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이럴수가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열려진 화각장 문틈으로 보이는 ..
아니 저거 뭐야
아니 아니 아니...
저거 어젯밤 밤새도록
이삿짐센터 직원들 붙잡고
어따가 깜쪽같이 빼돌렸느냐고
당장에 내어 놓으라고 고래 고래~난리를 쳤었는데..
이번에야 말로
절대로 도둑맞지 않고 꼭 찾아내고 말겠다며
오밤중에 불광동 언니집으로
살던집 아파트까지 까지 쳐들어가
CCTV까지 돌려보느라 새벽 3시 40분까지
차안에서실갱이를 하던
문제의 그 놈의 버버리코트며 무스탕 코트가
나는 어쩌라고 하필이면
거기 왜 들어 있느냐 말이야 말이야~
아이고 나 못살아 ~
이일을 어찌할꼬...
정신이 번쩍들은 나는 떨리는 손으로
문자를 넣었어요
차마..전화를 못하겠더라구요.
이미영씨 그리고 팀장님
지금 빨리 우리집으로 돌아오세요
빨리요~
그랬더니
지금 강변도로를 타고있기 때문에
되돌아 올수가 없다며
무슨일이냐며 깜짝 놀라는거예요
무조껀 빨리 돌아오라고 보여줄께 있다고..
아니 그게 뭔데 그러냐고 가슴 두근거려 죽겠으니
빨리 대답해 달라고..
아이고..나 어쩌면 좋아요
그 코트들 찾았어요
네? 코트를 어디서 찾았어요 빨리 대답해 주세요
그거..우리집 화각장 속에 들어 있는걸 지금 찾았어요.
화각장 문이 뻘쭘 열려있길래
이래저래 화딱지 나는 바람에 집어 차버렸더니
문짝이 활짝 열리면서 거기에...
제일 처음 사단은...
이 베레모 없어 졌다고 사단이 난 것이었는데...
이 모자는 자동차 트렁크에 고이 모셔 두었었고..
보름전에 착착 개켜서 화각장속에 넣어둔것
구겨지기는 커녕 옷걸이에 걸자말자 금방 다린듯이
주름이 좍~ 펴진 버버리 코드와 무스탕
요한씨의 검정색 케시미어 코트
아이고 나는 물건 찾았는데
이 일을 어쩌면 좋아요
두분 새벽까지 붙들려 있었는데
아이구..머리 끄댕이 잡히고 뺨을 맞아도 싸지
미안해서 어쩌지요 빨리 돌아오세요
사죄를 단단히 할테니까요
어머니 저희가 집이 하남 이예요.
그리고 도로 형편상 금호동으로 돌아갈수도 없으니
우선 물건 찾았으니 얼마나 다행입니까
지금까지 일은 다 잊어버리고 얼른 한숨 푹 주무세요
아니..세상에 무슨 이런 사람들이 다 있나요?
이건 사람이 아니라 성인군자라도 이렇게는 못할진데
저보고 편히 쉬랍니다.
샤워를 하고 나온 남편이
꺼내놓은 코트들을 보더니 기가막힌 표정으로
이게 어찌된 일이냐고 눈으로 묻더라구요
아마 말로 했으면 큰 싸움 날뻔 했을꺼예요.
아이고 난 몰라요 이게 왜 여기 들어있는지...
여기 들어 있는걸 알았으면 내가 미쳤다고 그 사람들보고
내 놓으라고 했겠냐고,,,
그래도 잘 생각해 봐
그렇다고 누가 여기다 물건을 넣을 사람도 없었잖어
코트들을 앞에놓고 머리를 쥐어뜯으며 생각을 가드듬고보니
맞아 맞아~
아이고 나 왜 이런거야
내가..
먼저번에 이사 하면서 너무 많이 도둑을 맞아서
이번에는 절대로 물건 잊어먹는일 없게 하겠다면서
이보따리에 넣었다가
밤새 생각해 보고는 다시 저 보따리에 넣었다가...
맞아 맞아~
우채국 택배상자속에 넣었다가
저거 짐 나를때 빼돌리면 나만 손해다 싶어
화각장 속에 다시 꿍쳐넣고
설마 이거야 말로 딱 한쌍 있는것이니
빼돌리지는 못하겠지? 하면서
문짝 열리지 말라고
박스 테이프로 칭칭칭
열두번도 더 감아 놓았었는데
그걸 왜 그새 깜빡 잊어 먹었냐 말이야~
아이구..나 어쩌면 좋아
저 이삿짐 센터 사람들한테 죽을죄를 졌는데
아이구..나 못살아 못 살아
이게 무슨 망신이냐 말이야
엉엉~엉엉~
앉아서 대성통곡을 했습니다
옆에서 이 꼴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요한씨
당신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으면
이지경까지 갔겠냐고 이게 다 내 탓이라고...
맞아!
이거 다~ 당신 탓이야~
당신이 얼마나 나한테 스트레스를 줬으면
멀쩡하던 내가 왜 이지경이 되었겠냐고..
