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9.20 .일요일.
내 착한 며느리는
시어미 발톱도 깎아준다.
밤 10시
기진맥진 퇴근해서
막 샤워를 끝낸 큰 며늘아이.
월요일에 둘째네로 가려고
짐을 싸 놓고 시간이 여유있길래
돋보기를 쓰고 막 손톱깎기를 끝내고
쭈그리고 앉아 발톱손질을 하는걸 보더니
아이구 허리도 않좋고 눈도 나쁘신데
어머니 발톱 제가 깎아드릴께요
하면서 손톱깎기를 뺏어간다.
아직은 내손으로 손톱발톱은
자를수 있다고 있다고
걱정 붙들어 매라고
더러운 내 발톱은 니가 왜 자른다고
난리냐 하며 손사래 쳤지만...
기어히..막무가내로 손톱깎기를 빼았더니
쓰고있는 내 돋보기까지 채 간다.
세상에...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시집식구들 보기싫어
시금치도 안먹는다는 이 시절에 ..
손톱도 아닌 발톱을 내밀고
있다는게 말이되냐 말이다.
한사코 싫타고 뻐팅기는 내게
손녀 지원이는 집에만 오면
손 발톱 내맡기고 들어누워
콧구멍 귓구멍까지 후벼달랜다며
정말 안아프게
어머님 맘에 쏙들도록 예쁘게 깎아준다며
내 다리를 마구 잡아댕긴다.
세상에 ..세상에. .
손녀는 지딸이니 아무려면 어떨까 ..
하지만 나는 껄끄럽기 짝이 없다는
호랑이 같다는 시어미가 아닌가??
아직껏 내 사대육신이 멀쩡하건만
며느리손에
내 발톱을 깎이다니
이게 웬 말인고???
싫다싫다 내뱉으면서도
가슴깊은 곳에서 뜨거운 감동이..
감동이 폭포수처럼 치밀어 오른다.
시집온지 어언28년
그 곱고 예쁘던 내 며늘아이도
오십을 넘어가니 흰머리가
반쯤 뒤덮혔고
내가 쓰는 돋보기가
제 눈에도 너무 잘 보인다고 하네..
세월의 무상함속에
어느덧 우리 고부가
같이 늙어 가고 있음에
새삼 놀라게 된다.
내가 세상을 살면서
제일 고맙게 생각하는건
효자인 아이들 삼남매보다
차원이 다른 며느리들의 효성이
그리 고마울수가 없다.
내가받는 이 축복보다. .
우리 아들 며느리들은
손주들로부터 천배 만배
더욱 큰 효도와 섬김을 받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를
진심을 담아 하느님께
기도 올린다.
얘들아
너희 모두의 진심과 사랑
눈물겹도록 고맙다..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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