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처럼 바람차고 눈 많이 오는 지방에서도
된장이 익어가는 소식을 전해왔어요
둘째 며느리가 쎌폰으로 찍어보낸...
죽염된장이 이리도 예쁘게 익어가고 있답니다.
된장 담은지가 벌써 18일째
까무스름한 간장빛이 매혹적인 자태를 뽐내고 있네요
한번 찍어 맛을 보니 그리 구수하더랍니다.
된장도 이리 맛있게 익어주니 이 또한 크나큰 축복입니다.
된장 잘못담으면 일년 근심이라던 말이 있듯이
요즘같이 먹거리로 떼돈을 벌려고 작정한 사람들의 못된 상 행위때문에
애꿎은 소시민들이 얼마나 많은 피해를 보고있는지
할수만 있다면 식구들이 먹을 음식 내 손으로 챙겨
건강한 밥상을 차려준다면 그 얼마나 좋겠습니까?
시집와서 그 다음해 부더 45년동안 메주쑤고 된장담고 고추장담고...
이런 일들이 생활의 일부분이 되어버린 소피아는
가는곳 마다 시간이 날때마다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해서 메주쑤고 된장담고...
된장이 맛있게 익어 구수한 된장찌개가 상위에 오를때 마다 희열을 느낍니다.
제가 델라웨어에 와 있는 동안도 착한 이쁜이들은 저 스스로 잘 숙성되고 있다니...
너무나 이쁜 된장익는 모습을 여러분과 같이 나누고자 올려봅니다
이 메주는 성바오로 수녀원에서 사 가지고 온 메주입니다.
이번 겨울에는 시카고에 올 계획이 없었기에 서울에만 서리태 메주를 담아놓았는데
갑자기 들어오게되어 할수없이 메주 서말을 사가지고 들어왔어요
진즉에 오는걸 생각했었다면
서리태메주를 가져왔을텐데 아쉽지만 수녀원의 메주도 구수하니 맛있어서
가지고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늘을 품에 앉고 있으니 그 얼마나 맛 있겠습니까?
염도도 적당하니 메주들이 가라앉지 않고 잘 익고 있네요.
제가...부스러기 메주를 따뜻한 소금물에 담아서
개스렌지 옆에다 일주일을 뒀었어요
옛날 어머니들이 부뚜막 된장이라고...
새 봄에 움막속에 갈무리 해 뒀던 노란 움파를 썰어넣고
부뚜막된장을 보글보글 끓이면
새 장 냄새가 어찌 그리 맛있는 냄새를 풍기던지...
추억 한토막이 떠올라 따라해 봤더니만...
아이들이 너무 맛있다고 매일 부뚜막된장만 끓여 달라고 하더라구요
이곳에서 판매하는 큰 김치병으로 한병쯤
부뚜막 된장을 담아놓고 왔는데
두 형제가 나누었으니 아마도 죽염 된장이 다 익을때까지는 먹을수 있을꺼예요
고마운것은
미국식 식생활에 익숙해 있던 둘째 며늘아이도
제가 담은 된장을 보물처럼 여기며 이렇게 맛있는된장은 처음 먹어본다고
장 항아리 애지중지 위하는걸 보면 너무 고맙지요
지금도 햇볕좋은 날엔 장독뚜껑 열어놓고
일기예보에 귀 기울이며 된장항아리에 정성을 쏱고있으니 어머님 아무 걱정 마시라고 전화를 했어요
궁금해 할까봐 셀폰으로 사진을 찍어 보낸다니
어찌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사람 살아가는것이 혼자만 잘 해서 되는게 아니라
손뼉이 서로 맞아야 한다는걸 절절히 실감하며 삽니다
아이구...착하고 이쁜 우리 며느리들입니다.
간장빛도 어찌나 맑은지...
이 보다 더 이쁜게 또 어디 있겠습니까?
귀한 죽염까지 공수해다 담았는데
맛있게 익어주면 조금씩 맛뵈기로 선물도 드리고...
3월 중순경...맛익게 익어가는 죽염된장 만날걸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부풀어 오릅니다
여러분들도 다가오는 가을에는 일찌감치 메주한번 쒀보세요
된장담기 어렵지 않고 힘들지 않습니다.
햇볕좋은 베란다만 있다면...햇볕잘드는 뜰만 있다면 그저 그만입니다
내 손으로 담은 된장을 식구들이 맛있게 먹어준다면...
생각만 해도 신바람나지 않겠습니까?
이 사진은 2월 3일부터 쒀서 네이퍼빌에서 띄우고 있는 메주들입니다.
바람이 잘 통하고 적당히 건조하고 따뜻한 곳에 두었더니
이렇게 예쁘게 잘 뜨고있네요
메주만 쒀서 놓고 덜컥 델라웨어에 와 있으니
엄마가 궁금해 할까봐 사진을 보내왔네요
구수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면서요
혹시나 나쁜 냄새가 나면 어쩌나 노심초사 했나봐요
아이들 생각엔 청국장 만큼 냄새가 풍길걸로 알았었는데 다행이라고 하네요.
하루 한번씩 환기를 시켜주고 나름대로 메주에 정성을 드리고 있다고 합니다
표
표면은 보송보송...
속에는 하이얀 곰팡이들이 조금씩 보이는 예쁜 메주들...
얘네들 때문에 한국에도 일찍 못들어간답니다.
어차피...만들어 놓은 메주로 된장은 담아놓고 가야할테니까요
저는 왜 이렇게 일 벌리기를 좋아하는지 제 자신도 잘 모른답니다.
아 맞다 ~~신데렐라증후군...
오나 가나 일 만들기 선수 장데렐라 아지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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