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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 New York

벌써 일주일이 금방지나갔네....

사랑하는 여러분!!!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저도 이곳에 도착하여 하는일 없이 안부도 미쳐 전하지 못한 체  벌써 일주일이 훌쩍 지나가 버렸네요.

 

이곳 뉴저지에도 문밖을 나서면 집집마다 마당엔 봄을 알리는 개나리가 샛노란 꽃망울을 활짝 터트리고

목련도 반쯤이나 벌어진 꽃봉오리사이로 하이얀 얼굴을 살포시 내밀고 있는걸 보니

여기가 한국땅인지 미국땅인지 구별이 안될때가 많아요

이렇듯이 계절은 지역을 초월하여 꽃소식으로 부터 봄이 온걸 알게되나봐요.

 

저야 말로 서울에 있으면 좀이쑤셔 집안에 들어박혀 있지를 못하고 사방팔방으로 쏘다니는걸 낙으로 여기는데...

이곳에 도착 하자말자 좁은 집에 갇혀서 하루종일 민서랑 씨름하는게 일입니다

이제 17개월인 민서는 아직 제대로 하는 말이 없고 겨우 한다는 말은 남자를 보면 무조건 다다~(대디) 여자를 보면 무조건 마마!

네...이렇게 미국인의 유전자 50%의 힘이 아직 어린 아기에게도 영향을 끼친다니 기절할 노릇입니다

 

집에서 아무리 엄마 아빠 가르켜봐야 아무 소용이 없어요

우리 손주들은 엄마 아빠 빠빠 맘마 를 차례로 말했는데...

줄리안 민서야 말로 다다  마마  어쩌면 이렇게 다를수가.....

말이 조금 늦는건 집에서 이중언어를 사용하는 어린이들은 말이 다른아이들 보다 조금 늦는다는

소아과 의사 선생님의 말씀이라네요

 

그런데...말만 늦는다 뿐이지 줄리안을 보면 혀를 내둘르게 되더라니깐요

집에서 주야장창 베토벤  DVD 를 보여줘서 그런지 베토벤의 운명교향곡만 나오면 신나게 두팔을 휘저으며 지휘를 해제키고

"빠빠빠빰" 하고 운명 교향곡 앞대가리를 흉내내서 부르지를 않나,음악이 끝나면 귀신처럼 알아차리고 박수를 치곤해요.

어디서 음악이 시작되는지 끝나는지 훤히 알고 온갖 제스추어 써가며 춤을 춰 댑니다

춤도 영락없는 미국애들 힙합추듯이 엉덩이를 들썩거리면서 추는데 하옇든간에 한국애들하곤 영 다른 춤을 춘답니다.

거기다 박자까지 맞춰가며 콧노래를 부르지 않나 하루종이 으으으 하면서 노래하는꼴을 보면 참으로 가관이드래요.

어쩌면 그렇게 제 부모를 고대로 닮아서 나왔는지 참...나 원!!!

아무리 부모가 음악하는 가정에 태어 났다 치더라도 하는꼴을 보면 걱정이 태산입니다

줄리안도 나중에 커서 음악 전공한다그러면 어떻게 말려야 하나 하구요..

 

 그리고 어린게 어찌나 똘똘한지 지가 먹고싶은것 있으면 이 할머니 손을 잡고 냉장고로 끌고가서 

냉장고 문열어서 우유병을 가르키고 쥬스 먹고 싶을때는 쥬스담는 그릇 갖다줘요 

하는 말이라고는 이이이이...뿐이지만 어쩌면 그렇게 의사전달을 잘 하는지 원 !!!

저지레를 하거나 할때 노노노노 하면 그러지 말라고 그 큰눈을 꿈뻑 꿈뻑 하면서 윙크를 하지않나

그래도 내가 인상을 험하게 쓰고 있으면 하하 웃으면서 매달려 애교를 떠는걸 보면 같이 웃게 되네요

낮잠 잘때는 지가 알아서 책 두권을 가지고 침대로 가자고 손을 잡아끌면서 "나잇 나잇"(굳나잇) 하면서 잡아끌고,

책 두권 읽어주면 스르르 잠이 들어버립니다.

이렇게 만판 키우기 쉬운 아이를 보고 왜 우리딸은 힘들어서 울화병이 생겼다고 하는지 내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랑께요.

내새끼 삼남매 키울때는 시부모님 모시고 살면서 호된 시집살이 하느라고 내가 낳아논 새끼들이 이쁜지 미운지

생각할 겨를도 없었고 오로지 연탄불 꺼트리지 않을려고 날밤을 새운 기억밖엔 없어요

 지금 할머니가 되어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니 정말 이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은 무한한 축복속에 태어나

사랑만 먹고 크는구나 하는 생갇에 마음이 흐뭇해지네요

저도 손자 손녀들이 태어나니까 정말 금쪽같은 내새끼 란 말이 실감이 나는거예요

 

어제는 마침 딸에게 별 스케쥴이 없는날이라고 해서 매릴랜드로 집을 보러 갔었어요

아무래도 뉴욕에서 매릴랜드까지 출퇴근 하는것이 줄리안에게 무리이고

앤디야 남자라서 참을만 하지만 우리딸도 장거리에 애기를 데리고 다녀야 하는데다 

 30분 간격으로 학생들 가르치다 보면 하루종이 화장실갈 시간도 없이 바쁜일정을 보내다 보니

아무래도 학교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해야하겠다고 해서 시간을 내어 그동안 미리 받아 놓았던 7개의 집을 구경했는데

별로 마음에 드는게 없어서 다음 목요일에 다른 리스트를 보기로 했답니다

저도 미국땅 여러군데 다녀본적은 없지만 뉴욕이나 시카고 이렇게 대도시만 봐와서 그런지

매릴랜드만 해도 아주 한적한 시골 풍경이더라구요

아무래도 이사를 하게되면  10년은 살아야 할 집이니 마음 느긋하게 먹고 더 많은 집을 본다음 결정하라고 했네요

 

이차저차...간 김에 집도보고 또 평소에 궁금하게 생각되던 학교도 들러서

우리 사위와 딸이 어떤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키나 싶어 학교 구경까지 하고 왔답니다. 

