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지원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몇달동안 받아논날

왜 그리 시간이 안가던지...

오늘 오후 4시 25분

지원이가 인천에 도착하는 날이다.

 

옛날같으면 우리집 전속이다 싶이한

콜벤 아저씨에게

공항까지 데려다 달라고 하였을텐데

작년부터는 우리 동네 신금호역 바로옆에

인천행 리무진이 출발 지점인데다

20분 간격으로 리무진이 있어

마음놓고 있다가 정말로 큰일 날뻔한 것이

오늘이야 말로 시껍먹은 날이다.

 

평소처럼 머릿속에 시간계산 해 가메

집안 치우고  지원이가 좋아할 음식도 좀 챙기고

어쨌던 4시까지 도착하는걸로 생각하고

2시 15분

 인천행 리무진 출발점으로 갔다

 

그런데...20분 간격으로 오는 리무진은

도대체 어디로 갔는지 콧배기도 보이지 않고

초조한 마음에 여기 저기 두리번 거리다 보니

세상에...

전봇대에 펄럭이는 종이쪼가리에

리무진 변경운행 시간표가 적혀있네

 20분 간격으로 다니던 리무진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1시간 간격으로 바뀌었다고 적혀있네

1시 50분 차가 떠났으니...

다음차는 2시 50분

아이고...이게 무슨 날벼락 같은 일이란 말인가?

 

부리나케 택시를 잡아타고

 리무진이 다니는 가장 가까운곳

머릿속에 번개같이 떠오른곳이

신라호텔로 go go go~

 

금호동에서 신라호텔 코앞에 있거늘

토요일이라 차가 모두 땅바닥에 납짝 엎드려

움직일 생각을 않는다

타워호텔로 향했으면 직선길이라 더 좋았으련만 ..

열을 받으면 머리회전이 뒤엉켜 버리는 모양이다.

 

신라호텔로 들어가는 장충체육관앞 죄회전에서

천금같은 시간10분은 잡아먹는것 같아

발을 동동 굴려가며 호텔 오르막을 올랐지만...

에고  이곳 역시...

인천행 리무진은 2시 50분에 도착이라네

 

안되겠다 아저씨 인천으로 언능빨리 갑시데이~

중학교 1학년 손녀딸이 혼자 나오는데

공항에 아무도 안보이면 얼마나 놀라겠냐고..

 

다시 차를 돌려 동호대교를 지나

올림픽 도로 들어서자 말자

토요일 교통대란...

모든 차량 길바닥에 납짝 엎드린 꼴이

완전 복지부동이다.

이 일을 어떻게..

발을 동동 구르니 아저씨왈

이 구간만 벗어나면 씽씽 달릴수 있으니 걱정말란다.

 

그래도 착한 아저씨 만나

나는듯이 달려 공항에 도착하니 3시 50분

벌써 전광판엔 15시 47분 038편이 도착했다고

불이 들어와 있다.

 

아이고 십년공부 나무아미타불 꼬라지 날뻔했다.

안그래도 어제 아범이 전화를 해서

늦지 않게 공항에 나가는것 잊지 마시라고 하길래

잊어먹을게 따로있지 걱정을 말더라고....하며

큰소리 땅땅 쳤는데 하마터면...

아이구 지금 생각해도 등골에 식은땀이 다 흐른다.

 

도착 싸인이 나고도 꼭 57분만에

멀리서 생글생글 웃는 지원이의 얼굴이

보름달 처럼 환한 빛을 띄우고 나타났다.

 

 

 모두들...

누구를 이렇게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것인지.....

나도 저 의자에 앉아 한시간을 기다린 끝에..

 첫 눈에 할머니를 알아보고....

 한창 자라야할 나이에..

 개미같이 가는 허리에다 어찌나 빼쌱 말랐는지...

 집에 도착하자말자

어리광 작렬~

아이스크림 먹고싶데서 하겐다즈 사러가자니까

그런것 말고 진짜 한국맛 나는것 먹고싶덴다

집앞 가게에 가더니 돼지바 래나 뭐라나

그게 그리 맛있다고 그러네 나 원 참~~

 작년에 왔을때 눈금 그려놓은 키재기...

올해 키를 쟀더니만 딱 5센티 자랐네~

아이구 울 준원이는 에미를 닮아

얼마나 쑥쑥 키가 잘 크던지

한달에 바지단 한단씩 올려줬구만

 

울 지원이는 지 애비 닮았나

일년에 고작 5센티라니....

 

 

지원이의 밝은 웃음이 있어

집안 분위기가 갑자기 환해지는것 같다.

 

눈 웃음 살살치는 애교 덩어리...

방학동안 평소 하고싶었던것

배우고 싶었던것

열심히 배우고 익혀

방학이 끝나고 돌아갈때는 더욱 훌쩍 크고

좋은것만 머리속에 가득 채우고 돌아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