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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복되십니다.향기로운선한목자

대림2주일 광야의 요한

201206 대림 2주일, 광야의 요한

찬미 예수님

1.우리는 오늘 대림 제 2주일을 맞고 있습니다.. 제대앞 대림초에 두 개의 촛불이 켜졌습니다.. 우리도 마음속에 어둠을 뚫고 두개의 불을 밝혀야 하겠습니다..

2.이해인 수녀님의 시처럼 12월엔 묵은 달력을 떼어내고
새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해야하겠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날이여
나를 키우는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3.그렇습니다.. 한해를 마감하고 새로운 한해를 준비하는 이 겨울은 나를 단련시키고, 인내하게 하고, 침묵하게 하는 참으로 의미깊은 계절입니다.. 이 겨울이 나를 키우는 고마운 시간들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이 어려운 코로나시기에는 내적인 힘이 없으면 버틸 수가 없습니다. 우리에게 하느님께서 주시는 내적인 힘이 있다면 앞으로 어떤 더 어려운 상황이 닥친다 해도 이겨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4.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세례자 요한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의 삶을 상상해보게 됩니다.
그의 탄생에는 하느님의 힘이 있었습니다. 그는 아기를 가질 수 없는 늙은 나이의 즈가리야와 엘리사벳사이에서 태어납니다. 엘리사벳의 나이가 얼마였는지는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하여튼 임신이 불가능한 나이였던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의 탄생과 이름을 짓는 과정에서 묘하신 하느님의 섭리가 있다는 것을 친지들과 동네사람들은 느낍니다.
5.아마도 상상해보건대 요한은 12살 성년식이 끝나고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던 중 광야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던 꿈란 공동체에 들어간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곳의 사람들은 세상을 떠나 아무것도 없는 광야 한가운데에서 노동과 성서필사를 하면서 수련을 하던 에세네파의 사람들이었습니다.

6.1950년경 한 목동에 의해 우연히 성서필사본이 가득들어 있는 항아리를 발견하였습니다. 학자들의 연구가 이어졌는데 이 꿈란 공동체에 에세네파의 수련생활과 그들에 의해 만들어진 사해빠피루스 성서필사본이 작성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7.확실한 근거는 없지만 아마도 요한은 이 공동체에서 성서와 율법을 공부하고, 광야생활의 삶을 배운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소명을 깨달은 후 그 공동체에서 나와 개별적인 광야생활을 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8.그는 그 죽음과 같은 광야에서 어떻게 살았을까?
광야는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요한은 오로지 하느님께 의지해서 살아가는 법을 광야에서 체득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한낮에는 태양이 뜨겁게 내리쬐고, 밤에는 매우 춥습니다.
낙타털옷을 걸치고, 메뚜기와 들꿀을 먹으며 살았다고 합니다.

9.성지순례갔을 때 광야의 상점에서 파는 야자나무 열매를 사 먹었습니다. 정말 얼마나 달던지, 꿀과 같았습니다. 그 메마른 광야의 기후에서도 야자나무는 잘 살아납니다. 한 개만 먹어도 칼로리가 높아서 아주 든든합니다. 그 야자열매는 나무 한그루에서 한톤씩 수확한다고 합니다. 아마도 요한이 먹었던 들꿀은 바로 그 야자열매가 아닌가 합니다.

10.요한에게 있어서 의,식, 주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의 인간으로서의 일상적인 삶은 하느님께서 부족함없이 모든 것을 다 충족시켜 주셨을 것입니다.

11.광야의 밤은 아주 춥지만 또한 아주 아름답습니다. 손에 잡힐 듯이 별들이 쏟아집니다. 그 별들은 아주 오래전에 있었던 별들입니다. 광야에서의 저녁노을과 아침 일출은 또 얼마나 멋졌을까요? 그 죽음과 같은 광야에서도 하느님께서는 그 위대한 자연을 통해 당신의 모습을 충분히 보여주셨을 것입니다.

12.휘말라야에서 밤하늘의 별을 보면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 오래전부터 창조주이신 하느님께서는 나와 함께 계신 분이셨습니다. 내가 태어나기 이전부터 이미 하느님께서는 나와 함께 계신 분이셨습니다. 바로 오늘, 내가 별을 바라보는 지금 이순간을 위해 창조주이신 하느님께서는 그 억겁의 세월을 통해 저 별들들 준비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창조주이신 하느님의 그 위대하심과 전능하심이 마음속에 가득찹니다. 내 마음속에는 나도 모르게 그분께 대한 감사와 찬미와 흠숭의 마음이 가득찹니다.

13.요한의 마음속에는 일상의 걱정보다는 하느님께서 이제 인간의 역사안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시는 이 엄청난 순간에 자신이 앞서 길을 준비한다는 사명감으로 가득찼을 것입니다. 이제 이 하느님의 백성에게 야훼, 하느님께서 직접적으로 오신다는 사실을 요한은 직감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14.당신은 도대체 누구요? 하고 묻는 바리사이들의 질문에 요한은 아주 담백하게 이야기 합니다. “나는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일 뿐이다” 요한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너무나 명확하게 잘 깨닫고 있었습니다.
“나는 광야에서 나에 대해서 깨달았고, 그 진리가 내 마음속에 가득하고, 그 진리가 나를 자유롭게 하는 것이다. 나는 다만 구세주를 준비하라고 외치는 광야의 소리일 뿐이다. 너희는 삶의 고통으로 인해 생겨난 마음의 골짜기를 메워라, 그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오기로 세워졌던 그 높은 언덕들을 이제는 깍아내려라.
그래서 주님께서 오시는 길을 마음의 길을 곧게 내어라.그래야 주님의 구원이 너희 마음속에 임하시리라” 라고 외치고 있었습니다.