Cecil College는 도대체 어떻게 생긴곳인가 굉장히 궁금했었는데

본 대학 켐퍼스는  아이들이 근무하는 예술대학이랑 15분즘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한국의 종합대학처럼 켐퍼스가 어찌나 크고 웅장한지 마침 가지고 간 디카가 밧데리가 다 하는 바람에 사진도 못찍고

구경만 하고 왔어요

 

아이들이 근무하는 예술대학은 단일 건물로 시내 가까운 곳에 있지만 조용하고 주위 환경도 깨끗하고

건물도  아주 말쑥한 새 건물에 음악대학이랑 미술대학 그리고 무용학과가 같이 사용하고 있는데  소극장과 로비 같은곳에서

아트 퍼포먼스가 자주 열리고 실내 벽에는 미술학과 학생들의 추상화와 우리나라 무속인들 집에서나 봄직한 종이 오린것들을

줄줄이 늘어뜨려 놓아 아주 이색적으로 보였고 또 학부형들을 모시는 컨서트를 할때는 파티를 할수있게 음식들을 조리할수 있는 

주방시설도 너무 잘 되어 있었어요

 

앤디와 딸은 1층에 있는 음악실을 사용 한다기에 구경을하고 2층에는 많은 수강실들이 있고 교수식당이 따로 있더라구요

교수식당이라고 해도 거기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게 아니라 냉장고를 사용한다던가 도시락을 데워먹는 마이크로웨이브

커피머신 같은게 있어서 식사시간에는  주로 그곳을 이용한다는군요

그 이야기를 하면서 연준이가 학생들 가르킬때는 늘 정장을 하거나 화장도 깔끔하게 하고 다니는데

한번은 자기수업 없는날 앤디 만나려고 화장도 않고 반바지 차림으로 학교를 갔다가  수업끝나기를 기다리느라

교수식당에서 커피 마시고 있는데 떡대가 유도선수같은 여학생 두명이 들어 오더니 마구 야단을 치더래요

너 여게가 어디라고 함부로 들어와서...지금 뭐 하는짓이냐고???

너 같은 애들은 아래층에 커피머신이 있는데 나이도 어린게 지금 여기가 어딘줄알고 들어와서 니맘대로 교수들이 먹는 커피 

따뤄 마시고 있냐고...여기는 바로 교수식당이라고  일반인이 함부로 못들어오는 곳 이라면서 마구 밖으로 잡아 끌더라네요

아이고 챙피해서 죽을뻔 했다며 죽으나 사나 화장하고 쌔미정장이라도 받쳐입고 다녀 줘야하니 죽을 맛이라고....

 

학교 구경을 다 하고 사진도 찍어 간수하고 

앤디는 금요일 까지 수업이 있으니 딸과함께 집으로 돌아오면서 매릴랜드는 게요리가 유명하다면서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도 하고..

줄리안이 하도 난리를 치는 바람에 음식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정신 없이 먹다가 반은 싸가지고 돌아왔네요

가고 오고 왕복6시간....

정말 먹고 사는게 뭔지 그 먼길을 애기를 데리고 출근을 하고 수업중에는  시간당 10$씩 주는 베비시터에게 맡긴다니....

정말  한국에서 처럼 교수님 교수님 하고 떠 받느는곳도 아니요 큰 대우를 받는것도 아닌것 같은데 이렇게 힘들게 출퇴근 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켜야 하는 딸이 측은해 보이더라구요

한편 생각하면...한국 에서라면 강사자리도 돈으로 사고 판다는데 

자기 실력 하나로 당당하게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킨다니 고맙게 생각해야 겠지요

 

집에 돌아와 늦은 저녁을 먹고 ...민서가 사방팔방 어질러논 장난감도 치우고 ..

이부자리 정돈한다는게  그만 ...

민서가 한자락 밟고 있는걸 모르고 이불을 훌훌 턴다고 잡아당겼더니만 퍽! 하고 수박깨지는 소리가...

아이고 ...저녁 잘먹고 애기 뒤통수 깨질뻔한 사고를 저지르다니 ...

아이고 앤디가 없었기를 천만 다행한 일이지..

외할머니 부주의로 애기가 다칠뻔 했으니 딸보기에도 얼마나 미안하던지...

 

옛말에 남편밥은 누워서 받아먹고 

아들밥은 앉아서 받아먹고

딸의밥은 서서 먹는다더니...

 

여러분 죄송해요 줄리안 뒤치다꺼리 하느라 따라다니다 보면 시간이 그렇게도 안나는거예요

자주 소식 드리지 못하더라도 용서해주세요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즐거운 나날  행복가득한 나날 보내세요

뉴저지에서...베비시터 소피아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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