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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Chicago

고향의 타는 단풍이 그립습니다.

                                                         2005년 10월 19일

제가 늘 존경드리며 사랑하는 여러분!!!

그동안 모두들 평안 하셨는지요?

 

지금 한국은 만추의 황금빛 들판에 벼이삭이 고개를 숙이고 설악산 단풍도

불꽃같은 정열로  온 산을  붉게 물들이고 있겠지요?

 

이곳 시카고 역시...

조금씩 깊어가는 가을은  하늘을 더욱 청아한 남빛으로 물을 드리고

새벽 아침의 기러기떼는 바쁜 날개짓으로 고향길을 재촉하나 봅니다

수백마리의 기러기 떼가 한줄로 나란히  나란히 ....

시카고의 마지막 여정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되새기듯이

우아한 날개짓으로 포물선을 그리며 청명한 이 아침의 눈부신 태양을 가로지르며

하늘 높이 비상하고 있네요

 

녜...

모두들 때가 되면 고향이 그리워 지는건 금수라고 다를바가 없나 봅니다.

저도...지금껏 손녀딸 뒷바라지에 시간 가는줄 몰랐었는데...

이렇게 그리운 이들로 부터 반가운 서신을 받자오니

더욱 고향생각이 간절해 집니다.

 

제가 늘 존경하며 사랑하는 여러분들 께서는 모두들 가내가 두루 평안 하시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계시는지요?

이곳에서 늘 뉴스를 접하다 보면 ...

어느덧 제 마음은 다정한 지인들과 한덩어리로 어울려 하하 호호 웃으며 

청계천의  징검다리에 뛰어놀고 싶어 집니다.

 

오늘 아침은 유난히도 날씨가 쾌청해서 학교길에 유나를 데리고 나서니 ...

밤새내린 이슬로 잔디는 영롱한 구슬을 머리에 이고 풋풋한 풀향기를 뿌려 주는데...

이웃하고 있는 집들은...

마치도..비눗물에 깨끗이 씻어 맑은 물로 행구어 논 분청사기 그릇 처럼

어쩌면 그리도 반질 반질  푸른빛이 도는지...

지은지 18년이 지난 서울의 우리집과 은연중에 비교 하게 됩니다.

 

이곳이 제 아무리 공기가 맑고 깨끗해도...

서울의 내집에 는

이 세상에서 제일 잘생기고..

이세상에서 제일 듬직하고

이 세상에서 제일 효성깊은 사랑하는 손주  우리 준원이가...

이 할머니가 한시바삐 돌아오기를  매일밤 성모님께 기도하고 있다니 ...

저도 우리 준원이 보고싶어  한시 바삐 돌아가고 싶은 마음

 "일각이 여삼추"란 고사가 실감나게 됩니다

(우리 준원이  진짜 진짜 착한이 표 손주랍니다)

 

늘 그렇지만...

오늘 아침도..안사돈 어른이 사랑이를 태우고 유나를 라이드 하러 오셨어요

매주 화요일은 음악시간이 들어 있어서..

언제나 청바지 차림으로 등교하는  유나도 들은 풍월은 있는지라...

음악수업이 있는 날은 드레스를 입고 가길 원합니다

지가 무슨 고모나 되는줄 알고서리...

왜  드레스를 입고 가야 하느냐고 제가 물었더니만...

음악을 하면 당연히 드레스를 입어야 한다고,,

고모도 음악 연주 할때 드레스를 입지 않느냐고 ..아주 당연하다는듯 말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고이 아껴 두었던  이태리제 굳셀라 원피스로 치장을 하고

 새벽부터 일어나 머리단장  하는데 아깝게도 20 여분을 허비 하느라고

 요거트 한숫가락만 먹여서 데리고 나섰읍니다

학교는...걸어서도 10분이면 족한 거리인데..

사부인께서  운전하는 차를 얻어 타고 골목길을 빠져 나가려니

세상에....

함지박 만큼 커다란 새벽달이 서쪽하늘에  걸려있는데

동쪽 하늘에는 붉은빛 구름 사이로 마치도 눈을 멀게 할듯

찬란한 빛은 내쏘는 태양이 달과 마주 보며 올라오는것이 참으로 ..장관이 었습니다.

이런 무공해의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접하게 되면 ..

제일 먼저.. 제가 사랑하는  여러분들의 얼굴이  떠오르게  됩니다. 

특히나 프란치스코 신부님...

신부님 께서는 이런 공기맑은 곳에 계셔야 하는데...하구요

 

지난 일요일엔 ...

우리 새아기의 둘째이모님의 초대로 먼델라인의 수도원에 다녀 왔어요

3000에이커의 대지에 성당이며 기도실이며 ...

무공해 청정지역이란 이란거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더라구요

거기다 인공으로 만든 호수는 어찌나 넓은지 ..

