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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우아하게

남양주 한정식집 "초대"

나에게 하나뿐인 대녀...

내 자신도 건사하지 못하는데

대녀의 신앙생활까지 보살펴줄 용기와 인내가 없기로

대모가 되어달라면 삼십육계 줄행랑을 치기 일수였는데

지금의 대녀는 20여년을 이웃하며 살았기에

영세준비를 한다는 소리를 듣고

내가 대모가 되어주겠다고 덜컥 약속을 해 버렸다.

 

나보다 십여년의 아래인 대녀는 심성이 올곳고 도량이 넓어

행동도 묵직하고 마음씀씀이가 깊고 너그럽다.

 

아이들 삼남매가 모두 외국으로 떠나 부부만 살고있는 우리에게

대녀가 되기 전부터 부부가 우리집일에

전심으로 도와주고 보살펴주었기에 그 고마움은 이루 말할수가 없었다.

 

나는 아직도 대녀의 생일과 축일을 기억못하는 대책없는 대모이건만

미카엘라는 내 생일을 잊지않고 기억하고 항상 딸처럼 챙겨준다.

 

이번에도 생일 하루전날

직장에서 시간을 얻어  점심대접을 하겠으니

아파트 주차장에서 만나자고 연락이왔다.

 

못 이기는채 따라나선 내게

미카엘라는 남양주로 드라이브나 가자며...

얼마전 동생과 함께 다녀간 초대  라는 한정식집에 분위기도 좋고

음식도 깜끔하더라며

대모인 나를 위해  생일축하 점심을 사겠다고 한다.

 

남한강을 바라보는 후원엔 비취파라솔과 테이블이 수십개 자리하고 있고

곧게 뻗은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청청한 향을 내뿜고 있었다.

방안에서 내다보는 후원이

삼삼오오 마주앉아 커피을 마시며 환담을 나누는 모습들이

참 아름답고 정겹다

 

 

12시가 되자 몰려드는 사람들

밖에서 대기해야할 정도로 손님이 많았다.

가지끝에  탐스런 붉게익은 감이 주렁주렁...

에플민트를 꽂은..

속을 파낸 사과속에 상큼한 해파리무침이...

레스토랑이나 유명음식점에서 한가지씩 배워오는 음식

화이트의 잣쏘스가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샐러드...

띡 두젓가락  잡채

부드럽고 탱글한 면발이 달지않고 맛있었다.

 

대녀  덕분에 분위기좋은 최고급  한정식집에서

입맛이 한껏 호사한 날이다.

집에 돌아오면서 곰곰 생각해보니

주객이 전도되어 내가 대녀같고

미카엘라가 내 대모처럼 느껴지니

이 일을 어쩌면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