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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메세지

하느님께서 나를 이곳으로 불러 주셨나봐


2024.8.17일


8월 5일 경추척수증 수술로
순천향병원 입원...

저는 대우푸르지오로 이사하기 전까지는 몰랐습니다.
하느님께서 저를 이곳으로 불러 주셨다는 것을...

한 달에 한번 치르는 반모임에도 한국에 있는 동안은 빠짐없이 참석했고 반원들과의 통성명 인사 후에도 왠지 쭈볏쭈볏 가까이 다가가기가 힘들어 아파트 마당에서 마주쳐도 목례로 지나칠 때가 많았습니다.

일 년이면 6개월 이상을 미국에서 머물러야 하는 나는 누구에게도 부탁할 곳이 없어  2년 동안은 아파트 문을 잠그고 출국했었고
같은 층에 사시는 최순임 루시아반장님과 우연한 기회에
내가 처한 사정을 이야기했더니 그렇게 오랫동안 2년 동안이나  빈집으로 문을 닫아 놓으면 집이 빨리 망가진다며 내가 괜찮다고 하면 출국 후에 며칠에 한번 시간이
날 때마다 공기순환도 시키고 겨울에 동파방지로 불의의 사고가 생길 수도 있으니 들며 날며 보살펴 줄 수 있으니 외국에 체류하는 동안 마음 놓으셔도 된다는 말에 집 비밀번호를 알려 주고 만일의 경우를 생각해서 큰 집을 혼자 다니기에 불편하다며 구역장이신 임희숙 세셀리아 님과 함께 집을 관리해 주신 게 4년이 넘었습니다.

대우아파트로 이사한 지 7년째
그동안의 신세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이번 귀국후 진단받은 목 디스크수술을 앞에 놓고 얼마나 난감했었는지..

3년 전부터  아무리 조심해도 걸음걸이가 술 취한 사람처럼 조심할수록 더욱 비틀거리고 휘청거려 3년 동안 온갖 검사를
다 해봤지만 원인을 알 수 없어 마지막엔 델라워어에서 2021년 부활대축일 식사 나눔에서 감염된 코로나의 후유증으로 평생 가지고 가야 할 증상이라고만 생각했었지요.

특히나 주일 미사 때 봉헌 행렬이나 영성체처럼 천천히 걸을 때는 쓰러질까 봐 한걸음 한걸음 의자를 붙잡고 걸었고 3년 동안 손가락이 구부러 지지 않아 칼질을 잘 못해도 그냥 노인성 관절염 인가 생각했는데

올해 6월 11일 귀국한 후
9988 정형외과에 무릎 연골주사를 맞으러 갔다가 오랫동안 시달려온 등 통증과 목이 좀 뻣뻣하다는 내 말에 의사 선생님께서 등과 목을 한꺼번에 MRI를 찍어 보자고 하셨고
확인결과 등과 목에 심한 디스크증상이 보인다며 바로 수술 날짜를 잡자고 해서 수술 전 검사를 다 해놓고 집에 와서 생각하니
정형외과 전문의는 맞지만 2년여 동안 잘 먹지를 못해 쇠약해진 내 체력이
목디스크와 등디스크를 수술하기 위해 일주일 전신마취를 두 번이나
한다면 체력이 받쳐주지  못해 큰 사고로 이어질것 같아 순천향병원 예약일에 맞춰 MRI를 카피해 가지고 갔습니다.

2017년 두 번째 디스크수술을 집도해 주신 정형외과 이재철교수님
께서 내가 가져간 MRI와 순천향에서 그 날찍은 CT를 자세히 살펴보시고
내가 휘청거리고 비틀거리며 걷지는 않느냐고 물으시고
CT를 본 소견은 목 디스크 4.5.6.번경추가 척수를 누르고 있어일 이미 중추신경이 손상을 입고 있고 있는데 한번 손상된 중추신경은 되돌릴수가 없다고 말씀하시며 하지로 내려가는 척수신경을
경추에 새 부리모양 지라난 뼈가
누르고 있기 때문에 손이나 손가락 사용이 불편하지 않았냐고 물으셨는데 제가 3년 전부터 손가락이 잘 펴지지 않고 주먹이 쥐어지지 않는다고 말씀드리니 4.5.6. 번 경추가 척수를 눌러서 뇌에서 보내는 운동신경을 제대로 전하지 못해 걸음도 비틀거리며 걷게 되는거라고 양손을 깍지 끼고 목뒤에 올리고 병원바닥의 일직선을
걸어보라는데 한 발은 겨우 디뎠지만 두 번째 발걸음부터 비틀거려 걸을 수가 없었습니다.

심한 목디스크에다 4.5.6번 경추 목부분이 새의 부리처럼 뼈가 자라나
뼈를 깎아내야 하는 고난도 수술이라고 말씀하셨고 만약 수술은 교수님이 하시지만 수술 이틀뒤 해외 세미나에 참석하기로 되었는데
입원 중 치료나 회진을 할 수 없어 다른 교수님께 부탁해야 하는데 그래도 괜찮겠냐고 하셨지만 교수님의 빼어난 실력을 알고 있는 저는 서슴없이 수술을 받겠다고 해서 8월 5일 입원해서 6일 날 수술받기로 결정되어 입원의뢰서와 동의서를 받아가지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에 돌아왔지요

우리 루시아 반장님
약사로서  이곳저곳 약국 근무가 끝나면 저녁 9시가 넘는 시간임에도
귀찮다 불편하다 생각 없이 전심을 다해 친 형제의 일처럼 지금껏
나와 우리 집을 돌봐왔고..

