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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Primadonna Yeonjune-Suh

앙~~더워!!!

                                                                                                        2005년 7월 28일

오늘 뉴저지 99도 기록!!!

35도가 넘는 폭염입니다.

어제밤에 텔레비젼 틀어놓고 자고 있는데 (신랑이 없으면 항상 TV 켜놓고 잡니다..무서워서)

갑자기 푸더덕~ 하는 소리가 나는거예요.

순간적으로 벌떡 일어나서 비몽사몽간에 두리번 두리번 거리는데 정체불명의 소리가

에어컨에서 나는 거예요.

순간적으로 "앗! 새가 끼인게야~~" 하면서 더욱 공포스러운 분위기로 몰입하는데,

모기라면 모를까 새가 에어컨 박스 안으로 끼어 들어갈 일도 없고,아무리 새대가리라고 설마

죽을려고 뛰어들었겠나 싶은거예요.

 

에어컨 앞부분을 뜯어내고 한참을 들여다 보았읍니다.

그리고..... 다시 닫고...보면 제가 뭘 알겠어요..

아이고,윌리한테 또 돈 뜯기겠구나 하고는 선풍기 틀어놓고 잤는데,

(우리 아파트 관리인인데 못 하나 박아주고도 꼭 돈 챙겨갑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보니 선풍기 바람을 직접 쐬면서 자서 그런지 목소리도 걸걸한 것이...

짜증 백만단이었어요.

 

밝을 때 다시보자 싶어서 에어컨 열고 다시 봤는데...윽! 먼지 좀 봐...

시원한 바람은 나오는데 꼭 운동화 몇짝 세탁기에 넣고 돌릴때 나는 소리가 나는거예요.

정신 사납게스리..

그런데 너무 더워서 돈 아까운 생각보다 이러다 질식해서 죽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윌리를 불었어요.

아침 9시에 불렀는데 12시까지 깜깜 무소식.

슬리퍼 딸딸 끌고 내려갔더니 로비에서 수다 떨고 있더라구요.

"윌리야~ 너 내가 아까 아침 나절에 불렀는데 왜 안오는거야?"

더워서 귀챦아서 안 왔답니다.

"윌리야~ 지금 같이 올라가서 에어컨 봄 봐주지 않으련~~"

점심 먹고 온답니다.

9시에 아침 먹고 12시에 점심 먹고..아무리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라지만 넘한거 아녜요?

 

두시간 이나 후에 윌리도 아닌,그의 수하 중 한명이 올라왔더라구요.

점심먹고 낮잠까지 자고 왔나...

에어컨 뜯고 안에 살펴보는데,더울까봐 서비스 차원에서 선풍기도 그 쪽으로 틀어주고..

아파트 관리인들이 상전이예요.

그런데 이 '레오' 라는 사람이 착하긴 엄청 착한데 영어가 너무 짧아서 설명을 못하는거예요.

이태리어랑 영어랑 섞어서 "께 체?" 하니까

두 손으로 '둥글게 둥글게' 동작을 하다가 '곤지 곤지' 동작을 하다가 "피윳!" 소리를 내더라구요.

제가 알아듣기로는 안의 모터가 잘 돌다가 지금은 나사 하나가 빠져서 "피윳!" 끊겼다는...

 

지금 저는 한국어도 잘 안되고 영어도 잘 안되고 제 삼 외국어만 잘 합니다.

거기다 제스쳐는 그냥 팍팍 감이 옵니다.

 

우리가 한참 손짓 발짓으로 대화를 하고 있는데 윌리가 어슬렁 거리면서 오더니만

새로 사랍니다.

 

그럴줄 알았읍니다.

제가 공돈이 생기면 꼭 쓸 데가 생기더라구요.

신랑한테 전화하니까 더운데 있지말고 시원한 서점에 가서 놀고 있으라고 합니다.

신랑은 밤 12시나 되야 올텐데,10시간을 버티기에는 좀 무리가 있을것 같고..또..

흐유...서점까지 걸어갈때 다 익겠다....

그런데 레오가 손을 대고 나니까 시끄러워도 찬바람은 나오던 에어컨이

이젠 더운 바람을 뿜어내는 거예요..아쉬워서 그냥 틀어놓을려고 했는데....

그래서 지금 삼순이 양머리 처럼 물수건 뒤집어 쓰고 목에다가 물수건 하나 걸고..

밭매는 봄처녀 같은 복장으로 더위를 견디고 있읍니다.

 

어제 선풍기 때문에 목소리가 좀 이상한 것 같아서 노래 연습을 했는데

(불쌍한 우리 노래하는 사람들...컨디션이 안좋으면 쉬어야 하는데,더욱 기를 쓰고 연습하게되요)

고음좀 내주고 하다보니 방 안 공기가 더 뜨거워졌어요.

 

신랑이 궁금했는지 전화를 하네요.

"킹 사우나. 홧 캔 아이 두 포 유?" (킹 사우나입니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킹 사우나는 뉴저지에서 유명한 사우나인데 신랑이 한번 가보고 너무 좋아해서

자꾸 가자고 조르는 곳이예요.

"......."

"여기 진짜 더워서 킹 사우나 같아" 하니까 신랑이 웃더라구요.

웃음이 나냐...씨

근데 신랑이 일하는 대학은 너무 추워서 자기 뜨거운 차 마시고 싶다고...

염장을 지릅니다.

 

내일 아침에 일찌감치 나가서 에어컨 사와야겠어요.

실은 우리가 달아놓은 에어컨은 친구한테 싸게 산..거의 껌값에..그 이름도 찬란한

"금성" 제품입니다.

신랑은 "Gold Star made in Korea"  하니까 "금" 자 들어간다고 엄청 비싼줄 알아요...휘유~

에어컨 값보다 창문에 달아주는 수고비로 윌리한테 뜯긴 돈이 더 많아요.

 

내일은 윌리한테 수고비를 주어도 아깝지않을 제품을 사서

대대로 물려주고 가보로 정해야겠어요.

 

에고...돈 나가는 소리

술~~ 술~~ 술~~

 

더위먹은 연준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