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일이다
판체타를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를 사느라고 인터넷에서 주소를 뽑아
난생처음 가락시장 직판 다 동을 찾아가려고 가게주인과 통화를 했다
일단 그곳이 초행이라고 하니
가락시장 버스정거장에서 하차한후 시장을 가로질러 들어오는데
대충 2정거장 정도의 거리가 될거라고 하신다.
모르면 계속 물으면서 찾아오라고 하시니..
계속 두리번 거리며 가게 아저씨들에게 물어물어
농수산물 직판 다 동을 찾아 필요한 허브와 핑크쏠트를 구입할수있었다
오래전 부터 느껴온 것이지만...
요즈음 어디를 가던지 길을 물으면
모든 분들이 그렇게 친절할수가없다
몇년전만 하더라도 길 물으면 퉁명스럽게 대꾸도 없는 분이 태반이었는데
요즘은 귀찮다는 생각없이 아주 친절하고도 자세히 알려주시니 어찌나 고맙던지
인사가 저절로 나오게된다
생활이 여유로워지면 사람들의 마음도 훨씬더 부드럽고 친절 해 지는모양이다
요리재료상에서 이것 저것 눈에 뜨이는대로 사다보니
6키로 정도의 재료를 사게되었는데
일단은..베낭에다 짊어졌으니 간편하기는 한데
내가 평소에 늘 허리를 조심해야하는데
또 이렇게 배낭을 가득채웠으니 속으로 걱정이 된다
오늘은 특별히 양재역에서 친구를 만나기로 한날이라
잠실역에서 2호선을 타고 양재까지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눈 온 다음이라 날씨는 매섭게 춥고 발까지 시려운데
허허벌판에 차량만 교행하지 대로에는 누구 한사람 지나가는 행인도없고
50대쯤의 아저씨와 나..
딱 두사람이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무서운 생각도 들고...
초조하게 발을 굴려가며 20여분을 기다린끝에
롯데잠실가는 버스가 도착한것이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버스안이 어찌나 따뜻하던지...
롯데백화점 앞에서 내려 2호선 지하철을 탓는데
마침 노약자석이 비어있었다
베낭도 무겁고 전동차가 따뜻하니
편하게 앉아갈수있어 다행이다싶어 앉았는데
종합운동장역에서 어떤 할아버지 한분이 타시더니
비어있는 내 옆자리에 앉으셨다
그리 노인도 아닌것이 그저 내 또래 정도 되셨구나 생각했는데
갑자기..코를 찌르는 막걸리냄새...
자리에 앉자 말자 계속 트림을 하시는데
정말이지 미치고 팔짝 뛸 지경이었다
세상에 시간은 겨우 오후3시
그 시간에 어디서 낮술을 그렇게 거하게 하셨는지
옆에 앉아있을수가 없으리만큼 술냄새를 풍기는게
아이고...정말.. 막걸리냄새 사람 죽는 줄 알았다
정말 신경질 나는건 술을 그리 먹었으면 마스크라도 하시던지..
도저히 참을수없는 막걸리냄새에 자리를 막 일어날려는찰라
할머니 한분이 내 옆자리 그러니까 가운데 자리하고 앉으셨다
살았다.....
나는 고개를 외로꼬고
최대한 술냄새와는 반대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고있었지만
환기가 안되는 전동차에서 별수가 없더라
할수없이 일어나 옆자리쪽으로 옮겨 손잡이를 잡고 섰다
내 앞에 앉은 분은 70대 중반쯤 되어보이는 멋쟁이 할머니인데
보라색 코트에 실크 마후라 그리고 정장 모자를 예쁘게 쓰신
아주 교양있어뵈는 분이시라 다행이다싶어 내려다보니
세상에 엄청난 멋장이 할머니신거다
스카프로 모자를 한번 감아 휘둘러 양쪽끝을 언바란스로 내리고
속눈썹은 성냥개비 다섯개는 올라감직한걸 붙이셨다
아이구..저렇게 속눈썹이 긴걸 붙이면 눈 뜨기가 무겁지 않을까..
연세가 드셔도 속눈썹도 붙이시고 정말 멋장이시구나..
생각하던 찰라
할머니께서 명품 핸드백을 여시더니..
빤딱종이에싼 껌을 꺼내 씹으시는데..
껌 씹는 포스가 예사보통 폼이 아니신거다
안면근육을 이리저리 움직여가며 껌을 씹으시는데
이게 또 리드미칼하게도 삼박자 맞춰가면 씹으시는거다
따다닥 따다닥 따다닥..
세상에 ..
어떻게 씹을때마다 트리플로 소리를 내다니 ..
