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5.9일
네이퍼빌...
길 건너 잔디밭에 소년들의
즐거운 비명소리...
바깥을 내다보니 이웃 소년들이 모여 하늘로 날아오르는 연(鳶)을 보며 좋아라 외치는 함성이
주방 문 밖에서 들려온다.
참으로 오랜만에 만나는
연 날리는 소년들..
내 어릴 적 정월이면
아버지께서 대나무 살을 깎아 창호지를 입혀 방패연이며 꼬리연을 만드시고 대나무 얼개에 튼튼한 무명실을 감아주면 오빠들이 좋아라 신나서
연을 날리러 학교 운동장이나
너른 들판을 달리며 하늘로 연을
띄우던 생각이 난다..
몇 번씩이나 뱅글뱅글 제자리에 맴을 돌다가 땅바닥 풀썩 떨어지며 오빠들의 애간장을 녹이던 연..
어찌어찌 연줄을 잡고 뛰어다니다 보면 불어오는 세찬 정월바람을 타고 세 개의 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하늘높이
연이 솟아오르면 그제야 줄을
감았다 풀었다 하면서 누구 연이 더 높이 오르나 내기하며
높이높이 연이 오르면
춤추듯..
뛸 듯이..
기뻐하던 정월 찬 바람에
손등 곱아 입김 호호 불던
오빠들의 모습이 생각나는데...
이곳 네이퍼빌에서 소년들의 연
날리는 모습이 어찌나 반가운지
분명 저 아이들은 코리안?
아니면 차이니스들이 아닐까?
한 시간여 너른 잔디밭을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아름다운 채색으로 치장한 꼬리연을 날리는 모습을 보며 어렸을 때의 아련한 추억이 흡사 한 편의 파노라마처럼
떠 오른다.
인생무상...
단발머리 어린 시절
그리고 굴러가는
가랑잎만 보아도 깔깔댄다는 꿈 많은 소녀시절을 회상하다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어느새
백발의 할머니가 되어있네.
꿈 을 먹고 사는
어여쁜 소녀 들아~
희망을 품고 사는
씩씩한 소년 들아~
즐겁고 기쁘게 살거라
너희들이 살아갈 행복한 나라
평화롭고 아름다운 지상천국
실낙원이 바로 이 땅 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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