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서가 3년만에 10배나 넘게 자랐어요.
몸무게도 벌써 30파운드가 조금 넘었고 한국어,영어,스페인어,
그리고 민서나라 말까지 4개 국어를 구사하는
아주 으젓한 청년이 되었어요..
.이제 저와 심오한 대화도 가능합니다.
지난 10월 8일 금요일이 생일이었는데,저희가 둘 다 너무 바빠서
수요일날 앞당겨서 생일파티를 해주었어요.
실은 해주고싶은 마음보다...아이들 생일이면 데이케어 엄마들이
YMCA 에서 레크리에이션 강사를 초청해서 파티를 해주기도 하고,
야외로 나가서 테마 생일 파티를 해주기도 하던데...
칫...저희는 그럴 시간도 없고..(실은 돈이 없는게야..)
누구나 다 하는데 민서만 안해주고 지나가면 어린 마음에 상처가 될것 같기도 하고 해서
수요일날 급조한 컵케익을 가지고 데이케어를 깜짝 방문했어요.
아이싱을 바르고 새로 나온 길쭉한 오레오 쿠키로 귀를 만들고
쵸코볼로 눈과 코를 만들어 달았더니 귀여운 강아지 컵케익 탄생이요~
민서 반에는 12명씩 두 그룹이 있어요..
조금 큰 3살하고 민서같이 막3살 된 아이들..
총 24마리 만드는데 속도가 붙으니까 척척척 ...
.나란히 정렬하고 있는 강아지들.
신랑도 바쁜 틈에 잠깐 학교에서 빠져 나왔어요.
학생들한테는 깜짝 퀴즈라고 문제 뽑아서 풀라고 내주고는 쫒아왔다네요..
하여간 잔머리의 대마왕.
나는 몸치,길치,기계치인데 우리 민서는 컴퓨터도 잘 사용하고
신랑의 아이 패드도 요리조리 움직여서 잘 사용합니다.
시카고의 오빠들하고 가끔 화상 채팅할때면 빨리 엑스를 클릭하고 토마스 보자고 그러지를 않나..
토마스 친구들을 노상 끼고 살다못해 요즘은 저보고 만들어 내라고 주문까지 하는데
식탁에 붙여놓은건 토마스가 지나가는 터널이예요..
반대편에는 정글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받아서 초록색 색종이로 숲까지 만들었다는..
금요일은 저희 부부가 둘다 바빠서 그냥 지나고
10월 9일에 민서와 쇼핑을 나갔읍니다.
아이구...내 새끼들....큰 아들,작은 아들 옷 맞춰입고..
생일이니까 비싼거라도 눈 딱 감고 사주려고 했는데...
이놈이 시근이 다 들어가지고 16불 짜리 토마스 친구들 하나만 딱 고르네요.
언젠가 "좋은 생각" 이라는 잡지에서 읽은 글인데,
가난한 시인을 아버지로 둔 어느 분이 어릴적을 추억하는 이야기였어요.
살림은 쪼달리지,고만고만한 아이들은 주렁주렁하지,
글 쓰는것 이외에는 별다른 재주도 없는 아버지가
원고료를 받으면 사주겠다고 약속을 하시고는
아이들한테 크리스마스 선물 목록을 달라고 하셨대요.
철부지 막내 동생이 겨울 코트를 사달라고 하니까
아버지가 눈에 보이게 당황하는 기색은 역력했지만 약속은 약속인지라
"막내는 겨울 코트..." 하면서 떨리는 손으로 수첩에 목록을 적으시고...
다른 형제들도 질세라 이것저것 주문을 하는데 막상 본인 차례가 왔는데
떨리는 아버지 손을 보니 도저히 갖고 싶은 물건을 사달라고 얘기를 못 하겠더래요.
그래서 벙어리 장갑이 필요하다고 하니까 몇번이나 정말이냐고 되물으시더니
수첩에 "큰 놈은 벙어리 장갑...." 하고 쓰시는데
어찌나 속이 상했던지 밤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소리 죽여 울고있는데
가난한 시인 아버지가 약주를 한잔 하시고 들어오셔서는
자는 척 하고있는 큰아들 머리를 쓰다듬으시며 소리죽여 흐느끼시더래요.
"이놈이 벌써 철이 들어서....
이놈이 벌써 철이 들어서....."하시면서...
그 이야기를 읽으면서 가난한 예술가 아버지 마음도 느껴지고,
그 마음을 이해하는 어린 아들도 너무 기특해서 코끝이 찡했는데
우리 아들이 벌써 철이 들어서 가벼운 엄마 주머니 생각해서
선물을 한개만 고르는걸보니 어찌나 맘이 짠한지...
벌써 비닐 봉지는 어디로 가버리고 토마스 친구들을 꼭 끌어안고 있읍니다....
이 친구 이름은 Sir Handel 이예요.
토마스 친구들을 사서는 동네 피짜리아에 가서 점심을 먹었어요...
그새 다 펼쳐놓고 칙칙폭폭 난리도 아닙니다.
민서가 Fried Calamari 먹어보더니 눈이 똥그래집니다. 너무 맛있대요.
아이고..한국에서 구루마에서 파는 오징어튀김을 먹으면 넌 기절이다 기냥~~
이리하야...수요일에 시작한 민서의 세번째 생일 파티는
토요일날 대 단원의 막을 내렸읍니다.
빽빽 울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세살이라니...
건강하게 잘 자라주어서 너무 고맙고...
울 신랑도 너무나 좋은 아빠라서 감사하고...
요즘엔 얼마나 예쁜짓만 하는지 쳐다보는것도 닳을까봐 아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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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생일이라고 좀 잘 해줬더니만 매일같이"서프라이즈" 사달라고 땡깡이예요.
아....또 혈압 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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