껌씹기 달인이 아니시면 왕 고수님이신거다
처음엔 멋모르고 재미나게 듣고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
껌 씹는 소리도 공해일줄을 예전엔 미쳐몰랐지요
그 소리 듣기싫어 다시 여섯사람 건너 반대편 출입문옆에 섰다
그러고 보니 전동차 반대편의 노약자석 출입문 부근에섰네
그 노약자석에도 점잖아 보이는 할머니 한분이
고가의 밍크코트에
좋은 핸드백 비싼 구두로 우아한 차림세였다
그 차림새로는 전철을 이용할분 같지않는.....
아이구 잘됐구나 이제 몇정거장만 고생하면 된다 생각하고 있는데
어디서 전화받으세요 전화받으세요..계속 계속..
이게 무슨소린가 했더니 할머니 휴대폰 컬러링 소리였나보다
차림새와는 너무 다른 휴대폰 소리에 어리둥절하고있는데
전화받은 할머니의 목소리..
완전 기차화통 삶아먹은 소리로 통화를 하는데
이쪽은 물론이고 저~기..
반대편 입구의 노약자석까지 들썩거릴 정도였다
내가...목소리 큰 요한씨랑 살아봐서 아는데
에지간한 목소리는 크다고 생각지도 않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 할머니 요한씨를 능가하는..
기차화통을 삶아 잡수신게아니라
탱크를 날로 잡수신것인지
허스키 하면서도 쩌렁 쩌렁 울리는 목소리를 듣자니
사람이 정말 미치고 팔짝뛴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말이다
귀마개가 있으면 틀어막고싶을 정도인데
이 할머니야말로 안하무인...
사람들이 그렇게나 눈에 힘을 주고 쳐다보면 좀 알아차리던가
모두들 못마땅한 얼굴로 눈치를 주면 소리를 좀 줄이던가
아니면 급한말만 하고 바로 끊던가?
고속터미널역에서 옥수역 올때까지..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가며
대답은 꼭 네네네 세번씩 연달아가면 하지를 않나
주위사람들 얼굴이 모두 울그락 불그락..
아무리 연세가 드셨다지만 그렇게나 공중도덕을 모르실까?
도대체 예의범절이란건 눈씻고 찾아볼수가없다
전동차안에서 다른승객들에게
피해주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멘트가 나오거나 말거나
자기 하고싶은대로 하는것을 보니
아무리 연세가 들었어도 눈치코치는 볼줄알아야 하는건데
어떻게 저러실수가 있을까 싶어 안타까움을 떠나
신경이 몹씨거슬리는거다
노인네들이 저러고 다니시니
늙으면 죽어야 된다는소리 듣는겨..
내 새끼가 만약 저러고 다닌다면
왜 사람들에게 민폐끼치고 손가락질 받으며 다니느냐고
나는 두말 않고 방망이로 마구 두들겨 패버렸을꺼야
아이구...정말 왜들 그러시는건지
할아버지 할머니들...
어쩔수없어 술 잡수시더라도
제발 마스크라도 좀 하시던가
그리고 할머니 아줌마들...
제발..껌 씹을때 따다닥 따다닥 소리좀 내지 맙시다
당신들은 재미로 소리나게 씹는지 모르지만
듣는 사람 정말 귀따가와서 미치기 오분전입니다
남의 면전에서 얼굴근육 있는대로 움직여가며
딱딱거리며 껌 씹는소리
일단 교양문제는 두번째로 접고도
그게 완전 소음공해인줄 왜 모르시나요?
왜 이렇게 냄새며 소음공해 뿌리고 다니시는지..
그리고 휴대전화..
제발 매너좀 지킵시다
소근소근해도 소통이 이루어지는데
그렇게 큰 소리로 전철 떠나가라 소리 질르면 더 좋습니까?
제발..옆사람도 좀 생각하고 삽시다
괜히 젊은 사람들이
노인분들 들으라고..
늙으면 죽어야 한다는 말에 발끈하지 마시구요
제발 노친네라는 유세로 함부로 행동하지맙시다 제발
나 자신만 생각하지 말고 주위사람들에게
민폐끼치는 일 좀 제바ㅓㄹ 삼가해주시면 더 없이 고맙겠습니다
우리 다 같이 늙어가는데
이왕이면 더 아름답고 우아하고 존경받는 노후를 보내면..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이 되지 않겠습니까?
자식들에게 대접받고
이웃들에게 존경받고 사실려면
내 행동이 혹시 다른사람들에게 알게 모르게
피해주는일은 없는지
항상 살펴보고 조심해서
이웃과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끼치지않고
존경받고 대우받는 노인이 되자구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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