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은 나의 여고동창회 날이다.
20명이 넘는 여고 동창생들이 매달 만남을 가진것이
햇수로 30년은 된것 같다
어쩌다 봄 가을로는
당일치기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별다른 계획이 잡히지 않으면
압구정동의 오미가에서 고정적이 모임을 가진다.
마침 지원이가 도착한 바로 다음날이라
집에다 혼자 둘수도 없고 해서
지원이를 동반하고 동창회를 나갔다.
지원이가 이민가기전인
7~8년 전에도 어쩌다 한번씩
지원이를 데리고 나간 적이 있어
친구들도 모두 지원이를 잘 알고 있었다 .
이민 떠난후 5년만에 지원이를 델고가니
친구들이 이구동성
예전보다 이뻐지고 키도 많이 컷다고...
모두들 혼자서 한국 나드리를 떠나온 지원이를
기특하고 대견하다며 칭찬해 주었다.
칭찬에는 고래도 춤을 춘다 했던가?
식사가 끝나고 후식이 나오는동안
지원이가 상위의 빈그릇들을 가지런히 포개
상 귀퉁이 한쪽으로 몰아놓고
냅킨에다 물을 축이더니
음식 먹느라고 지저분해진 상을
싹싹 닦는 모습을 보고
어찌 저리 잘 키웠느냐고 모두들 한마디씩...
신통방통
하다며
집에 열두살 아니라 열다섯살짜리 손녀들도
밥수저 놓으면 나몰라라 딴전이고
빈 그릇 씽크대에 가져다 넣으라면 금방 뾰루퉁해지는
요즘의 공주과 아이들과는 근본이 다르다며
모두들 칭찬 일색이어서 듣는 나도 어찌나 기쁘던지
그리고 친구들이 지원이 맛있는것 사먹으라고
돌아앉아 부시럭 부시럭 하더니만
여기 저기서 시퍼런 지폐가 마구 날아오는것이
한국 오자말자 칭찬에 용돈까지...
아...그 중에도 가슴 뭉클한것이
한 친구가 지원이 손에 쥐어준 20000원.
펄쩍 뛰며 사양하는 나에게
오히려 섭섭하다며
작은 돈이지만 지원이 한국 있는동안
아이스크림이라도 사먹으라고 주는건데 왜 그러냐고...
내가 그 친구의 사정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데..
다른사람의 백만원같은 그런 돈을 받자니
어찌나 가슴이 아프던지
갑자기 나도 몰래 눈물이 주루륵 흘러내렸다.
작년만 해도
아는사람 만나 인사하는것을 제대로 못할만큼
수줍음이 심 했었는데
올해보니 인사성도 밝고
자기 의사도 분명히 밝히고
한살 더 먹더니 어린 아이에서
소녀로 탈바꿈을 한것이 완연히 보인다.
자식 델고 다니면서 남에게 손가락질 받지않고
칭찬을 받는다면 어느 부모인들 기쁘지 않으랴
지원이가 5년동안의 미국생활에서도
한국적인 사고방식을 버리지 않고
어른들을 존경하며 예의바르게 행동하여
친구들로 부터 칭찬을 받으니 어깨가 으쓱해진다.
친구들이 지원이에게 보여준 오늘의 후의에
나는 언제 무엇으로 되 갚아야 할지..
친구들의 소박한 인정에
눈시울 뜨거워진 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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