그건 그렇다 치고
그런데 저 이삿짐 센터 직원들
저 사람들한테 어찌 사과를 해야되냐고
내가 만약 이삿짐 센터 사람이라면
하루종일 이삿짐 나르다가 불려와
물건 없어졌다고 도둑놈 취급을 하면서
당장 찾아 내어 놓으라고 난리를 쳤다면
나는 집이 하남이 아니라
부산까지 갔더라도 다시 돌아와서
머리끄댕이 잡았을꺼라고..
애매하게 사람잡는것 아니냐고
몽둥이 들고 돌아와서
우리 문짝 다 부셔도 할 말이 없는데
아니 저 팀장이랑 견적부장 어쩌면 좋아~
이번에야 말로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더라구요
그리하여...
문자 메세지를 보냈읍니다.
내가 나이를 헛 먹은게지 어떻게 이렇게 깜쪽같이
영화필름 잘라내듯
똑 잘라낸것처럼 생각이 안나냐고
내가 두분께 죽을 죄를 졌으니 어떻게 이걸 갚느냐고
돌아와서 나를 머리끄댕이를 잡던지
분이 풀릴때 까지 두들겨 패던지
그도 저도 아니면
술을 사라면 술을 살것이고
밤새도록 나한테 붙들려 있었으니
하루 일당을 달라면 드릴것이고
아니면 우리가 한의원을 하니
인삼녹용을 보따리로 넣어 보약을 지어드리겠다고
제발 제발
다시 한번 우리집에 들려만 달라고
애원 애원 했습니다.
그후..
거의 하루에 한번꼴로
제발 제발 들려 달라고
이걸 갚지 않으면 내 명대로 못 살 것이라고
남에게 이렇게 모질게 상처를 준 내가
어떻게 목구멍으로 밥이 넘어가겠냐고...
제발 나를 용서 해 준다면 만나달라고...
에고~
만고에 이런 실수가 어디에 또 있겠습니까?
정말 이러고 나니 제 정신이 아니었어요
남편 요한씨가 얼마후에 출국을 하게되니
제발 추석전에 다녀가라고....
오매불망 사정사정 애원한 끝에
그날 밤 곤역을 치루었던 두 사람
드디어 한의원을 찾아왔어요.
찾아 오겠다는 소리에
어찌나 반갑던지 한달음에 한의원으로 달려가
부등켜 안았지요
너무 너무 너무...미안했다고
이렇게 찾아와 줘서 고맙다구요.
그런데 이미영씨 하는말이
바른대로 찾았다고 알려주신것만 해도 고맙다고
공짜약은 효험이 없다니
돈 내고 약을 지어 가겠다구요
세상에..말이나 됩니까 그게?
죄는 내가 지어놓고 애꿎은 우리 남편
미안하다며 마누라 잘못 용서하라고
성심성의껏 진찰..
오랫동안 막노동으러 몸을 돌보지 않아서
겉만 멀쩡하지 속 골병이 시커멓게 든 두사람에게
꼼꼼하게 살펴서 온갖 좋은약으로 처방한것을
지극정성으로 다려 들려 보냈습니다.
그런다고 내가 한 실수가 감춰질까요?
며칠후.....
아래와 같은 메세지를 받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반갑고 고맙던지...
정말...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는 말을 실감합니다.
제가 어찌 이런 실수를 하다니..
도저히 용납할수 없는 실수임에도
이렇게 너그러이 용서를 해 주는 젊은이가 있다니...
이 메세지를 보고 두어시간은 울었을거예요
너무나 고맙고 미안해서요
요한씨가 진맥을 하면서 대화를 해 보니
신성균씨는 올해 마흔두살 총각이랍니다
키가 185쯤되고 멋있는 꽁지머리에
친절하고 예의바르며
눈웃음이 아주 멋진 미남 총각이지요
거기다가 인내심 정말 끝내주는 사람입니다
앞 뒤 가릴줄도 모르고
물건 없어졌다고 얼마나 흥분했던지
큰소리에 벅벅 우겨가며
무조건 없어진 물건 니들이 빼돌렸잖아 하면서
막무가내로 들이대는 내게
한번도 짜증스런 대답 한적이없고
눈 한번 부라린일 없이....
그래도 물건을 찾고나니
그런물건 있기나 했나? 여겼을 두사람에게
진실이 규명된것이 어찌나 속 시원하던지...
정말 웃기는 소피아 입니다.
봐라 없을줄 알았는데 여기 있잖어...하구요 ^^
지금은 웃음이 나오지만
그때는 정말 울고 싶더라구요
이런 실수 두번했다간
총 맞아 죽겠다
나이가 먹는것도 서러운데
이렇게 깜빡 깜빡
허울좋은 건망증을 핑게로
이런 실수는 두번다시 없어야 겠다고
다짐~다짐~ 해 봅니다.
정말...
이러고도 왜 사느냐고
제 자신에게 물어보고 싶어요
아직도 이 세상은
너무나 좋은사람들이 버팀돌이 되고있어서
하느님의 무한한 축복속에
아름다운 사람들의 꿈과 소망이 이루어지는
행복한 세상이 되리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저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기에 부끄러움 한이 없지만...
여러분..만약에 이사를 하시게 된다면
영구크린
무.한.친.절.
의지의 싸나히
신성균 팀장님을 찾아주세요
010 9077-0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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