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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내 사전엔 고스톱이란 없다!!!

 

 

치매예방의 일등공신 고스톱!!!

지금의 소피아의 사전엔 고스톱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옛날 호랑이 담배피우던 70년도엔 저도 한때 십원짜리 고스톱에 빠진 적이 있었답니다.

 

그 시절엔 호랑이 같은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던 때였죠

아이구 지금 생각하니 형편이 좋아지고 식구들도 많아져서 일하는 도우미처자도 있었네요

막내딸이 유치원에 다닐때였으니..지금부터 거의 34-5년전의 이야기 입니다

아이구...어제일은 기억못해서 멀쩡한 코트며 원피스도 마구 잊어먹는구만...

치매환자 아니랠까봐 옛날깟적 이야기는 한개도 안 잊어먹었답니다  하하하..

 

제가 시부모님께 쩔쩔매면서 혹독한 시집살이를 했지만...

저도 아이들을 사립학교란데를 보내고 보니 엄마들과 발을 맞출때도 있고...

학부형모임이다 임원모임이다...

그리고 아이들이 공부를 좀 잘해주면 반에서 대표다 뭐다 온갖 치마바람에 휩쓸리때도 있잔아요

제가 직접 학급 대표는 아닐지라도 애쓰는 대표엄마를 옆에서 도와준다던지...

뭐 어쟀던 조금씩 바깥나들이를 시부모님께서 눈 감아 주시게 되었더란 말입니다

 

아이구...그 시절에도 십원짜리 화투가 유행하고 있었던걸 제가 어찌 알았겠습니까?

다...학부모님들 덕분이 아니겠어요?

제가 아이들 삼남매 키우면서 끝까지 지킨게 있다면

등교할때랑 하교할때는 무슨일이 있어도 승차장까지 마중을 나가는거였어요

세 아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할때까지..

그리고 제가 운전을 배운 76년도 부터는 막내딸이 고등학교를 졸업할때까지 등교 하교는

제 차지 였었죠

아이구...그러고 보니 저도 장한 어머니 상을 받아야 하는건데 누구한테 받아야 할지 모르겠네요

 

위로 두 형제가 초등학교에 다니고 막내가 유치원을 다니면서 유치원 끝나는 시간이면

언덕바지 꼭대기에 위치한 유치원으로 딸을 데릴러 다녔습니다

내려오는길에  중간 지점에 위치한 아영이네 집은 우리 모두의 집합장소였어요

우리집 같으면 아이들 과자나브랭이도 집안을 어질른다고 목욕탕에가서 다 먹고 손씻고 나오는게

철칙이었는데 아영이네 집은 유치원 꼬마들 뿐 아니라 동네방네 어린애들이 길길이 뛰고 나딩굴어도

잘한다 잘한다  칭찬해주고 방안에서 숨바꼭질한다고 난장판을 쳐도 누구하나 야단치는법이 없는

놀이터가 따로없던 시절에 아이들이 가장 자유롭게 놀수있던 집합장소였지요

아이들은 큰방에서 엎어지던 자빠지던 엄마들은 안방에 모여 십원짜리 달 맞추기 화투에온통 매달려

해져무는줄 모를때가 많았답니다

그, 시절 ...지금 생각해 보니 집집마다 식모라는 이름의 처자들이 세끼식사를 해결해 줬으니

아이구..엄마들이야말로 요즘말로 유한마담들 이었지 싶습니다

 

저도 그때는 늦게 배운 도둑이 날새는줄 모른다고....

아 시집살이에 기가 죽어 있다가 세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된것이

바로 십원짜리 화투와의 만남이 었죠

그렇다고 매일 같이 모여서 하하호호 웃음이 넘치는 화투방에 갈수 있는 형편도 아니고..

어쨌던 남편이 집 비우는걸 싫어하니 눈치봐 가면서 살곰 살곰...

자모회가 있다거나 핑게거리가 있어야 나갈수 있었는데  아이구 그게 말하자면 중독이 된것인지

천정에 화투장이 왔다리 갔다리 하는게 무슨 거짓말할 궁리만 하게 되더라니까요

하루는 겨자초장 만느는 법을 배워오겠다고 남편에게 허락을 얻어 ...

유치원 끝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예의 집합장소인 아영이네로....

그때 화투가 처음인 저와는 달리 나머지 엄마들은 완전 화투 고수들이어서  십원짜리 화투도

잘못하면 500원 정도 읽기도 하고 100원정도 따기도 했는데...

그때  돈 100원이면 지금의 천원과 같은 가치였고

콩나물 100원어치 사면 8식구 한끼 국거리 해결이 되던 시절이었어요

그런데...문제는 우리딸아이가 엄마가 화투치는 모습을 보게된 것입니다

 

십원짜리 열개쯤 따게 되면 딸이 엄마볼에 막구 뽀뽀도 해주고 하하웃고 박수도 치고 하다가...

