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렌베리 담아 둘 유리병을 구입하러
아랫시장으로 종종걸음 달려갔어요.
시간을 보니 오후 5시
유리병만 사서 돌아서면
집에가서 저녁하면 6시에 퇴근하는 요한씨
식사시간 맞추기 딱이네
내리막길을 내려가면서..
어떤 병을 사야 잘 샀다고 소문날까
계속 생각하면서 내려갔지요.
큰길로 나가면 복잡하니까
골목길로 질러서 리빙아울렛에 가야겠다....하고
모퉁이 돌아서니 마주보이는 간판..
코스모스 미용실
뱅글뱅글 미용실 간판이 뺑뺑이를 돌고 있네
어마...미용실 일요일도 문열었네 웬일이야...
문을 열고 들여다 보니
한사람 파마 말고
세사람이 기다리고 앉아있는 모습
어머..'원장님
일요일도 문 여시나봐요?
예...한달에 둘째 넷째 목요일만 쉬어요.
추운데 들어오세요.
네...그리고 들어갔네
뭐하시려고 일요일날 아랫시장 내려오셨어요 묻는다
아..겸사 겸사..
그러고 보니 내려온김에 나도 갑자기 머리 좀 할까???
젠장..유리병 사러 내려와 놓구선
지금 무슨 짓 하고 있능겨 시방
근데 뭔가 걸쩍지근...근데..이게 아닌것 같은데..
뭔가는 이상해서 빠져나갈 궁리를 했겠다.
아...진짜 여기 세분 다 머리 하시자면 시간 엄청 걸리겠네요?
아니요..한분은 컷트하고 한분은 파마인데 20분이면 끝나요.
책보고 앉아계시면 금방 해드릴께요.
아 네...그러지요 뭐..
근데 컷트만 할까 파마도 하실꺼예요?
내려온김에 그냥 파마도 하시지요 다 풀렸는데
아 네..그렇게 하지요 뭐
그러구러 파마까지 하고 7시가 넘어 집으로 올라왔네.
집안은 거실이고 주방이고 불이 환하니 켜져있고
주방 아일랜드 식탁위에 떡~하니 버티고 서 있는
크렌베리 플라스틱 통을 보는순간
아이고....내...미친다카이.진짜 내가 몬산다....
내가 억수로 미친게 아니면
크렌베리 담을 유리병 사러가놓고
엉뚱하게 파마를 하고 오다니
가만 있어보자 내가 언제 파마 했더라?
가계부 찾아보니
헉...이럴수가...
2월 9일 미세스주 미용실 파마 50000원
거긴 왜 갔지 생전 안가던 미용실에???
가만 앉아서 생각을 가다듬어 보니
미국에 보낼 소형 트랜스 사러 내려갔다가
예전 준원이랑 유치원 친구엄마인 미세스주와
눈이 마주쳐서..
머리좀 손질해 준다기에 뿌리치지 못하고 들어가서
파마까지 해 놓고선 깜빡 잊어먹고있었네
어쩐지 머리 자른 스타일이 조금 생소하다 그랬지
나.원.참...
나 왜 이러나 정말 대책없음이다.
저녁 굶은 울남편...
늦게 들어오는 나를
한참동안 이상스런 눈으로 쳐다보더니
무슨놈의 파마를 열흘도 안돼서 또 하고 또 하냐고..
진짜 화딱지나서 내가 한다는말
날짜 계산해 보니 열흘이 아니라 11일만에 했네요 치.-
열흘이나 열하루나...그게 그거지
아 됐네요 고마 나도 팔짝 뛰겠다니까요
고새 파마가 다 풀려 버렸다 아입니까 나 참...
디립다 요한씨 한테 화 풀이꺼정 ...
이젠 오리발도 수준급이다.
나 어쩔라고 이러는지 정말
혹시 내가 계속 살이찌는것
먹은것 잊어먹고 돌아서서 또 먹고
계속 퍼 먹어서 이렇게 살찌는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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