 수도자들이  여가시간을 수도원 안에서 보낼수 있게 세세하게  신경 쓴것 까지

참 부러웠어요

세상과는 울창한 수림으로 구분 지어져서 수도원 안은  마치 천상이 그러하듯

공기마져 다른 느낌이 들더라구요

 

수도원은 어떤 할머니가 젊은 아들의 죽음을 슬퍼해서

 아들을 위해 기도하는 공간을 마련하려고

수도원에다 3000에이커의 땅을 기증했는데

수도원 한가운데 아들의 무덤이 청동의 비문과 함께 보존 되어 있었어요

그 무덤을 바라 보면서...

이 세상에서 모성애 보다 더 크고 넓은것이 없다..하는 생각에

저 자신은 제 아이들을 위해서 무엇하나 한게 없으니 부끄러운 마음에 얼굴이 붉어 지더군요

 

안 사돈의 언니와 다정하게 손을 맡잡고  모처럼 한가하게 일요일을 보냈답니다

그러고 보니 참...이곳엔 사돈댁 밖에 없으니 ..

제가 만나고 교류할수 있는 사람들은 ...사돈댁의 형.제.자.매 사돈의 사돈과 ..

옛말에 사돈의 팔촌 이라더니만...제가 바로 그짝이 났습니다

저야 말로 사돈의 팔촌들과 어울려서 불갈비 파티다 낚시다 뭐다...

 

녜...

주로 우리 안사돈의 언니들과 이웃사촌 처럼 어울려 수다도 떨고 ...

 엇그제는... 제 주특기...여러분들 다 잘 아시죠?

장소피아는 김치 잘담근다고 소문난 짜~~~하단것

물론 시카고 일원에서 먹어본 사람들은 다 앱니다

 

일리노이 최고의 김치맛이란걸.. ^^

 

왜...그런것 있잖아요

못난 사람은 잘한다 잘한다 칭찬하면 행주에도 풀한다고....

모처럼 김치담그기 시범을 보이느라 ...

 제가 디스크 수술한걸 그만 깜빡 잊어먹고서리

 총각김치  무려 35단 ,,, 김치 담궈주고 왔다니까요...

사실 담그면서도 ...이곳 총각무우가 한국같지 않아서 맛없으면 어쩌나 ...

속으로 성모님께 기도 까지 했답니다 제발 맛있게 익어 달라구요

아마...제가 여기서 이런짓 하고 있는줄 알면...

우리 남편 요한씨  기절초풍  넘어 가실꺼예요

안보고 못본게 천만 다행 아니겠어요?

 

어쨋거나   수술 후유증에 시달리지 않고 이렇게 편안하게 잘 지낼수 있는것도

 모두 여러분들의 염려와 사랑 덕분이란것 저 장소아는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손녀 딸도 요즘은 조금씩 파니스를 이해 하기 시작하고

 동화책도 하루에  서너 페이지씩 읽고 있구요

영어라곤 한마디도 못하던 것이...땡큐 한마디는 엄청 잘합니다

사실 그것도 부끄러워서 잘 못했는데...

지 삼촌이  tv보면서 방귀라도 뀌고 시치미 떼고 있으면

 옆에서 우리 유나가 대신

"익스큐스미 " 익스큐스미"삼촌이 말할때 까지 연발 합니다 ^^

 

녜 ...이제사  미국이란 나라에 물들어 가는게 조금씩 보입니다

 

그립고 보고 싶은 여러분!!!

저는 이곳 시카고 에서 늘 여러분들의 다정한 얼굴을 한시도 잊어 먹은지 없습

니다

 

언제 어디서나...

온갖 어려운 청탁 단 한번도 거절안으시고

기꺼이 해결해 주시던 우리 프란치스코 신부님.

언제나 바쁘신 시간중에도  미소한 소피아의 안부를 염려해  글월 주시는

기독교방송국 안윤석 본부장님.

맑은 영혼의 소유자 아름다운 은율시인 이신 정 안토니오씨

만학의 바쁜 나날 중에도 잊지 않고 안부 보내주는 세심한 장은정 아네스.

아름다운 시와그림엽서로 시카고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고마운 여고 동창생 인정 희선 옥수 ...

늘 고마운 아우들 다리아 마르시아 루시아 로사 ........

 

그밖에 ..저의 처지를 너무나 잘알고

제딸 연준이를 위해서 언제나 잘되거라 기도해 주시는

금호동성당  성가대원 그리고 교우 친지 여러분들..

 

저 소피아는 언제나 여러분들의 가정에 만복이 깃들기를 기도드리며

만나 뵈올때 까지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기를

좋으신 아버지 우리 주님께 기도 드리겠습니다

내내 건강하시고 기쁜 나날 들 보내소서

 

특별히 이 라파엘 신부님과  김도율 쥬세뻬 신부님

,cck의이바오로 신부님  하 가브리엘 신부님께 따로 서신 전하지 못함을 용서바라며

하느님의 크신 사랑이 늘 신부님 들과 함께 하심을 간원 드립니다.

 

 

 
언제나그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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