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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우아하게

일년 삼백육십오일 ..오늘만 같아라~

 

아침부터...

눈 뜨기가 바쁘게 띵똥땡똥 휴대폰이

페이스톡 하자고 자즈러진다.

 

꼭두새벽 바람에 뭔 일이여 시방~

 

느긋이 일어나 전화를 받으니

휴대폰 액정 가득 떠오르는 얼굴들...

 

두 눈이 빤짝거리는 꼬맹이 손녀들이

할머니 보고싶다고 빨리 오라고

합창에 듀엣또를 부르고 난리가 났다.

미쿡땅은 지금 밤늦은 시간이구만

할머니랑 통화하려고 잠 안자고 기다려준 귀염둥이들..

 

오늘이 바로 바로

장쏘피아의 생일이라네 ㅋㅋ

 

영세받은지 올해로 38년...

나에게는 단 한명의 대녀가 있을 뿐이다.

내 자신을 위한 기도도 게을러서 못하는데

내게는 대녀를 위한 기도나 신앙의 버팀목이 되어줄

깊은 신심이 부족한게 아니라 아예 없다싶이한

순 날나리 신자라서

대모가 되어달라 청하면 손사래부터 치기 일수였다.

 

이런 날신자에게도 피치못하게 대녀가 한명 생겼기로

대모를 능가하는 신심의 대녀 미카엘라가

오히려 알게모르게 나를 챙겨주고있어

내가 참 자격도 없는대다 뻔뻔하기까지..

 

나도 양심이란게 조금은 살아있는지라

대모노릇 잘 하는 사람들이 그리도 부러울수가 없었다.

 

이런 부족하고 모자란 나를 ...

대모님 생일이라고

아름드리 꽃바구니와 케이크를 보내왔다.

 

아이고..이 일을 어쩌냐....

나는 정신이 까마귀 고기를 먹어서

하나뿐인 대녀 생일은 기억도 못하는데

 

아이고  아이고..

내 입에서는 계속 아이고..소리만 나왔다.

 

점심때부터 식사대접한다고 해쌌더니

차라리 만나서 갈비탕이라도 한그릇 먹을껄

여기저기 약속있다고 뒤로 미뤘더니

거금을 드려 꽃바구니꺼정 보냈으니...

 

아직도...아까워서  식탁 한쪽에 모셔놓은 케이크

이걸 어떻게 선뜻 잘라서 먹을수가 있단 말인가

그냥 기념으로다 계속 계속 두고 볼 것이다.

 

쏘피아가 생일맞아

삼성동을 찾는다는 정보를 미리 알았는지

  돈 주고 관람하기도 쉽지않는

수수십억짜리 명화들이

대로 곳곳에 장막처럼 둘러져 있었다.

아이고..너무들 수고가 많아

미안시러워 어쩌냐 ..해싸면서..^^

 

한달 전 부터 받아놓은 날

지혜롭고 눈치빠른 수산나가

친목모임을 내 생일로 잡아 놓았단다.

 

벌써 몇년째 ...

우연을 가장하고 내 생일을 챙겨줬던 고마운 수산나

수산나의 속샘을 알고 나도 큰소리 한번 쳤다.

오늘은 내가 쏠껴 그리알어

귀국할때 아이들이 꿍쳐준 거금 2000불

받아 온 거금은 풀고 싶어도

 시간도 기회도 없어 아직도 고이 간직하고 있었는데

오늘이 바로 그 날이라네.

 

예약해 둔 삼성동 오크우드 바이킹 뷔페로 고고씽~

 

비도 개이고 하늘도 날씨도 적당히 맑고 푸른데

거리는 온통

전봇대 마다 내 걸린 태극기가

장쏘피아의 생일을 축하하는듯 펄럭이고 있었다.

경호팀이 워키토키꺼정 꿰 차고 출동..

ㅡ 행사준비 완료 ㅡ

해석과 착각은 내 자유랑게요~

장쏘피아 일행이 도착함과 동시에

하트뿅뿅 ...

피라미드를 닮은  축하트리에 불도 밝히고

기분 베리 나이스..

 

 

 

휘날리는 저 태극기 태극기...

근데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만국기는 왜 안단겨 시방???

형님 먼저 아우먼저..

내가 쏘는거니께 엄청시리 한가득 담아왔다.

바이킹에서 제일 맛있는 데리야끼쏘스

연어 머리구이..

새콤달콤 얌운센...

ㅡ 뷔페오면 케익 있다고 그토록 말렸건만 ㅡ 

 

형님 생일이니까 무조건 ...

부득부득 촛불켜고 노래해야 한다며

내 참..

옆 테이블 사람들 눈치보여 죽는줄 알았네.

 

근데..촛불 끄는사람 장쏘피아 맞남?

머리가 왜 저리 하얗게 되었지?

나 참 기가 막혀...

사진으로 보니 100살난 노인네로 보이네 그려..

2시간을 뷔페에서 버팅기며

먹고 마시고 수다를 떨다 집으로 가는길...

쏘피아를 위해 점등한 하트뿅뿅 트리앞에서 기념촬영~

오늘의 주인공이라

이사람 저사람 아우들과 기념촬영도 해주고...

부득부득 ~

독사진도 한장  찍어야 한다고 우기는 루시아땜시...

또 다시 어색한 포즈 -

사랑하는 다리아자매와도 한 컷.

쫌...작작 먹을것이지

두시간도 안되서 빵떡처럼 변한 내 얼굴

수수십억짜리 명화 앞에서니

늙고 초라한 내 모습..

그래도 오늘처럼 즐겁고 행복한날이 어디 또 있으랴

 

현관문을 열자

온 집안을 가득채운 백합향기

일년 삼백육십오일을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다.

 

지극히 사랑하는..

너무나 그립고 보고싶은 내 손자 손녀들

 

준원아 지원아 유리야 민서야 정민아

할머니 생일 축하해줘서 고마워~

Thank you very mu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