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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셋째 동서와 의 해후

2022.10.29일 토요일.

셋째 동서와 의 해후

이게 얼마만의 만남인지..

같은 서울하늘아래
살면서도 나는 나대로
동서는 동서대로
저마다의 사연과 생활이 있다 보니 흡사 이산가족처럼 살아온 몇 년 세월..
돌이켜 생각해 보니 요한 씨 작고하신 후 벌써 6년이 지나 도록
만나지 못한 동서와의 해후다..

해를 거듭할수록 이러다가 죽기 전에 못 만나지 싶은 생각에 올해는 귀국하면 무슨 일이 있어도
동서를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연락을 했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은 늘 안부를 주고받았지만 나와 동갑나이인 세째동서는 늘 잔병을 달고 살아서 좀처럼 만남이 이루어지질 않았는데 올해도 못 보면 이제는 이제는 코로나로 상면도 못하고 세상이 끝날까  싶었는데 이번에는
토요일에 시간을 내어 우리 집을 방문한다니 더없이 반가웠다.

나처럼 어지럼증으로 보행이 어렵다며 조카딸 난영이가 부축을 해서 어려운 걸음 해준 동서가 고마웠다.

지나간 40여 년..
제삿날이면 다섯 동서가 모여
제수음식을 장만하고 사촌들
식구까지 열가족이 제사가 끝나면 우리 집 골목은 형제자매들 가족으로 극장이 파한 것처럼 웅성대곤 했었는데 집집마다 가장을 먼저 떠나보내니 명절도 각각
차례 모시느라
못 만난 지가 어느덧 십여 년..

참으로 힘들었던 맏며느리 시절
홀가분해진 지금은 오히려 벅적대던 그 옛날이 그리워진다..

늘 병치레를 달고 사는 동서지만 모처럼만에 만나니 옛날보다 더 곱상해진 얼굴이 주름살 없이 젊어 보여서 안심이다..

코로나 후유증이 심한 내게
상등급 한우를 한 보따리 사
가지고 온 동서랑 모처럼 봉골레파스타를 앞에 놓고 지난 세월
덧없음에 신세한탄 넋두리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전사에 없던 지긋지긋한
코로나로 우리들의 생명도
촌각에 다다른 듯
시절이 하 수상하니 서로서로
건강 조심해서 내년에도
기쁜 만남을 갖자고 굳게 다짐하며 멀어지는 동서의 비쩍 마른 뒷모습이
자꾸만 눈물 속에 아른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