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6.20. 일요일.
이사가 예정되어 있다는 소문이 퍼지자
여기 저기에서
아쉽다고 밥 이라도 한끼 같이하자고..
내가 무슨 유명인도 아니구만
예약이 넘쳐난다.
아이들 방문하러 떠나면
3개월 예상이 7개월 8개월
늘어나게 되고
비어있는 집 돌봐 주시느라
우리성당 반장님 구역장님
죽을 애를 쓰게 만들고
윗 집의 보일러실 누수로 천정이
내려앉는 재화까지 입으니
이번에야 말로 출국전에 집을 세를 주고
짐을 언니네로 옮겨놓고
코로나가 잠잠해 질때까지
아이들 걱정도 덜어줄 겸
미국의 삼남매와 함께 생활하기로 작정을 했다.
짐을 옮긴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방에서 아쉽다고
눈물 난다고 가지말라고
형님이 떠난다니 너무 슬프다고
붙잡는 지인들..
내가 이토록
사랑받는 존재였던가?
이토록 따뜻한 대우를 받고 있는 줄
예전에 미처 몰랐었네.
오늘 주일 마침 주임신부님의
영명축일 미사는
다른때보다 훨씬 많이 참석한 교우들의
축하와 환희의 박수속에 끝나고 점심 약속이된
세실리아님 루시아님 총회장사모님인 데레사님
우리 네명은
강바람 불어오는 온누리 장작구이
오리집에서 숯불에 구워낸 맛있는 훈제오리로
점심을 먹고 가까운 카페에서
달콤한 아이스크림 먹으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주차장마다 발 디딜틈 없이
장사진을 친
형형색색의 승용차들의
장관도 색다른 느낌인것이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서울을 벗어나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에서
가족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모습들이 여유롭고
행복해 보여서 좋았다
강을 끼고 넓은 잔디밭에
돋자리를 펴고
가족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가족들의 즐거운 웃음소리
아이들의 귀여운 모습도 정겹고
찰랑대는 잔물결 치는 강변너머 숲길을 따라
불어오는 청량한 바람도
서울과는 다른 신선함이 묻어난다.
한나절 잘 먹고
잘 놀고 집에 돌아오니
금방 헤어진 데레사님 전화를 했다.
시장 보면서 형님생각 나서
수박 한 통 배달 시켰다고..
세상에 ..
점심까지 거하게 먹여놓고
뭐가 부족하다고
수박까지 보내냐고 야단 했지만..
한시간 후..배달 온거보니
미안하고 죄스러워라
바나나에 체리에 블루베리까지
보따리 보따리..
혼자있는 내게
어떻게 다 감당하라고
이렇게 많은 과일을 보내는지 ..
선물을 받고보니
너무나 염치없다는 생각
아무것도 베푼것이 없는 내가
이런 선물을 받는다는게
부끄럽기 짝이없다.
이렇게 사랑을 나누던 사람들과
잠시라도 떨어져 있을 생각을하니
이삿짐을 싸기도 전
2년인데 뭐
생각은 그리해도 마음은
벌써부터 슬퍼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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