15.그 광야의 외침, 그 소리는 힘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여태까지 단 한번도 듣지 못하고, 보지 못했던 그 힘에 이끌리기 시작했습니다. 요한의 소리는 아주 단순, 담백하였지만 그 소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들기 시작합니다. 그야말로 요한의 마음속에 새겨진 하느님의 힘이었습니다.

16.그가 외치는 소리를 듣고, 그가 베푸는 세례에 참여하니 마음속에 빛이 들어옵니다. 빛에 의해 어둠이 쫒겨나니 모든 인생사가 분명히 정리됩니다. 어둠에 의해 보이지 않던 모든 것들이 이제는 분명히 그 윤곽을 드러냅니다. 마음속에 선함과 아름다운 의지가 꽃피어나기 시작합니다.

17.입소문을 타고 요한의 소리가 전해집니다. 타는 갈증에 목마르던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기 시작합니다. 그들은 회개의 표시로, 이제 다시 하느님안에서 하느님을 향하여 살겠다는 표시로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기 시작합니다. 진정한 겸손과 용기의 사람인 세례자요한의 말은 힘이 있었습니다. 회개하여라,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하고 외치자 수많은 사람들이 정말 회개하고 셰레를 받기 위하여 그를 찿아옵니다.. 그를 시험하기 위해 찿아온 사람들에게는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라 하면서 따끔한 침을 놓습니다... ”너희가 회개했다는 표시를 행실로 보여라“
18.안식년중의 성지순례때 그 요르단 강을 찾았습니다. 이끌어주시는 신부님의 제안에 따라 그 강물에 발을 담그고, 행렬을 지어 안수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강물은 생각보다 차가웠습니다. 정신이 번쩍 들정도로, 발이 아릴 정도로 차가웠습니다. 아들뻘 되는 후배신부님의 안수였지만 어두운 마음이 씻겨져 내려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19.세례자 요한은 겸손한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은 그분의 신발끈을 맬 자격도 없는 사람이고, 자기가 주는 세례는 그저 물로 주는 세례일뿐이고, 자신은 그저 메시아을 준비하는 사람일뿐이며, 그저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일뿐이라고 자신의 처지와 위치를 분명히 인식하는 정말 겸손한 사람이었습니다. 진정한 겸손은 자신의 모습을 깨닫는데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20.또한 그는 진정으로 용감한 사람이었습니다.. 어떤 권력이라 하더라도 불의앞에서는 타협하지 않고, 정도를 걸어가는 사람이었습니다. 당시의 권력자인 헤로데앞에서 누구도 하지 못하는 그의 부정을 고발합니다.. 물론 그 때문에 권력에 붙어 살아가는 사람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올바른 길, 정도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21.세례자 요한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외치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회개하여라, 그리하면 하느님께서 함께 계시는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에게 다가 올 것이다.. 너희 마음에 묵은 때를 다 털어내어라, 깨끗하고 정갈한 마음의 길을 준비하여라, 온갖 욕심과 탐욕의 때를 깨끗이 벗겨내어라,, 너희의 마음속에 너희를 해치는 온갖 미움을 없애고, 원한과 분노를 삭혀라,, 그리하면 하느님께서 너의 앞날을 지켜주시고, 모든 상처를 치유하여 주실 것이며, 너희 마음속에 진정한 성령의 불을 내려 주실것이며, 그 성령은 우리로 하여금 진정한 겸손과 용기, 자유와 해방을 허락해 주실 것이다.너희가 진정으로 이 험한 세상속에서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22.그렇습니다. 우리가 오랜 세월 살아오면서 우리마음속에 겹겹이 쌓인 묵은 때들을 씻어 내야 하겠습니다.. 누구나 살다보면 그 마음속에 자신도 모르는 수없는 묵은 때들이 존재하게 마련입니다.. 우리가 주변을 정리, 청소하고, 우리의 몸을 깨끗이 하면 마음도 개운해지는 것처럼 우리 마음의 때들을 벗겨내면 우리의 영혼이 너무 기뼈서 춤을 출것입니다.. 개운한 마음, 기쁜 영혼만이 하느님을 만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아니 이미 함께 계신 그분을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23.자신의 모습을 깨닫는데서 겸손이 시작되고, 진정한 용기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자신의 모습을 깨닫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면 우리에게는 하느님의 자비가 내려오지 않습니다.. 끝까지 부인하고, 핑계를 대고, 책임전가를 하면 용서받을 수 있는 길이 막히고 마는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 불쌍한 처지를 하느님께서 가련하게 보아주시도록 간절히 마음과 행동으로 청하면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는 진정한 용서와 해방과 치유을 허락해주십니다.. 그 하느님의 자비를 체험하면 진정으로 용기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24.오늘 생명주일,인권주일, 사회교리주간을 맞아 우리 모두의 마음안에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가 깊이 새겨지시길 기도합니다.

“너희는 너희 삶의 광야에 주님의 길을 닦아라”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