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는 함박눈이 펑펑 쏱아지더니만
오늘부터 갑자기 날씨가 매서워 졌네
모처럼 한가한 토요일
어쩐지 스케쥴인지 새끼줄인지 없다고 했던것이..
갑자기 이곳 저곳에서 불러제키는것을 보면
내가 늘어지게 놀고 있는 꼴을 못 봐 주겠다는건지 원!!!
벌써 몇주전 부터 만나기로 계획을 세워도 서로가 일정이 안맞아
못만나고있던 블로그이웃님을 고속터미널 역에서 만나기로했다
아침부터 목욕제계하고 머리에 롤말고...
어젯밤 메주쑤고 남은 뒷치다꺼리 해놓고
12시에 집을 나섰다
간.만.에.
새 신발을 떨쳐 신고...
그동안 나를 위해 7년동안이나 묵묵히 견뎌온 신발이
이제는 밑창을 갈다갈다 못이 안들어가는고로
밑창갈기를 포기하고 눈물을 머금고 버려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아...진짜 첨에는 새 구두였었는데....
7년전 밀리오레에가서 얼쩡거리다가
내 눈을 확 사로잡은 신발
짝퉁 페라가모신발이었다
굽도 낮으막하고
에나멜이어서 물행주로 쓰~윽 닦으면 언제나 새 신발처럼 보이는
신발 장식이 페라가모라고 써 있으면 얼마나 좋으련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패션...이라는 영어가 쓰여있거등^^
하하하
F 자만 보면 꼭 페라가모라고 쓰인것 같다니깐...
나도 딸이 밀라노에서 6년동안 유학 할때는
일년이면 6개월씩 밀라노에서 살았는데
구찌니 페라가모 쁘라다..
그 시절 한국돈 값어치가 높아서 엄청 사쟀구만
진짜보다 더 발이 편한게 바로 ..
요..짝퉁이라고 불리우기도 하는 가리지날이더라 ^^
그래도 내가 이 신발을 어찌나 사랑하는지
전천후로 휫두루 맛두루 안꿰고 가는데가 없었다
하다못해 미국을 갈때도 이 신발을 꿰고가고
동창회모임에 갈때는 물론이요...
어느곳에 가더라도 신기편하고 발 편하니
55000원 주고 산 이 구두는
아마도 오백만원어치 이상의 값어치를 했으리라
등산갈땐 등산화로
조깅할땐 운동화로
외출할땐 정장구두로...
어쩌다가 야외간다고 운동화라도 신었다면
바로 즉시 이 신발이 간절하게 생각나는거였다
내가 만약 발레리나였다면
그때도 아마 이 신발을 꿰고 연습하지 않았을까?
이제는 더 이상 못을 박을곳이없어서(못이자꾸빠짐)
울며 겨자먹기로 작별을 하여햐 하는데
엊그제 기념으로 사진을 찍으려고 보니..
아이구 원씨야...십년은 더 신을수있겠는데
구두 뒷축을 통째로 갈아버려 말어???
이젠 닳다 닳다 못해
이 신발을 신으면 인라인 신은거모양
언덕길 에선 완전 오로메릭으로 줄줄줄 미끄러지니
괜히 이 겨울에 나이먹어 골절이라도 당하면 어쩌나싶어
이제야말로 마음 단단히 먹고 신발을 버려야 하는데
아이구...아까워서 어찌 버릴꼬....
그래서 대타로 새 신발 하나를 구입한것이
요상하게도 이것역시 페라가모 짝퉁신발이네
진짜배기 페라가모는 행사용으로 신발장안에 고이 모셔두고
신기편하고 발도편한 짝퉁이 나를 먹여살리고있다 시방
아이구..
이번에는 짝퉁이라도 에르메스를 살걸 그랬나? ^^
아이들은 엄마가 체격도 좋은데(뚱.뚱.뚱땡이)
왜 신발에는 그리 인색하냐고..
제발 발 편하고 좋은 신발 사 신으라고 하는데
진짜 괜찮은것 명품 신발하나에 4-50만원 하는데
아이구 앓느니 죽는게 낫지
내 그런 신발사는데 거금 들이느니
차라리 손자손녀 보험을 넣어주겠다 정말...
살아가면서 멋부리는것도 한때인지
어느때는 명품 명품 노래부른적도 있었건만
이제 다 늙어서 철이 들었는지
츄레닝에 슬리퍼 끌고도 어디 안다니는데 없이 쫒아다닌다
내가 츄레닝 입어도 장소피아가 맞고
명품으로 두리두리 감아도 장소피아이니
구태어 불편한것 감수해가며 정장에 빼딱구두
핸드바꾸꺼정 들고다닐일이 요즘엔 예식장 갈때말곤 전혀없다
어쩌다 예식장 한번 다녀오면
그래도 품위유지를 해야하는관계로
모처럼 정장에 모양내고 다녀오면
어디가서 돌림빵으로..
뭇매 흠씬 두들겨 맞은 사람모양
사방이 쑤시고 결리니 맛사지받으로 가야하고
멋꼴 내는것도 젊어서 한때인 모양이다
아...그나저나 이 신발
아까운데 버리지말고
우리집 가보로 또한 달성서씨네 문화제급으로
어디 장농안에 고이 모셔두어야 할것같다
내가 이렇게 살림 알뜰하게 살고
솜씨좋아 반찬 잘 만들고
어디 이웃집 친구집 마실한번 안가고
어디가서 커피다 음료수다 한번 척척 사 먹어본적도 없고
'통크게 어디가서 갈비한번 왕창 사 먹어 본적없이
피짜다 우동이다 짜장면이다
뭣이던지 말만하면 원조보다 더 원조스럽게
제까닥 만들어 대령해 주는구만 고마운줄 모르고
일원 한푼도 아껴가며
신발 한켤레사면 7년씩
밑바닥이 다 닳아빠지도록 주구장창 신어주는구만
우리남편은 내가 살림꾼이라면 픽 웃어버린다
아놔 살림꾼...해싸면서
내가 언제나 자기 옆구리 갈빗대
휘청거리게 등골만 잘도 빼 먹는다면서..
그건 그렇다 치고
젠장...
신발 꼬라지 보니
내가 너무 한심하게도 살았구나 싶어 신경질 날라카네
얘들아..
먼저번 준원에미가 사 보낸 멋들어진 빼딱구두도 있고
유리에미가 사준 싸쓰 로퍼도 있으니
이번엘랑 번갈아 신어가며
미끌어지거나 다칠걱정없으니 염려들 말고
엄마는 늘 좌충우돌 재미있게 살아가고있으니
내 걱정은 하지말고 니들이나 행복하게 잘 지내거래이
사랑한다 얘들아 알라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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