는
아니..그거 지금 당장 내 놓으라는 내 으름짱에
보지도 못한걸 어찌 내 놓냐고...
당신이 보름전에 싸놓았다고 말 하지만
우리는 그런 물건 본 적도 없고
만에 하나 그런 물건이 있었다 하더라도
비싼 코트들을 보름전에 착착접어서
박스에 넣는다는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요즘 세상에 비싼 돈 내고 포장이사 하는 사람들이
구겨지지 않는 비행기 승무원들이 사용하는
옷걸이 달린 커버를 요구하는 세상에
보름전에 똘똘뭉쳐서 택배 박스에담아 놓았다니
우리보고 믿으라는 말이냐? 하며
코웃음 치는게 훤히 보이더라구요.
마.치.
이 할머니가 생사람 잡네
누가 버버리코트 보기나 했나
그 나이에 무슨놈의 발목까지 내려오는
뭐시라?양피무스탕 코트? 하는듯한 폼새가
진짜 사람 환장하겠더라구요.
결국에는
이삿짐을 다 내렸다..
다 안내리고 감췄다 옥신각신 하다가
이삿짐 팀장이 우리집에 있는 우채국박스
미국에 보낼 소포를 방 한가운데다 모두 쏟아놓고
거기서도 안나오자 이번에는 나 보고 관리사무실가서
CCTV확인 하자기에
가자 가~ 가서 확인해 보자고...
내가..이번에도 속을까 싶어 이렇게 노트에다
모든 목록을 다 적어가지고 있는데..
봐라 여기
다 적혔다 시방 이거 눈 있으면 좀 봐라~
척..내보였는데
아니..이게 뭐야...
세상에..
의기양양 큰소리 치며 목록을 읽다보니
뭔가 이상한 것이...
내가 모자 상자 7개라고 벅벅 우기면서
당장 내어 놓으라고 호령하던..
회색 르윈스키 모자가-> 자동차 트렁크에...라고 적혀있네
우짤꼬 우짤꼬
이 노릇을 우짤꼬?
어마마마마마마~~
아이구 세상에~~
이건 왜 여기 적혀있지?
아이구 이건 정말 내 미친다카이
내 정신이 왜 이렇지
아이구..내가 모자를 같은 상자에 두개 포개 놓으면 구겨진다고
꺼내가지고 자동차 트렁크에 옮겨 놓고는
깜빡
여기다가 이래 적어놓고 세상에..미안합니데이+100
이 모자는 정말 미안한데
버버리코트는 진짜로 없어졌다고욧~
너무나 이상하지 않냐고...
다른것은 목록도 적었다 사진도 찍었다 하면서
버버리도 목록과 사진 있으면 보여달라고...
그건...미리 박스에 넣어둔것이라 사진도 없고
목록에는 적어놓지 않았다는 내 말에
믿어지지 않는다은 시쿤둥한 표정이라니
괘씸하고 분 하기 짝이 없었답니다
결국에는 밤 11시까지 실갱이 하다가
관리사무실에서 CCTV로 확인해도 박스가 안나오자
19일 이삿짐 일부를 불광동 언니네로 보냈다고 하자
그럼 그 박스가 불광동 언니네로 갔을지도 모르니
그리로 가잔다
이 야밤중에?
우리 언니는 80노인에다
귀까지 어두워 문 두드리는 소리도 못들을거라며
그래도 가서 확인해야 자기들도 돌아갈수 있다고
언니집에 계속 전화
한 20번 시도끝에 자다가 놀랜 언니네로
찾아볼게 있다고 3명이서 불광동으로 떠났네요
불광동 언니집 근처에 도착했을때가 밤 12시가 넘었고
오밤중이라 집을 못찾고 느티나무 아래서
언니가 마중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불현듯 떠 오르는 생각
아 맞다!!!
이제 생각 났는데...
그 박스속에 한번도 입어보지 않은
우리 남편 케시미어코트도 들어있었다.
내가 아무리 진실을 말 해도
두 사람은 멀뚱히 서로 바라보며
어디서 개나 짖나???
고개를 외로꼬고 딴데만 바라보고 있더라구요
흡사
아놔~ 케시미어코트?? 하듯이...