장부님이 사경을 헤멜만큼  편찮으신 중에도 내 집 내 형제의 일처럼 달려와 모든 일을 해결해 주시는 구역장님이 있어 얼마나 마음 든든했는지 모릅니다..

작년에 받은 담낭적출수술도 거뜬히 이겨내고 5일 만에 퇴원했고 집안 살림도 시장보기도 가능했으므로 목디스크 수술도 간단하려니 생각했고 지금 나 혼자 있으면서 누군가는 수술동의서에 사인을 해야 입원 및 수술이 가능하다니
걱정스레 달려온 반장님이 내 입원날과 수술날이 근무라서 동반은 못하지만 동의서 사인하고 주민등록증을 줄 테니 본인확인때 필요하고 전화로 확인해 줄수 있다고 걱정 말라고 해서 한시름 놓았습니다..

그리고 8월 3일 입원이 이틀 남았기에 동의서 사인을 받아야 하는데
그때 처음으로 동의서를 자세히 읽어보면서 약건 검은 부분의 내용들은 돋보기를 쓰고 읽어 보았는데

청천벽력 같은 내용이...

만약의 경우 수술당사자가 사고를 당했을 때 의료비 최대 5000만 원까지 책임을 진다는데 동의한다는 서류였습니다.

그 문항을 읽은 저는 눈앞이 캄캄하여
잠시 앞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누가? 어느 누가?
만약에 수술 중 사고사를 당한다고 가정하면
누가 나를 위해 5000 만원이란 거금을 책임진다고 사인을 해줄까?
물론 병원비를 하이패스로 등록해 놓았고 아이들이 병원비를 다 물어주겠지만 어느 누구한테도 말을 못 하고 고민에 떨고 있을 때 제가 수호천사라고 부르는 우리 구역장님
이 방문해서 동의서 작성은 끝났느냐고 물었는데 대답대신 눈물만 나는 것이었어요..

이 동의서 때문에 수술을 포기해야겠다고...
이 동의서 검은 부분에 잘 보이지 않게 적혀있는 글자가 바로 환자의 만약의 상태에 대비한 수술비용 등 최대 5000 만원을 대신 갚는다는 동의서라고..
이걸 보고 어느 누가 모든 책임지겠다는 사인을 해 주겠냐고...
나는 누구에게도 이 동의서 만은  내어놓을 양심 없는 사람 되기 싫다고..

그랬더니 구역장님이 동의서를 낚아채며 형님이 꼭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5천만 원이 문제냐고 내가 모든 책임질 테니 사인하겠다고.
입원하는 날 내가 모시고 갈 테니 마음 편히 계시란 말에 고마움과 감사함 그리고 이웃의 따뜻한 정에 감동되어 둘이서 끓어 안고 얼마나 울었던지..

내가 홀로 귀국해 일가친척이 있어도 나를 도와주지 못하는데
성당반상회를 통해 인사를 나눈 교우들이 아무런 의심 없이 두려움 없이 형님이 수술받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면 우리도 은퇴 후 삶이 가난하지만
5천만 원이란 거금도 두 번 생각할 필요 없이 내가 책임지겠다며
나를 힘내라고 다독이며 돌아 가는 세실리아 씨의 모습이 날개 없는 천사로 보였습니다..

작년 담낭염 때도 입퇴원은 물론
4일 동안 병상에서 나의 뒷바라지를
간병인을 부르려고 했는데
무슨 소리냐며 내가 전문적인 간병 지식은 없지만 형님을 간병인에게 맡길 수 없다며 5일 동안 꼬박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내게 매달려 보살펴준 세실리아구역장님
올해 또다시 크나큰 은혜를 입음에
이것이야말로 내 삶을 들여다보고 예견하신 하느님께서 나를 위해 도움의 날개를 펴고 있는
수호천사들이 살고 있는 대우아파트로 불러오신 게 아닌가 싶어 나를 천주교인으로 불러주시고 모든 어려움을 교우들의  도움으로 해결해 주시는 ...

전능의 하느님
자비의 하느님
사랑의 하느님께
무한한 경외심과 감사함이
눈물 되어 뺨을 적십니다.

이 척박하고 살기 어려운 세상에
이웃의 아픔에 동참하며 소소한
작은것은 물론이고 생각지도 못할 만큼의  큰 난관에 처했을때도
서슴없이 도움의 손길을 펼쳐
꺼져가는 한 사람의 생명을 지켜준..


이 시대의 진정한 수호천사이신
우리 금호동성당
임희숙구역장님과
최순임 루시아 반장님께
감사를 올립니다.

하느님 이 두 분에게 천상의 날개를 내리시어
더 많은 선행과 덕을 베풀 기회를 주시기를 우리 주 예수그리스도의 이름 받들어 기도드립니다..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