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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함께여서 외롭지 않은 아름다운 동행!!!

 

흡사 겨울이 다시 돌아온듯

거리에 부는 바람도 어찌나 차가운지..

 

오늘은 우리성당 7구역 에서 가두선교를 담당한 날이었어요

3시부터 5시까지 봉사하기로 예정이 된지라

부지런히 준비하여 모임장소로 갔습니다

 

3호선 금호역 익스프레스 홈플러스 앞 입니다

날씨가 추우니 따뜻한 설록차와 둥글레차

그리고 커피믹스가 준비되어있었어요

저는 이런일이 처음이라 옆에서 커피봉지

짤라주는 역활을 맡았지만

구역장을 비롯 레지오 마리애단원들은

지나가는 분들에게 어찌나 붙임성 있게 다가가던지요

 

 

바람이 불어서인지

오늘따라 황사는 간곳없고

푸르고 청청한 하늘에 흰구름이 점점이 떠 있었지요

 

연세가 드신 레지오 단원이신 자매님께서도 정말 수고가 많으셨어요

저는..커피봉지 짜르다가 사진 찍다가...

말만 봉사하는것이지 곁다리로 서 있었던것 밖엔 한일이 없었답니다

날씨가 추워서인지

따뜻한 차가 준비되어있어도 모두들 발걸음이 종종걸음치는게

모두 집으로 빨리 가서 쉬고 싶은 듯 했어요

 

 

여기 두 분은 모녀지간이라고 하십니다

모자를 쓰신분이 어머니라고 하시는데

저는 부녀지간인줄 알았거든요

다 늙은 따님이 어찌나 지성으로 어머니를 보살피는지

정말 요즘 보기드문 효성 지극한 따님이셨어요

 

커피 두잔을 드렸더니

돌계단에 앉아 입으로 후후 불어

어머니께 드리더라구요

그것도 어찌나 어머니를 걱정하는지

눈빛에서 그 깊은 효심이 드러나 보였어요

 

이 할머니께는 

잘 살아서 벤츠를 타고 다니는

자녀분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의 따님은 약간의 장애가 있는 분인데

장애있는 따님에게 할머니를 맡기고

건강한 자녀분들은 제대로 찾아보지를 않는다는군요

 

 

이 따님도 연세가 지긋함이

등에 매고있는 베낭도 ..

세월의 무게만큼이나 묵직하게 보여서

정말 마음 쓰리고 아팠습니다

 

어머니가 뜨거운 커피 흘릴세라

커피잔을 받치고있는 가녀린 손은

어머니의 커피든 손을 받혀주고 있었습니다

 

정말...콧등이 찡`~해 지는 감동이었습니다

 

 

사진을 찍는 저를 보고

노 할머니께서 사진 찍지 말라고...

그래서 모녀분의 다정한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찍고싶다고 했더니

웃으시며 그럼 마음대로 찍으라고 허락을 하셨어요

두 분의 뒤를 돌아오니

어머니가 차를 다 비운 후에야 따님께서

이미 식어 찬 기가 도는 커피잔을 기울이고 있더라구요

따뜻하게 다시 한잔 타 드린다니

빨리 먹고 일어나서 어머니 모시고 가야 한다면서..

 

세상에...

 

할머니가 평생 못먹고 못 입고

금탕지처럼 번 돈으로

자식들 교육 뼈빠지게 시켜놨더니

돈 잘벌고 잘난 자식들은 모두 어딜가고

돈 없고 힘없고 신체마저 온전치 못한

장애가 있는 자녀가

가족들로부터 보호받기는 커녕

거동이 불편한 중증장애 노모를 모시고 살아야 한다니

이런 기 막힌일이 세상에 또 있습니다

 

 

따님의 모습을 봐서도 벌써 환갑 진갑은 다 지난것 같은데

당신도 중증 장애를 가졌으면서도

노모에 대한 지극한 효심은 어느 누구보다 깊어보였어요

 

 

마르가리따 님께서두 분과 이야기를 나누시며

모녀분의 진한 사랑이 너무 아름다워 보인다고 말하니

할머니가 흡족한 웃음을 띄우시더라구요

할머니는 치아가 다 빠지고 딱 한개 남아있었어요

그 하나 남은 치아로

식사는 어떻게 하시는지 그것도 걱정이 됩니다

 

 

같이 늙어가고 있는 모녀분의 모습

세월의 고통처럼

깊은  주름이 얼굴 가득 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평생을 자녀를 위해 험하고 힘든일 마다않고 뒷바라지 해왔는데

성공한 자녀들은 왜 부모와 형제 자매들을 나 몰라라하고

벤츠를 굴려가며 자기들만 행복을 누리고 살면

양심에 가책을 안되는건지...

정말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뜨거운 차로 언 몸을 녹인후

두 분은 천천히 걸음을 옮기셨어요

전철을 타고 가시는 모양입니다

느릿 느릿

노모를 부축하는 따님도 보행이 불편해 보였지요

 

저도 늙어가고 있습니다만

 

내 남없이..

모든 부모들이 한결같은 마음으로

내 자식 잘되라는 일천정성으로 기도하며

몇십년동안 자녀를 위해 온갖수고와 희생으로

당신자신을 돌볼 겨를없이 힘들게 살아왔는데

성공한 자녀들은 왜 부모들을 섬겨할 도리를 기피하고

부모로 부터 받은 은혜를  패륜적 행위로

부모님의 눈을 피눈물로 얼룩지게 하고있는지

지금의 세태가 너무나 두렵고 무섭습니다

 

그 죄 를 어떻게 다 받으려고 그러나 싶어서요.

 

서로 의지하며 걸어가는

두분의 아름다운 동행을 보면서...

 

할머니에게 장애를 가진 따님마져 없었다면

할머니는 지금쯤 어디에서 방황하고 계셨을까 싶어

가슴이 먹먹해짐을 느꼈습니다

 

두 모녀분..

지금처럼 늘 동행하시면서

외롭지않고 슬프지 않게

늘 서로를 염려하는 사랑하는 마음으로

 평화를 가득 누리시며

 하느님의 자애로운 사랑안에 사시기 바랍니다

아 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