오밤중 12시 넘은 시간에
언니네 집을 샅샅이 뒤지다 싶이해도 물건이 안나오자
돌아오는 차안에서 팀장과 견적과장 이미영씨
계속 잘 생각해 보라는 거예요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것이...
모자도 우리보고 훔쳐갔다고 내놓으라더니
사모님이 트렁크에 넣어두었고
아무래도 버버리도 세탁소에 맡겼거나 딴데다 보관한거 아니냐
혹시 박스를 미리 싸 놓았다가 미국으로 보낸것이 아닌지
그런 비싼옷을 보름전에 똘똘뭉치다 싶이 해서 박스에 넣었다는게
믿어지지 않는다 어쩌고 저쩌고
계속 계속 잘 생각해 보란다 .
자기들은 한달이면 20일 이상 이삿짐을 나르는데
이삿짐 나를때마다 한가지씩 훔쳐 온다면
빌딩을 지어도 모자란다.
나중에라도 모자처럼 버버리코트가 어디서 나온다면
그동안 의심받은 우리의 상처는 누가 치료해주냐
사모님은 물건 찾게되면 미안합니다~
한마디로 끝나지만 우리는 가슴에 상처로 남는다
어쩌고 저쩌고...
그러거나 말거나 내 귀에 그런말이 들어오기나 하나
무조건 빨리 내 물건 내 놓기나 하라고...
그럼 금단추는 어쩔꺼냐 그것도 우리가 책임이냐?
그 자동차 루시안지 누군지가 3번이나 운전했는데
그 아줌마가 가져간지도 모르잖느냐
그러면서 또 어쩌고 저쩌고....
그러는 두 사람에게
대.갈.일.성
마고자 덧 저고리 이야기는는 없는걸로 할테니
당신들은
버버리코트나 내 놓으라고...
미치고 팔짝 뛰기는 두사람도 마찬가지 였는지
밤 2시가 넘은 시간에
이번에는 전에살던 한신아파트로 가잡니다
거기가서 19일과 20일 이틀에 걸쳐 이삿짐 나간것을
CCTV를 통해 확인 하잡니다.
그래 갑시다
어디 누가 이기나 끝까지 해 보자구요
지금 당신들 두사람은
내가 있지도 않는 물건을 있다고 우기면서
내어 놓으라고 하는것으로 오인하고 있지만...
나도 너무 답답하다
그 버버리와 무스탕 그리고 케시미어코트까지
꼭 찾아서 당신들 눈앞에 드리댔으면 정말 내속이 시원하겠다...
그러면서 한신아파트가서
잠 자고있는 직원들 두드려깨워
CCTV 두번 세번에 걸쳐 다~ 확인해도
그 우체국박스는 오리무중
이게 바늘도 아닌것이 어디로 숨었는지
찾을길이 없었어요
이곳 저곳에서 허행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할수없이 경찰에 신고를 하는수 밖에 없다
우리는 보지도 못한 물건들을 사모님은 잊었다고 하고
CCTV확인까지 했지만 그런 우체국택배 박스는 보이지 않고
더구나 금단추달린 무슨 덧저고리인지 까지
잊어 먹었다고 하니
자동차 운전한 그 성당 아줌마도 불러 조사하고
사모님과 우리 일행 7명 모두 9명이 경찰 조사를 받읍시다..
그러는거예요
어찌나 화딱지가 나던지
내가 할소리요 그말은
이따 날 밝거든 성동경찰서 가서 자초지종 이야기 합시다...
그러면서 헤어진것이 새벽 3시 40분
사흘전부터 ..
아니 열흘전부터 이삿짐 챙기느라
온갖 신경을 다 쓴 나는 기진맥진 진이 빠져
집으로 올라와서
팀장이 건넌방 한가운데 쏱아놓고 간
짐 정리 하려고 방에 들어왔는데
화각장 문이 뻘~쭘~
열려있는거예요.
이놈의 문짝은 왜 또 이모양이야
화가나서 콱 닫았더니 문이 도로 확 열리면서..
눈에 보이는 것
정말로 눈 앞이 캄캄해 졌습니다
정말 눈에서 아지랑이가 다 나오더라구요
아이구...나 못살아!!!
하느님 맙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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