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8일 오후 9시...
드디어 미국에 온지 한달 열흘 만에 그립던 딸을 만나게 되었어요
버지니아와 델라웨어지방에 폭설로 공항이 마비상태에 빠졌다기에 못 오는줄 알았어요
그래도 떠나는 날 아침 공항이 재 개통되어 무사히 도착할수 있었읍니다.
작년 7월제가 델라웨어로 집을 보러 다녔었는데 ...
제가 귀국한 이후에야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하여
이사를 하였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집 구경을 하게 되었답니다.
이곳에 와보니...
딸네집은 두채가 한데 붙은 집이네요
반반씩 나누어 살게 되어있는데 ...아무래도 둘다 직장 생활을 하니 타운하우스가 살기 편할것 같은데...
사위 앤디가 단독주택에 살기를 원하니 형편에 맞춰 조그만 집을 장만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이 불경기에 줄여가는 판에 집 한채를 더 장만했다고 아들들은 지 동생이 장하다고 그러네요.
조그만 공간이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았네요
뉴욕에 있을때는 원베드룸이라 옴치고 비빌틈이 없었는데 그래도 다 꾸며진 지하실도 있고
크지는 않지만 이층에 방이 3개 있으니 지들 세식구 살기엔 안성맞춤이라 마음이 놓입니다.
딸이야 열여덟살 부터 집을 떠나 객지물 먹으면서 공부만 했지만...
철들고 부터는 언제나 운동장같은 방에서 생활했었는데...
뉴욕의 좁아터진 공간에서 생활하는걸 보면 마음이 쓰라렸거든요
다...자기 팔자려니 하고 나름대로 행복하게 살고 있으니 대견할 따름이죠.
백야드엔 미끄럼틀과 그네가 있어 여름이면 줄리안이 놀기좋게 생겼습니다.
이집에는 한여름에 청개구리가 그렇게 많이 나온답니다.
그 동안 내린 눈으로 온 동네가 눈에 묻혀 있었어요.
마치 흰눈에 쌓인 동화에 나오는 동네 같에요
마루에는 줄리안이 애지중지하는 토마스트레인 장난감 기차들이 모여있습니다.
이거 자나깨나 들고 다닌다네요.
줄리안은 데이케어가고 딸 내외는 학교로 출근을 하고...
집구경을 하다가 발견한 명찰입니다.
아이구...이 명찰이야 말로 20여년간 죽어라고 공부한 댓가인데...
이게 방문고리에 덜렁 덜렁 매달여 있었네요
청운의 뜻을 품고 공부할때엔 세상을 다 움켜잡을듯이 발버둥치며
무언가 한칼 보여주려고 노력도 참 많이 했었는데
이렇게 컬리지에서 학생들 가르키는건 부모인 우리도 상상을 못했는데
자기에게 주어진 사명감을 가지고 학생들을 마치 자기 자식같이 애지중지 여기며
열심히 지도하는걸 보면 딸이지만 존경심이 생깁니다.
써실칼리지에서 피아노와 성악 두 클래스를 맡아 가르키고 있는데 인기 만점 선생이라고 하니
그 나마 마음이 놓입니다.
엄마가 온다고 주방도 말끔히 청소해놓고 손댈 곳이 없네요
어린 민서보랴 학생들 가르키랴 레슨하랴 살림하랴...
고생이 눈에 보이는듯 선 합니다.
하하하...우리 딸 아니랠까봐... 전기그릴 은박지로 싸 놓은것 좀 보게...
싱크대 위에다 아들 사진을 올려다 놓고 보는 모양이네요
아이구...늦게서야 얻은 줄리안을 어찌그리 이뻐하는지....
나는 삼남매 키우면서 어릴때부터 엄청 엄하게 키웠구만
줄리안은 지가 상감마마인줄 알고 지 엄마를 무수리 쯤으로 여기고 있네요 .
엄마가 오신다고 밥도 3인분 해놓고...
누구 코에 붙일려는지 원참...
도착 한날 저녁에 스팸과 소세지넣은 김치찌개 덕분에 삼인분의 밥 다 아작 냈씨요.
저는 왜 그런지 스팸들어간 김치 찌개가 맛있는데 아들들은 아질산이 어떻고 첨가물이 어떻고...
하지만..어쩌다 한번쯤은 방부제 들어있는 음식도 먹어줘야 속도 안 상하고..하하하
어디서 난 것인지 개나리 한가지가 봄을 만난듯 노오란 꽃망을 터트리고 있네요.
아이구 귀염둥이 줄리안 민서...
일명...아니 예명?? 맘보!!!
외할아버지가 맘보소년이라고 이름을 지어줘서 그런지 춤에는 일가견이 있는 ...
완전 비보이 입니다.
뉴욕에 살때는 전자피아노로 버팅기더니만...
그래도 새집 샀다고 사위가 그랜드 피아노 하나를 선물해 줬다네요.
현관입구에 피아노 한대만 덜렁 놓여있습니다.
소파라도 하나 사줄려고 하니 그동안 원베드룸에서 답답하게 살아서인지 가구가 없는 지금이 훨씬 좋다고
무조건 노땡큐입니다
그냥 지금 이대로 가구 없이 넓고 편하게 살고 싶다네요
그러타면야 저는 돈 굳은셈이죠 하하하
한국에서 철철이 아이들 삼남매한테 사 보내는 침대카바며 커텐들이
이렇게 제자리 매김을 하는걸 보니 역시 엄마의 안목이 아직은 녹슬지 않았구나 혼자 대견해 합니다
창 밖으로 보이는 앞 뜰엔 눈이 태산처럼 쌓여있네요.
겨우 차가 다닐만큼만 눈을 치워놓고 길 양옆으로는 1미터가 넘는 눈이
큰 신작로까지 이어져 있었어요.
집집마다 용하게도 저 눈더미를 뚫고 주차를 하고 있습니다
후진할때보면 쌓인눈이 마침 얼음처럼 차를 긁어재킵니다.
목련이 서 있는쪽 문이 반쯤 열린곳이 딸 네 집 입니다.
딸네집은 다른집보다 눈이 더 많이 쌓여있네요
그래도 장모님 온다고 사위 앤디가 아침부터 눈을 걷어 부쳤다더니만...
그래서 인지 바닥이 좀 깔끔하다 했네요.
동네도 조용하고 집들도 자그마한게 델라웨어는 택스가 없다니 줄리안이 학교갈때까지는
이곳에 정붙이고 살아야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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