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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모란의 추억!!!

 

모란이 피기 까지는....

나는 아직...나의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그리운 처녀시절!!!

우리 시골 영주에는  우리집과  가까운 지근거리에 "안영당" 이라는 유명한 케이크집이 있었다.

단팥빵 소보로빵을 아주 맛있게 만들던 안영당은 한창 자라던 나이인 우리에게는 가장 선망하던 빵집이었다

그 시절 집이 가난 하였으니 그 흔한 만두빵 찐빵집도 자주  이용하지 못한 시절이었지만.

어쩌다 몇달만에 같은 친구끼리 안영당에서 단팥빵을 먹으러 가면

후덕한 주인 아주머니가 그리도 반갑게 맞아주었던 기억이 새롭다

나에게는 이름보다는 모란꽃처자..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었는데 ...

흥!!!니까짓게 무슨 놈의 모란꽃 처자라고???

그게 가까운 친구들도 들어내 놓고  싫어하는 별명이었다

 

내가 그렇다고 모란꽃처럼 이쁜것도 아니구만

아주머니 보시기에 복실복실한 한참 피어나는 모습이 모란꽃같이 보인다며

나중에 분명히 부잣집 맏며느리 될것 틀림이 없다고 늘 말씀 하셨었는데...

그때 그 시절이야 빼빼마른 말라깽이보다 통통한 사람을 선호하던 시절이었으니

아주머니 눈에도 내가 그리 보였었나보다.

그래도 어릴때는 그 모란꽃같다는 별명이 그리 칭찬으로 들리더구만....

 

이번 담양의 출사여행때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모란꽃을 만나보니

그게 칭찬이 아니라  욕하는것은 아니었을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요즘 시쳇말로 얼굴 큰사람은 얼큰이 ..라고 한다던데 ..

한무더기 무리지어 눈부신 미소를 짓고있는  모란꽃을 만나자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구...안영당 아줌니가 맨날 나보고 복실복실 피어오르는 모란꽃같은 처자라고 하더니만...

이제보니 얼굴 크다고 나를 놀리는 말씀이었네...

갑자기 내 큰 얼굴이 모닥불 지핀것처럼 뜨거워 졌다

 

 

 

꽃중에 꽃!!!

아름답고 화려한 모란의 자태!!!

 

 

고택의 담장밑엔 ..

 타는듯 붉고 화려한 모란꽃들이 함박 웃음을 머금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귀국후...

몇달동안 공을 들여 지저분하던 염색머리를 말끔히 잘라내고

자연 그대로의 은발의 헤어스타일을 고집하고 있는데...

어쩌다 외출이라도 하는날에 사람들의 시선이 얼굴에  내리 꽂하는 느낌을 많이 받게된다.

그리고 생전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인사를 받을 때도 있다

헤어스타일이 참 멋지세요!!!

너무 우아하세요

정말 멋있습니다....

남녀노소 를 막론하고 일부러 다가와서 그런 인사를 건내는 분들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모습에 사람들이 매료된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된다.

 

아이구...그 동안 흰머리 카바하느라 염색약값도 수월찮이 들었구만...

그렇다고 40 초반부터 세기 시작하는 머리를 그냥 나다닐수 없어 염색으로  버텨 왔었는데

머리카락이 자꾸 빠지는데다가 점점 가늘어지고 힘이 없이 늘어지고 해서

 

수십번 바뀌는 마음을 다잡아 장장 8개월을 염색없이 버틴끝에

자연스런 반백의 헤어스타일로 탈바꿈을 하게되었다

 

귀국하여 이 모양 이 꼴로 성당을 갔더니...

성가대 식구들의 표정은 반반이 었다

아이구 형님 멋지네요!!!

아이구 형님 왜 염색안하시는 거예요 너무했다!!!

 

하긴 보기에 백발이 늙어 보인다는 결점도 있지만...

이제 내 나이에 머리가 백발이면 어떻고 흑발이면 어떤가

남들에게 어떻게 보여지던 간에 내 남은 인생 즐겁고 행복하게 살면 그만이지 하는 생각에

오늘도 나는 모란꽃같은 짙은빛깔 맆스틱을 바르고

은발머리 바람에 나부끼며 고상한척 우아한척 나돌아 다닌다.

 

그나 저나...내일이 여고동창회 날인데..

이모양 이꼴로  나가면 ...특별한 내 헤어스타일 때문에 친구들에게

잘났어 정말!!!!

머리 꼬라지 하구는....

이런 소리나 듣지 않을까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