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3월 27일
너무 오랜만에 소식을 드리게 되었읍니다.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이 있지만....
무소식이 수퍼 메가 울트라 캡� GOOD 뉴스라는 말도 있읍니다.
제가 그동안 말씀 드리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하고 입 안에 가시가 돋는것 같은것을 꾹 참았다가
이제는 말씀 드려도 될것 같아서요.
자...기대하시라, 폭탄선언!!
제가 좀 아파요..
병이 난게 아니구요,엄마가 되려고 몸이 좀 아파요...핫핫핫
세상에 태어나서 몸 아프고 이렇게 기분 좋긴 처음이예요.
이제 임신 11주째구요...다음주면 석달을 꽉 채우게 되네요.
예정일은 10월 15일 정도예요...저는 시간 약속 잘 지키는 편이니까 아기도 꼭 이날 태어났으면 좋겠네요.
지난 3 주일 동안은 정말로 힘들고,식사를 못해서 너무 괴로왔구요..
입덧이 시작되면서 연주를 다 캔슬했을때 정말 왕 짜증 나고...
우리 엄마는 우리를 셋이가 낳으면서도 시부모님 수발 다 하고 살았다는데
왜 난 노래도 못할까하고 속이 상했는데..
생각해보니 체질도 체질이지만,저는 꽃띠를 한참 지난 나이이기 때문에 더욱 몸조심을 하라는 뜻에서
이렇게 휴식 기간을 주는 것이라 생각하고 마음 편하게 지내기로 했어요.
정말,예전같으면 손주 볼 나이에 이제 자식을 보려니 정말 조심,또 조심을 해야겠죠.
이 기쁜 소식을 진작에 전해드리고 싶었는데,
혹시 산신할미가 질투를 해서 안좋은 일이 생길까봐 입 꾹 다물고 있다가 두 번째 정기진단하고,
아기가 모습을 갖추기 시작하는 걸 보고 나서는 말씀 드려도 되겠다는 생각에 이렇게 소식 드립니다.
아직 입덧으로 좀 고생하지만 가까운데서 하는 연주면 만일을 대비해서
비닐봉투 들고 다니면서 연주하고 있어요.
노래할때면 다시 기운이 펄펄 나구요..아기도 잠잠해져요.
실은,저는 아기를 가지고 싶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신랑은 우리끼리 신나게,재밌게,행복하게 살자고 하면서 아기는 빽빽 울기만 하고,
은행잔고를 바닥나게 하는 존재일 뿐이라고
아기 가지기를 너무나 꺼려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제가 아기를 가졌다니까,저만큼 입덧도 하고,
벌써부터 둘째 계획 까지 하고있어요.
하하,제가 신랑의 속셈을 잘 알죠.
지난 크리스마스때 시카고 오빠네 가서 오빠들로부터 "고스톱"을 배우고는 완전 맛을 들였어요.
겨우 패만 맞추는 저를 너무 짜증 스러워했는데 이제 아기가 3살이 되면
당장 고스톱을 가르쳐서 우리 셋이 치면 되고,
둘째까지 생기면 광을 팔면 된다고 하네요...아이구 못살아.
초음파로 본 아기 사진은 너무나 귀엽습니다.
첫 달에는 그냥 동그란 점이었는데,4주 후에는 벌써 팔다리가 생기고 머리와 몸통이 구분되어있고
눈이 생길 자리가 까맣게 보이구요,탯줄까지 선명하게 보입니다.
너무 너무 신기해요.
조그만 점에서 어떻게 4주만에 팔 나올 자리에 팔이 생기고,다리 생길 자리에 다리가 생긴 걸까요?
제법 생김새를 갖췄다지만 아기의 키는 3.59Cm 입니다..너무 귀엽죠?
처음에 초음파 기계를 대니까 오른팔을 흔들고 옆얼굴을 보여줬는데...코가 환상입니다.
(의사선생님은 자꾸 이마라고 하지만,저는 꼭 코라고 굳게 믿습니다)
벌써 돈 나가게 생겼어요..코를 세우는게 아니라 깎아야 할 정도로 높습니다.
신랑이 미국인인게 이럴때 너무 좋습니다...
제발 저와 신랑의 좋은 유전자만 받아서 태어나길 바라고 있읍니다.
아직은 팔 다리가 너무 짧아서 꼭 테디베어같이 생겼읍니다.
