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9.20
올해로 44년 모임을 하고있는 성우회
둘째아들의 유치원 자모 모임이
반백을 넘어 황혼의 시기까지 이어온다.
40여년 동안
서로에 대해 이해와 사랑과 배려가
친 자매 보다 더욱더 가족같은
참 좋은 사람들과의 아름다운 동행..
내가 디스크 수술 받았을때도 힐링이 필요하다고
여수 2박3일 여행도
배려해준 참으로 고마운 사람들이다.
11일 만남을 가졌을때
내가 귀국하기를 눈빠지게 기다렸다고..
형님 한분이 파킨슨 진단을 받았는데
오매불망 내가 만들어주는 누룽지탕을
노래를 부르셨단다.
출국하기 전에도 집으로 모셔 대접했는데
언제 오냐고.. 인석이 언제 오냐고
나를 손꼽아 기다렸다는 말을 전해들으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
오늘 집으로 초대해 누룽지탕을 만들었다.
새우도 해삼도 오징어도 듬뿍
사랑과 정성도 듬뿍 듬뿍 넣었다.
누룽지탕이 너무 너무 맛있단다.
너무 슬픈것이..
누룽지탕의 청경채를 어린아이처럼
두손으로 꺼내들고 ..
식사하는 모습이 세살 어린애같아
엄마들이 번갈아가며
음식 시중을 들어주어야 했다.
젊은시절 우리들이 어려움에 처하면
손발 걷어 부치고 척척박사 처럼 해결해주던
리더쉽 뛰어난 형님도 파킨슨 앞에는
이렇게 속절없이 무너지는구나..싶은게
또 다시 요한씨가 생각나서 마음 아팠다.
월.화.수.목.
형님집 찾아가서 노래도 불러주고
말동무도 해주자고 하는데
어쩌면 좋을까싶다.
남겨 두었던 누룽지탕을 저녁에 드시라고
챙겨 드리며 작별하는 마음 슬.프.다.
시시각각
우리앞에 다가오는 침묵의 살인자
질병이라는 이름앞엔
그 누구도 자유로울수 없고
피해갈수 없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형님
누룽지탕 드시고 싶음 언제던지 오세요.
예전처럼 활발하고 씩씩한 모습보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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