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6.27. 햇빛.쨍쨍 맑은날.
민들레와 숨바꼭질
그저께 부터
어제 오늘..
내리 사흘 동안
평생 동안 해 본적없는
상 노동꾼 모드
민들레 캐기..
300 여평 넓은 잔디밭이
어느사이 크로버와 민들레가
야금야금 잔디를 비집고 세력을
키워 나가는 구나..
내 이놈들을..
사흘전 부터 작심하고 호미들고
민들레 소.탕.작.전. 돌입..
근데 이게 장난이 아니네~
디스크 수술 두번에
허리에 박힌 철심 6개
수술을 받고 재활치료도 열심히 했건만
주저 앉는게 불가능 이다.
어쨌든지 이 노무 민들레 들을
소탕해야 밥값을 하겠기에
한나절 엉거주춤 ㄱ자로 구부리고
민들레 캐기에 올인 했더니
내 꼴을 본 아들 왈
백발 노인이 구부리고 풀 뽑는
모습을 동네 사람들이 보면
노인학대라고 아들 잡아가요~
제발 시원한 실내에서 편히 누워서
드라마 시청이나 하세요~쫌..
애원이다..
그런다고 먹은 맘 변할리가..
한 낮 땡볕을 피해 시원한 6시경
작업 좀 해 볼까 했더니
웬걸
내 못 살아..
잔디밭에 숨어있던 모기들이
너 잘 만났다 싶게 달겨든다.
이 여름 31도 에도
웬지 춥다고 느껴지는건
나이 탓 이련가
봄서 부터 이날 입때까지
긴바지 긴소매를 장착하고 있으니..
들어내 놓은 곳 이라곤
목이랑 얼굴..
앵앵 소리도 요란하게
사정없이 공격이다.
에잇 이눔 모기 시키들 땜에
이 짓도 못해 먹겠다.
모기때문에 신경 쓰느라
호미질이 제대로 안되네..
첫날이라 그런지
의욕은 앞서는데 생각처럼
정 조준이 안되니 한뿌리 캐는데
예닐곱번 호미 질 해서 뿌리는 못 캐고
잎사귀들만 우수수 떨어진다
젠장 맞을...
나이 먹었다고 호미질도 내맘대로 안되고
모기는 죽자살자 달려들고
비닐팩 으로 민들레 한봉지 캐고나니
코에서 단내가 풀풀
평생 노동으로 흘려본적 없는 땀은 엎드린 탓에
전부 눈으로 들어가네.
잔디밭에 납짝 엎드린 민들레도
눈에 보였다 안보였다...
잡초 캐다가
앗싸~꼬맹이 다람쥐 굴도 발견 했으니
이제 고마 됐다 아이가...
첫날 한보따리 캤 으면
디따 잘 한거지
그래도 열씨미 호미 질 한 끝에
200 포기쯤은 캤 겠다
더위 때문인가
눈 앞에 아지랑이가 아롱댄다.
어질거리는 발걸음 추스리며
머릿속으로 바쁘게 계산..
우선순위/ 샤워로 땀 지우기..
차순위/시원한 수박 한사발 먹기..
3순위/들어 누워 구글뉴스 보기..
이렇게 내리 사흘 작업한 결과
민들레캐기 달인 경지에 올랐다..
한포기에 예닐곱번씩 하던 호미 질
이젠 한 두번이면 노란 꽃송이 달린 민들레가
뿌리째 쏙쏙쏙 올라오는 쾌감..
룰루 랄라
콧노래꺼정 부르며
자신감 백배..
심심하면 앞마당 뒷마당
옆집 경계선 까지 넘나들며
숨어있는 민들레도
매의 눈으로 캣취해 내는
경지에 까지 이르렀다고
아뢰옵니다 ~
아직도 숨어 있는듯 보이는
어린 민들레는
키워가며 손맛을 보기로 하고..
잡초 뽑기가 중 노동인줄 알았는데 사흘만에 ...
민들레와 뗄수없는 찰떡궁합
취미생활이 되버렸네~
앞마당 꽃밭에
봉지봉지 담아 논 취미생활 의 산물인
민들레 더미를 보면
나는 그지없이 대견 스럽구만
아들이 보면 아마도 까무라칠 지도 모르겠다..
편히 쉬라는데 벅벅 우겨가며
힘들여 딴짓 하는걸 보면
아무래도 우리엄니 치매 초기가 아닐까? 하고
걱정하면 어쩌지..
적당한 노동은 오히려 기분도 상쾌하고 ..
우리집 전봇대에 광고
써 붙이고 싶다 .
민들레 캐기 숨은 달인 있다고..
시간당 $100 OK . . .
돈 벌일만 남았다 아이가???
'그룹명 > Chicago' 카테고리의 다른 글
Cow bird.새로운 손님 갈색머리 흑조.. (0) | 2022.07.12 |
---|---|
앙징맞고 사랑스러운 퍼플 핀치... (0) | 2022.07.12 |
참새들도 베이글을 좋아해 (0) | 2022.07.12 |
American Goldfinch 황금방울새 (0) | 2022.07.12 |
지고지순 모성애 (0) | 2022.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