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 18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제가 너무 게으른 탓에 새해가 뜨고서도 한참 후에야 새해 인사를 드리게 되었읍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새해에는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한 복돼지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연말과 새해에 걸쳐서 집안에 크고 작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서 마음이 무거웠읍니다.
저희 아버지 형제가 5남 1녀 이신데 이젠 청주에 계신 큰 고모님과 큰아버지인 저희 아버지,
그리고 다섯째이신 막내 작은아버지만 계십니다.
어렸을적엔 제사 때면 추석,설 같은 명절때면 항상 대식구가 모이던 까닭에
신발을 짝 맞추어 가지런히 놓는것도 큰 일이었고,
전날 부터 모여서 전을 부친다 나물을 다듬는다 시끌벅적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젠 사촌들 끼리도 얼굴보기가 힘들어졌고...다들 집안에 안좋은 일이 있어야만 한번씩 얼굴을 봅니다.
저는 멀리 있다는 까닭에,그나마 사람 도리도 못하고 삽니다.
연말에 오랫동안 투병하시던 둘째 작은아버지도 돌아가시고,이젠 막내작은아버지가 우리의
둘째 작은아버지가 되셨읍니다.
그리고 집안에 크고작은 여러가지 문제들이 있었는데,
저희 삼남매가 모두 미국에 있기 때문에 엄마가 홀로 동분서주 하면서 일처리를 하셨읍니다.
그 와중에 황소같던 우리 엄마도 병을 얻었어요.
갑상선에 혹이 생겼다고 하네요..제발 큰일이 아니길 바랍니다.
엄마가 아프다니까 저는 인터넷을 뒤져서 갑상선에 대해서 알아보았어요.
증상이 저랑 얼마나 똑같은지,제가 오히려 갑상선 환자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차라리 엄마 대신 제가 아팠으면 하는 심정입니다.
제발 의사선생님이 오진하신것이길 바랄 뿐입니다.
23일날 좀 더 진찰을 해야 정확한 치료방법을 알 수 있다고 하네요.
좋은 일은 알려서 기쁨을 두배로 만들고,
궂은 일은 알려서 슬픔을 나누라는 말 처럼...
즐겁지 않은 소식이지만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 저희 엄마 위해서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는 크리스마스 휴가동안 시카고에 다녀왔읍니다.
가서 우리 준원이랑 유나랑 재미있는 시간 보내고,함께 카드도 치고,볼링도 하고,영화도 보고.
.밤에는 신랑 혼자 침대에서 자고,저희 셋이서 침대 밑에 이불을 깔고 손 꼭 잡고 잤어요.
이젠 녀석들이 어찌나 컸는지 조카 준원이는 키도 저만합니다.손 발도 저보다 크구요..
고모를 번쩍 업고 다니는 천하장사입니다.
그래도 무늬만 총각이고 속은 아직도 애기같아요.
밤에 잘땐 무서운 얘기해달라고 해놓고는 무서워서 쩔쩔 맵니다.
유나는 7살인데 통통하던 얼굴살이 쏙 빠지고 이젠 아가씨같습니다.
멋도 엄청 부리고,제 옷도 이것저것 입어보고,립스틱은 섞어서 다 발라봅니다.
저랑 메신저로 얘기할때는 아직 서툴러서 "고모" 라고 친다는게 항상 "곰" 하고 맙니다.
그래서 유나는 저를 "곰" 이라고 부르고 저는 유나를 "윤" 이라고 불러요.
조카들을 보고오니 오히려 마음이 더 무겁습니다.
이쁜 놈들...제가 업어 키웠는데,이렇게 훌쩍 큰걸 보니 커가는게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해에는 저희들 끼리 한복입고서 메신저를 켜놓고 저한테 세배했읍니다.
여름에 뉴욕에 고모보러 오라고 했더니,벌써부터 기대가 상당합니다.
