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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우아하게

백년만의 외출..

2023.10월 10 일
삼성동 현대백화점 푸드코트.

출국날을 받아놓은 나를
떠나기 전 얼굴 한 번은 더 봐야 한다며 귀한 시간 쪼개어 달려와 준 네 명의 여고동창생들

멀리 혁신도시 김천으로 이사한
오랜 절친 광희.
유일하게 동창생 중 자연그대로인 백발머리는 나와 광희뿐..
그래서인가 더욱 절친인 광희
대체 우정이 무엇이라고..
교통편이 서울과 달라 불편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번 걸음 하기도 어려운데 벌써 세 번씩이나 먼 길 마다하지 않고 나를 만나러 와줘서 고맙기 짝이 없다.

5월 말 내가 입국하기 전
갑자기 쓰러져
뇌종양 판독을 받고 수술을 받은 후 연락이 끊어져 친구들의 애를 무지무지 태웠던 숙자~

뇌 수술 후 몇 달간  요양병원에서 재활치료받느라 어느 누구와도 소통이 단절되어 환후가 어떤지
가슴 졸이던 숙자가 불현듯 눈앞에 나타나 얼마나 반갑고 기뻤던지..
그러고 보니 나와는 1년 만에  마주하는 반가운 얼굴..
뇌수술 환자 답지 않게 모자를 쓴 모습이 10년은 더 젊어진 건강한 몸이 되어 달려왔네.

멀리 수지에서 달려와 준 옥수는
나는 생전 처음 듣는 유명한 빵집 이성당의 화과자를 4박스나 들고 와서 나누어 주었다.

수술 후유증으로 입맛이 떨어진 내게 푸드코트의 음식냄새는 속을 뒤집고 있지만 나와의 작별을 위해 멀리서 달려와준 친구들의 우정이 너무나 고마워 울렁대는 가슴을  친구들 몰래 누르고 또 눌렀다.

점심은 옥수동친구 성희가 사겠다며
우리를 자리에 꼼짝 못 하게 앉혀놓고
의기투합해서 결정한 회덮밥..
우린 다 같은 영주태생이지만 회를 못 먹는 나만 빼고는 다들
생선회 먹기  선수들..
광어회를 올린 회덮밥 이걸 어쩌나 싶었는데 웬걸 이리 맛있게 먹기는 일 년 만에 처음이다.

쫄깃쫄깃 식감이 살아있는 광어에
아삭대는 각가지 야채들을 초고추장에 비벼 먹으니
세상 맛있다~
얼마나 맛있게 먹었던지
그릇엔 밥풀떼기 하나 남기지 않고 씻은 듯이 Clear~~ㅎㅎ

아 살았구나
입맛 살려주는 생선회덮밥~

친구들 덕분에 입맛을 찾은
오늘은 즐거운 날 특별한 날~
친구들아 석별의 정을 나누러
먼 길 마다하지 않고 달려와준
그 사랑
그 우정 참으로 고맙데이
너희들의 변함없는 사랑 오래오래 기억하며 기워 갚을 날이 있을 거야
그때까지 모두들
건강하고 행복하길 기원한다.

다시 만날 때까지 잘 지내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