그 돈의일부분이 다른 아줌마들 앞에 쌓이게 되면

마구 앙앙 울면서 우리 엄마돈 내놓으라고 발버둥을 치고,,,

그래서 엄마들이 나가 놀으라고 하면 끝까지 지켜 앉아서 앙앙 울어제키는거예요

하다하다 엄마들이 야 니네딸 울어서 정신 없어 화투 못치겠다 쟤좀 델고 오지마라..까지

해질녘 집으로 돌아가는 골목에서 딸아이가 대성 통곡을 하는겁니다

아이구...참...

집에서 나올때 겨자초장 만드는거 배우러 간댔으니 빈손으로 갈수도 없고

화투멤버중 형님이 집에서 만들어 온 겨자초장을 소주병에 한병되게 주셨어요

옳거니 잘됐다 하며 겨자소스가 든 소주병을 움켜쥐고 부지런히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울 딸래미 두 눈에 불을켜고 동네방네 다 듣게 소리지르며 울어 제키는거예요

우리아빠가 피땀흘려서 번 돈을 다른 아줌마들이 다~따갔다구요

 

내 참!!!  그게 무슨 피땀 흘린 돈이라고...

아빠가  피땀흘려 돈 버는걸 본적도 없구만....

무조건 지 아부지가 피땀흘려 번 돈이라고

집에 도착 할때까지 그 말을 골백번도 더 하면서 우는거 있죠

아이구 겁이 덜컥난 저는 대문간에서 울딸래미 한마디만 더 하면 너 죽을줄 알라고...

협박에 엄포를 놓고 눈물 닦아서 델고 들어갔는데....

한시간이나 울던 울음이 금방 그쳐지질 마구 헉헉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끼니까...

울 남편이  저를 보고 쟤 왜 저러냐고 ...

아이구 간이 콩알만 해진 저는 ...아영이네서 놀다가 친구랑 싸웠나봐 그러는데...

울딸이 벼락같이 소리쳤어요

아니야...엄마가 화투쳐서 아빠가 피땀흘려번 돈을 다른 아줌마들이 다 따갔단 말이야

앙.앙.앙.

 

그 소리를 듣던 울 남편

뭐시???

아니 무슨 초고추장인지 겨자초장인지 배우러 간다더니만 무슨 짓을 하고 댕기는겨 시방 엉??

잘한다 잘해!!!

애들 보고 배우라고 화투나 치고 댕기고  뭐하는짓이여 시방 엉?엉?엉?.....

이렇게 되어 화투는 조금 쳤고 여기..겨자초장 만들어 왔다고 내놓는순간...

마루바닥에 패대기친 겨자초장병이 박살이 나고...

그 때 울 남편 요한씨 ..

내 이눔의 겨자초장인지 뭐신지 들어간 음식  평생 안먹을테니 두고봐라!!!

이렇게 되삐린겁니다

그런데....그때 당신이 한 말을 지킬려고 그러는지 몰라도

울남편 지금까지 겨자든 음식은 40년 가까이 노땡큐 입니다.

여름에 먹기 딱 좋은  그 시원하고 갈끔한 해파리냉채 라던가 양장피잡체...

일단 겨자소스기 들어갔다 하면 무조건 젓가락 놓아버립니다

 

그후....

아이들 교육에도 문제가 있고...

남편의 피.땀.흘린지는 모르지만 어쨌던 애써서 번 돈이 십원 이십원이지만 

함부로 남의손에 넘어가게 해서는 안되겠다고 저도 굳은 결심을 하게되었습니다

그런 헤프닝이 벌어졌던것이  햇수로 벌써35년전 일이네요 하하하

네...그리하여 내 평생 화투와는 담 쌓고 살아야 겠다고 결심한 순간부터 오늘날까지

돈 내기 화투라곤 만져 본적도 없었고...

옛날의 유치원 자모들인 고도리군단은 ..

십원짜리 화투에서 발전하여 점 100원짜리 고스톱에 모두들 혈안이되어 있지만

지금껏 옛날의 약속을 철썩같이 지키며 살고있는 미련하고 우직한 소피아입니당

 

아이구...그런데 문제는 ...

99년생 우리 손녀딸이 포커도사란게 문제입니다

훌라인지 뭐신지 그리고 어디서 배웠는지 고스톱도 엄청 선수입니다

미국에 갈때마다 저보고 화투치자고 하는데 진짜 죽을 맛입니다

그런데 우리 유나+지원이가 고모랑 고모부를 너무 좋아하는것도 알고보니

울사위 앤디가 고스톱 광 이라네요

처가식구 만나기만 하면 유나고 준원이고 간에 불문곡직하고 고스톱하자고 달려든다니...

재작년에는 미동부 카나다 일주하는 우리 고도리 군단을 맞이하여...

(저는 공항에 두고온 이민보따리 찾으러 간사이) 뉴욕의 호텔방에서 한판붙은

울 사위 앤디가 거금 5000원을 땄다는것 아닙니까?

지금 앤디는 민서 동생하나 더 낳아가지고 광 팔아야 한다고  궁리하고 있다네요 나 참!!!

 

아이구...재미 있으셨나요?

지금까지 여러분들이 보신것이 ...고스톱에 얽힌 생생한 다큐멘다리 였습니당^^;;;

 

여러분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주말 행복하게 보내세요

사랑합니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