우리끼린 이미 모든 계획이 다 짜여져있읍니다.
만화 100권 빌려서 보기,넷이서 마루에서 함께자기,놀이공원 5번 이상가기,
세상에서 제일 희한한 음식 만들어 먹기,뉴욕 박물관 돌아보기,카드게임 하루에 5시간씩 하기,
버지니아의 앤디 부모님 만나러가기,아파트 수영장에서 매일 바베큐 파티하기..등등..
빨리 여름이 왔으면 좋겠읍니다.
그때쯤이면 이런 춥고 쓸쓸한 마음도 싹 사라지고 뜨거운 행복만 퐁퐁 솟아나겠죠.
아이들과 시끌벅적할 여름을 생각하면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납니다.
항상 마음 속으로는 여러분들 생각했읍니다.
막내 작은 아버지..이젠 둘째 작은아버지네요. 작은 아버지,제발 건강하세요.
항상 저희 아버지 걱정해주시고,여러가지로 너무 고맙습니다.
현수씨..아버님이 빨리 완쾌하시길 바래요..끝까지 희망 버리지마시고 많이 사랑해드리세요.
이 해욱 신부님..지금은 완쾌되셨지만,항상 건강에 신경 쓰세요.산청은 많이 추울텐데 감기 걸리지않게 조심하시구요.
김 기수 신부님..멀리도 아니고 할렘으로 가시는건데도 너무 아쉬워요,
28일날 제가 울지않고 노래해야 하는데 걱정이네요.
이 경수 신부님..10년만에 뵌 모습이 너무 똑같으셔서 놀랐어요..
제가 이렇게 쪼그랑 할망구가 될때까진 신부님은 뭐 하신거예요...언제 또 뵐까요...
장 효원 신부님..항상 SOS 어린이 마을 생각해요..빨리 돈 벌어서 매달 송금해 드려야하는데...
이 창영 신부님..저를 피해 도망 다니시는게 분명한데...언제 왕십리에서 곱창 사주세요.
아마 확인 안하시겠지만 김 도율 신부님..여름에 못 뵙고 와서 너무 아쉬웠어요.
저 많이 늙었어요 하하하 ..........
이젠 옛날의 가녀린 끼아라가 아니라 터프한 중년의 아줌마예요,꼭 함 뵈요.
그리고 항상 좋은 글 보내주시는 레문도 형제님,제가 많이 부족하지만 "주바라기" 모임을 위해
항상 기도하고 마음에 두고 있읍니다. 언젠가 주님이 저를 좋은 일에 써주시길 소망합니다.
진수녀님..건강하시죠? 제가 수녀님 보면서 수녀되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속 좁은 제가 수녀됐으면 큰일 날뻔 했어요. 담엔 신랑이랑 같이 찾아갈께요.
그리고 울 신랑...Global Warming 에 대해서만 고민하지말고,이젠 토끼같은 새끼도 낳아야하는거 아냐? World Peace 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세력확장에 대해서도 생각할때가 된것같은데..
여러분 한분 한분 얼굴을 다 떠올려봅니다.
제가 복이 많아 이런 좋은 인연을 만나게 된것이라 생각하고,또 제가 없는 빈 자리를
엄마가 항상 채워주시기에 이렇게 계속 인연이 닿을 수 있는거라 여겨집니다.
저 혼자서는 제가 아닙니다.
엄마와 함께라야 비로소 완전한 제가 됩니다.
로보트 태권 브이는 그냥 로보트일 뿐이고 철이가 있어야만 무쇠팔 무쇠주먹으로
적들을 물리치는 것처럼,저도 엄마와 함께라야 제 꿈을 이룰수 있읍니다.
저희 엄마 장 소피아 위해서 많은 기도 부탁 드립니다.
엄마,홧팅!
이번에 혹들을 떨치고 일어나면 내가 말했던 황금빤쮸 해줄께
2007 새해에
서 연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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