신랑은 거의 의사선생님한테 입 맞출 정도로 좋아하고 우는건지 웃는건지 모를 얼굴을 하면서
좋아하는데, 그걸보니 또 살짝 화가 나더라구요.
이렇게 좋아할거였으면 진작 가지지...애기 싫다고 할땐 언제고...
저는 아직 태몽을 꾸지 않았는데,
저희 엄마가 곰이 집안에 들어오는 꿈과 코끼리가 들어오는 꿈을 연달아 꾸셨다네요.
그래서 아기의 태명은 "곰끼리" 입니다.
곰이나 코끼리는 아들 꿈이라는데...신랑은 딸을 낳아서 여자 축구팀에 넣는게 소원인데 어쩌죠?
다음 달이면 아기의 성별을 알 수 있답니다.
아들이든 딸이든 건강한 아기를 낳을수 있도록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우리 조카들은 제가 꼭 딸을 낳을것 같다고 하고
,미국인 친구도 자기가 어려서 집시들 손에 자라서 영기가 있는데
아무래도 딸인것 같다고 하네요..만약 아들이면 그 친구가 키워주기로 했읍니다.ㅎㅎ
우리 신랑도 그 친구말에 탄력받아서 딸 이름만 지어놓고 기다리고 있은데,
아들이면 이름도 새로 지어야겠죠.
딸일 경우, Sophia Chaboon OO Dickenson-Suh 랍니다.
엄마 영세명-차분(우리 할머니 이름)-그리고 부모님이 지어주실 한국이름 순서예요.
아이구,우리 소피아 차분 땡땡이는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해 죽겠읍니다.
아직은 몸무게도 똑같고,식사를 잘 못하면 오히려 몸무게가 줄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신랑은 자꾸 저보고 배가 불러온다고 좋아합니다.
아이구,이 사람아...그건 X배라구....
지금 당장은 그저 맘 편하게 가지고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가끔씩은,제 특기인 앞서 걱정하기,정말 별별 걱정이 다 듭니다.
저는 조카들을 키워봐서 그래도 경험이 있는데,우리 신랑은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데 언제 다 가르치죠?
곰인형을 가지고 아기 안는 시늉을 해보라니까,
고양이가 새끼들 데리고 이동하는 것처럼 목덜미를 들고 잡아올리더군요.
물론 장난인줄은 알지만 심장이 덜컥 하는게...정말 애 키울일 보다 신랑이 더 걱정입니다.
시카고의 오빠도 지난달에 아빠가 되었는데,새언니 미역국 끓여먹여가면서 직장 다니는데,
신랑한테 말하니까 다 할수 있다고 큰소리 뻥뻥치는데 제눈을 못 쳐다보더라구요.
또 연주라도 있으면 어쩌지...
배 나오면 드레스도 못 입을테고,막상 아가가 태어나면 업고 가서 노래를 해야하나...
아기를 소포로 한국으로 보내야하나...아이고,이런거 생각하다보면 살이 쑥쑥 빠집니다.
엄마가 간단하게 한마디 하시더군요.
낳아놓으면 어떻게든 다 된다....구요...정말일까요?
엄마도 작년에 디스크 수술하시고 허리도 안좋으시고,지금 건강도 안좋으신데
아기를 봐주시기엔 너무 힘드시고,
오히려 제가 엄마를 돌봐드려야 하는데 말이죠.
제일 좋은 방법은 고스톱 칠 줄 아는 베이비시터를 구해서 아기도 봐주고,
신랑도 봐줄 수 있는 사람이면 좋을텐데요.
그래도 이런 걱정은 잠시구요..새 식구가 생긴다는게 너무나 기쁩니다.
너무나 감사하구요..
큰오빠가 기도를 하니까 다 들어주시더라고 하면서 제게 묵주기도 할것을 권유했어요.
그때부터 기도하기 시작했는데,정말로 아기도 가지고 되고
,대학에서 오페라 코치로 일하게도 되고,
다른 소프라노가 아프다고 대타로 연주를 부탁했을때
제가 이틀만에 모든 노래를 준비할수 있도록 해주시고..
이제 아기가 팔다리 길쭉하고 금발에 파란눈이길 기도해볼까 해요.
제가 늦은 나이에 보는 아기예요.
너무나 소중한 생명이니까 건강한 아기 낳을수 있도록 많이 기도해주세요.
다음 달에 아기의 성별을 알게 되면 사진도 올려드릴께요.
안녕히...
서 연준 + Sophia 11/40 weeks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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