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선 이후* * 퍼담은 글*^^

       2001년 9월 10일       밀라노 한인천주교회 게시판에서 퍼놨던글^^

 

맞선 이후...   

삼일이 지났다.

그에게서 아기다리고기다리 던 연락이 왔다.

 

띠리리 띠띠 띠띠띠 (애국가소리다...^^)

 

'아 그의 번호다'

 

카~악..�..으흠..아아아...

"아여보세요" 이쁜척 했다.

"접니다 이태민.."  "아 네.."

그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그리움이 더욱더 밀려온다.

 

주말에 시간이 날것같다 한다.

주말에 드라이브도 하고 영화도 보잔다.

 

저녁은 먹었나 묻는다.

저녁은 원래 안먹는다 했다.

실은 이미 삼겹살에 소주까지 마셨다.

그에게 나의 이런 사생활을 얘기하고 싶지 않다 아직은...

 

몸도 약한데 저녁까지 굶으면 어케하냐고 나를 진심으로 걱정해 준다.

 

자기를 생각해서라도 저녁은 꼭 챙겨먹으라 한다.

순간 눈물이 나올것 같다.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닦는데 밥풀이 짓이겨져 쫄바지 무릎팍에 붙어있다.

"아..부끄럽다"

 

다음날 아침...

어제 그와 늦은시간까지 통화하는 바람에 늦잠을 잤다.

부랴부랴 출근 준비를 했다.

지각이다.

김부장이 나를 부른다.

이딴 식으로 근무할것 같으면 그만 두라한다.

조심 하겠다고 했다.

 

"쪼매만 지둘리..나 금방 시집간다..."

그동안 나에게 온갖 구박을 했던 김부장놈도 오늘은 이뻐보인다.

 

다 사랑의 힘이리라!!!!!뿌샵!!

 

점심을 대충먹고 맛사지 집으로갔다.

그를 위해서 이정도 투자는 해야할것 같다.

맛사지를 하고나니 한껏 젊어 보인다.

그와같이 있을때 원조교제로 오인 받을까 걱정이 된다.

 

드디어...기다리던 주말이닷..

그가 회사 앞으로 온다 한다.

 

땡땡이를 치고 목욕탕에 가서 때목욕을 했다.

지난번 때를 밀었던 탓에 두시간만 하고 왔다,

목욕을 하고 왔더니 김부장이 또 지랄을 한다.

 

주의하겠다  했다.

 

맨날 주의만 하지말고 조심좀 하랜다.

이제는 말해야 할것 같다.

"저 시집가요" 수둡^^;

김부장의 눈에 빛이난다.

'개쉑...'

그동안 나를 짜르지 못해 얼마나 안달이 났던지...

김부장이 축하한다며 어깨를 다독거린다.

 

세상 남자가 다 거기서 거기랜다.

"울 태민씨는 특별해욧"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그가 회사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그의 차 애밸라가 오늘따라 유독 깜찍하다.

차에서 내리는 그이 모습이 어찌나 늠늠하던지...

그를 본 동료들이 우리둘을 깜찍한 한쌍이라고 했다.

"췌...보는 눈들은 있어가지고..."

 

그가 차 문을 열어준다.

"어디서 영화는 많이 봤는 모양이다"

 

점심을 먹으로 시내에 갔다.

뭘 먹고 싶냐고 묻는다.

아무거나 잘 먹는다고 했다.

몸이 허약하다며 고기를 먹으러 가잰다.

 

지직..지직...

아씨! 세탁소에서 빌린 옷인데...고기 냄새 배면 안되는데...

그가 등심을 시켰다.

고기는 삼겹살이 장땡인데...아쉽지만 어쩔수 없다.

 

이미지 관리를 위해...

 

그가 맥주한잔 할꺼냐고 묻는다.

술은 못한다고 했다.  (난 소주체질이양...)

요즘 여자들 같지 않게 너무 순진하다고 한다.

그냥 미소만 보냈다.

 

아마도 나에게 뻑간듯 하다.

 

고기를 구워서 내 접시에 담아준다.

올인원을 입어서 배가 쪼인다.

더이상 못먹을것 같다며 젓가락을 놓았다.

 

몸도 약한데 이렇게 못먹어서 어떻게 하냐며 조금만 더 먹으랜다.

조금만 더 먹으면 올인원이 찢어질것 같았다.

그냥..더이상 못 먹을것 같다고 했다.

 

"많이 드세요.전 잘먹는 사람 좋아해요" 수줍게 그에게 얘기했따.

 

그의 젓가락이 빨라진다

너무나도 오바하는듯 하다.

덕분에 그를 위해 소화제를사러 약국까지 달려가야 했다.

 

드라이브하고 분위기 좋은 까페에갔다.

맨날 소주방과 호프집만 다녀서 적응이 잘 안된다.

 

매실차를 시켰더니 여성스럽다고 한다.

매실차가 알코올맛이 나서 시킨건데...

아무래도 나를 너무 순진하게 봤나보다. 아! 븅......

올해 안으로 결혼할 수 있겠냐고 묻는다.

 

결혼을 전제로 만났지만 그사람을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냐며 튕겼다.

그가 나에게 그런 신중한 면이 있는줄 몰랐다며 자기생각이 짧았다 한다.

 

아씨!!!  한번만 더 물어보쥐...

아쉽다 쩌~업...

그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왔따.

 

엄마가 어땠냐고 묻는다.

"그저 그래"

"이년아,어떻게 하든지간에 올해는 시집가야할것 아니야?'

"몰~러"  방으로 뛰쳐들어왔다.

 부끄러웠다.아!!! 수줍다.

 

띠리띠리 띠띠띠 띠띠띠 (애국가 벨소리)

 

잘들어갔냐 전화했딴다.

집앞까지 데려다줘놓고도 걱정이 된단다.

 

호호호.......자상한 사람.

잠잘때도 내꿈을 꿀것 같다.

 

사랑한다 수줍게 얘기했다

그냥 웃는다.

전화를 끊었다.

 

아싸비요....궁둥이춤을 살래살래 췄따.

 

"지랄도 가지가지셔..."

동생이 비웃는다.

 

"그래 이뇬아..지긋지긋한 너와의 동침도 머지 않았다"

대가리를 한번 쌔려주었따.

왜 때리냐면 달랑거린다.

한주먹도 안되는게  까분다.

 

배가 고프다.

라면을 끓였다...으~~흠...

게눈 감추듯 뚝딱 해치웠다.

찬밥까지 말아먹고 싶었지만 뒷날 부풀어오를 얼굴을 생각하며 참았다.

 

아!!!또 언제 만나쥐? 보고싶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