쨔쨘~~
열흘동안 두문불출 잠수타던 소피아가
드디어 블로그로 돌아왔습니다
여러분...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제가 며칠동안 보이지 않으니 궁금들 하셨지요?
사고뭉치 소피아가 잠시...
피치못할 사정이 있어
잠시... 잠수를 탈수밖에 없었답니다
여튼간에..
올해 토정비결 덕분에
십년감수에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답니다
까딱하면 감옥갈뻔 했어요
왜냐구요?
내집도 아닌 남의 전셋집
태워먹을 뻔한 사고를 저질렀지 뭡니까
아이구...
이젠 건망증이란 핑계도 아무짝에 쓸모가 없더라구요
정신머리가 어찌 되어 먹었는지
그러고보니 뇌에 아무래도 이상이 생긴건 아닐까 근심이 됩니다
아무래도 뇌경색인가 검사한번 해 보고싶네요
그 동안도
3월1일 부터 엄청 바쁜 나날을 보내고
지난 목요일 날 이 었네요
그날따라 창밖이 환~하니
바깥바람 쏘이고 싶어 발동이 걸리더라구요
그래서 세수 하는동안에
어제 만들었던 막걸리빵을 데워 먹으려고
삼중바닥 스텐냄비에 불을 켰어요
그것도 강한불에...빨리 데우려고..
세수하는 동안에 데워지면 그걸로 요기를 하고
볼일을 보러 나갈려구요
그런데 세수하고 바로 불을 꺼야 하는데 벌써 깜빡.
화장하고 머리 빗고 ...
옷 갈아입고 가방챙기고 그만...
빗장 잠구고 외출을 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때 시간이 오전 11..집을 나섰는데
그러구러 여섯시간 동안을
남대문으로 종로로 동대문으로 돌아댕겼지요
남대문 시장에는 크렌베리를 사러
그리고 종로에는 이불감을 보러...
그러고 보니 친구가 하던 말이 생각이나네요
음식호사하는 여자와 이불 호사하는 여자는
집안 말아먹을 여자라는데
제가 바로 딱 그 짝입니다
이번에 그 놈의 딱 두가지때문에 집 말아먹을뻔 했거든요
음식이야 특별히 호사랄것도 없고
그냥 건강한 음식 먹는걸 원칙으로하니
다른 사람보다 좀 부지런한것이
꼭 호사하는것 처럼 보일뿐이고
이불도 그래요
창밖이 환해지고 봄기운이 돌아오면
무겁고 어두운 이불색이 질리거든요
화사하고 밝은 가볍고 따뜻한 이불이 좋아지는건
당연지사아닌가요?
벌써 봄이 가까이 와 있다고 신호를 보내니
이불을 바꾸어야겠다 한달 전부터 노래를 했었지요
그래 나간김에 돌아다니며 이불감도 맘에 드는걸로 골라
바느질 하는집에 맡기고 여기저기 볼일을 다~보고
버스타고 금호동 로타리에 내려서
5번 마을 버스를 타고 우리집을 한정거장 앞두고
별안간 번쩍 떠오른 생각이..
아이구...이일을 어쩌냐
내가 냄비에 불켜주고 나왔잖아!!!
그때부터 정신이 홀랑 나갔었지요
이제 집이 100미터도 안남았는데
미칠뻔 했어요
주위를 살펴보니 소방차가 안보이니 천만다행이고
물 흘러내린 흔적이 없으니 다행인데
아이구..지금 집에 불 붙어 있으면 어쩌나 하고
미친듯이 달렸는데
주차장에 들어서니 마구 탄 내가 나는거예요
내집이라면 태워먹어도 어쩌겠어요
남의집을 ..
거기다가 다른 집으로 불이 번지기라도 한다면....
현관앞에서도 어찌나 손이 떨리던지
비밀번호 몇번이나 다시 눌러야했고
계단으로 뛰어올라 집 현관을 여니
집안에 연기가 자욱한 가운데 ...
불에 달은 삼중냄비가 입이 떡 벌어져 있었어요
다행히도 불은 안났지만
집을 가득 채운 연기가 어찌나 맵고 독하던지
일주일을 밤낮없이 문을 열어놓아도
아직도 그 여운이 남아있을 정도입니다
이 냄비야말로 정말로 Magic pot 입니다
6시간동안 강한불을 켜 놓았는데도
세상에 냄비꼭지 멀쩡한걸 보세요
냄비꼭지가 녹아 내렸거나 손잡이에 불이 붙었다면
아이구..집 태워먹는건 두말하면 잔소리지요
옆집 윗집으로 불길이라도 번지면
감옥가기 딱 알맞는거지 세상에
이런 정신머리로 살아가고 있다는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 냄비가 저를 살려줬어요
준원어미 시집올때 가지고 온 것인데
바닥이 두꺼워 음식이 잘끓고
보온도 오랫동안 잘되서
요즘 꺼내놓고 애지중지 잘 쓰고있다가
이 모양이 되었답니다
문제의 막걸리빵은
어찌나 무겁고 단단한지 참숯보다 더 무겁네요
칼로 두드려도 깨지지를 않을 정도로
음식 탄것이 이렇게 무겁고 단단한건 처음 봤습니다
강한 불길에 6시간이나 노출되어 있으면서도
불이 나지 않게 견뎌준 동양 매직센스 삼중냄비
두고두고 가보로 전해줘야할 판입니다
퇴근한 남편이
집안에서 너구리를 잡았냐 왜 이리 눈이 매우냐고
타박을 해도 아무말 못하고 당했지요
그런데 며칠전 뉴스를 보니 뇌경색이 오면
기억이 가물거리면서 건망증이 심해진다고 하던데
아무래도 MRI사진을 찍어봐야 하지않나 고민입니다
단순히 건망증이라고 하기에는 정도가 심해지는게
집안 망 해먹기 딱 좋은 병이 건망증이지 싶어요
어쨌던...
그 황당한 와중에
봄 이불 하나는 잘~장만했으니
불행중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이젠...정말로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 겠다고
결심에 다짐다짐 하고있습니다
또 다시 이런 사고 낸다면
그때는 아무리 돈이 아까워도
가사도우미를 고용해야 할듯싶어요
울 남편 옆구리...갈비뼈 휘지않게
정신줄을 놓지말고 잘 살아야 하는데
건.망.증..그것이 언제나 문제입니다
주부여러분...
집 나설때는 미리미리 개스불 단속잘 하시고
불의의 사고 당하지 않도록 조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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