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5월 18일 인천공항에서...
새상에 우째 이런일이!!
오늘은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샤워를 한다 머리에 클립을 감는다
한편으로 화장을 한다 부산을 떨어가며
오랫동안 입고있어도 견디기 편하고 폼나는 옷가지를 고른다..하여
온 집안을 난장판으로 어질러 놓은 다음에야 겨우 한 숨을 돌릴수가 있었다.
죽었다 깨어난다해도 그 시간에 못일어나는 ..
아침잠이 많은 나는 새벽같은 8시에
이미 만반의 준비가 완료된 상태였으니..
드디어 8시 20분...띠디리링..벨이 울리며
어제 예약해둔 콜벤의 기사님이 집앞에 도착했음을 알려왔다.
그렇다..
오늘이 바로 내가 시카고로 떠나는 날이었기에
새벽부터 난리법석을 떨었던 것이렸다.
그뿐이랴?
17일 금요일은 개인적으로 친분이 깊은 신부님과
내 사랑하는 성당 아우님들과
출국의 작별인사로 점심까지 거 하게 하고 온터에
사람의 일은 한치앞도 내다볼수없다는 속담의 뜻을
실감나게 경험한게 된 날이 바로 오늘일이었다.
이야기인즉슨 참으로 황당무계 한것이...
시카고의 아들이 난생처음 새 집을 장만하고 입주를 한다고헤서
객지에서 이것저것 장만하려면 혼자손에 바쁘기도 하려니와
돈인들 오죽많이 들랴 싶어
커텐이며 이불이며 살림살이 하나둘 준비하다보니
이민가방2개에 적정용량을 훨씬 초과되었고
겨울용 여름용 커텐이 두보따리
거기다 곁들여 냉면국수 10뭉치하고
내 일용 소지품하고
이건 도저히 혼자서 가져갈수있는 보따리가 아니었다.
할수없이 우리 승용차로는 싣고갈 엄두가 나지않아
아들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콜벤을 예약해둔 상태였다.
시간 맞춰 도착한 콜벤의 기사님은
얼굴 가득 웃음을 띈 귀공자에다
친절하기까지해 느낌이 좋았다.
11시40분 출발하는 대한항공
토요일이라 마침 인천공항도 구경할겸
며느리가 준원이 유나를 데리고 함께 가기로했다.
우리식구들은 널찍한 콜벤에서 드라이브 기분을 만끽하며
미국에는 체류허가를 주는대로 있던지
아님 두어달가량 있다가 오는걸로 하고
내가 없는동안 아이들일 집안일
또 남편의 일 까지 세세하게 부탁을하고
차 속에서 줄기차게 싸워대는 두 놈에게
야단도치고 신경질도내고
달래고 하다보니 어느덧 공항에 도착했다.
짐 만 내리고 되돌아가라는 내 말에
고맙게도 기사님은 오래있지만 않으면
수속하는것보고 작별인사 나누고 나오면 오면
우리식구들을 다시 집에까지 모셔다주겠다는
고마운 말씀을 하시는거였다.
미남 기사님의 친절한 말씀에 힘입어
우리는 짐 나르는 포터아저씨를 따라 모닝캄 수속대로 향했는데
일반수속대와는 차이가 있지만 모닝캄 역시도
만만치않게 사람들이 늘어서있었다.
겨우..차례가 돌아오자 서둘러 아이들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등 떠밀어 내 보내고
1번 수속대로 카터를 밀고가서 수속을 하던나는
정말 기함하고 까무러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짐을 부치려고 비행기티켓과 여권을 내밀었더니...
티켓을 컴퓨터로 찍어보더니만 3개의 수화물을 부치도록 되어있다며
가방을 컨베어 벨트에 올려놓으라고 하더니 갑자기 표정이 이상해지며
가방을 도로 끌어내리랜다.
적정수화물 34K을 훨씬 초과하는 45킬로짜리 이민가방을 가져온나는
사실 마음이 조마조마 했던터라 애원쪼로 부탁했다.
여차여차해서 짐이 조금 초과되긴 했지만 모닝캄회원은
초과부분이 용인된다고 들었는데 한번만 봐주세요...하며
내리라면 어쩌냐고 여기서 짐을 다시 쌀수도 없고..하며
애원에 애원을 거듭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란다
짐이 문제가 아니라 아예 시카고를 ..
비행기를 탈수가 없다는거였다.
순간 나는 내 귀를 의심할수밖에
아니 뭐라구요? 비행기를 탈수없다니
아예 못간다니 이게 무슨 말씀이세요?
미국에서 입국금지를 시킨거냐
어째서 미국땅을 가지못한다는 말이냐???
납득을 못하고 새파랗게 질린내게 직원은 안됐다는듯이
친절한 목소리로 설명을 해주는것이다.
손님...죄송하지만 손님의 여권이 2001년 12월 30일로 만료가 되어서
오늘은 갈수가 없습니다. 하는거였다.
어떻게든 사정해서 저 짐들을 무사히싣고 가나 궁리로 가득차있던
내 머리속은 갑자기 띵!!하고 모든 생각이 없어져 버리고 말았다.
아이구 맙소사 이게 무슨 날벼락 같은 일인가?
여권을 한번도 확인해보지 않았냐는 직원의 물음에 달리 할 말이 없었다.
그 말이 맞아 확인은 무슨확인?
갔다 온지 얼마 됐다고?
아니 미국비자기2007년인데
아직도 많이 남아있고만 이게 무슨소리
그러나 들여다본 여권에는 정확하게도
2001년 12월30일이 여권이 만기라고 적혀있었다.
문제는 비자가 아니라 여권 만료로 못가게 된것이었다.
아이고..낭패로다 이 일을 어찌하면 좋을꼬?
그리고 이 많은 짐 덩어리들을 나 혼자서 어떻게 집까지 옮겨간단 말인가?
대책없이 서 있는 내가 불쌍해 보였던지 직원이
친절하게도 카터에다 짐을 다 실어주며 빨리 종로구청에 가서
여권연장 받아서 오랜다.
미국비자만 생각했지 여권만료가 5년이란걸 왜 생각지 못했을까
도둑을 맞으려면 개도 짖지 않는다더니
나는 왜 여권을 한번도 들여다보지 않았나 후회가 막급이었다.
무조건 한시바삐 집으로 돌아오는게 상책이었다.
하기사 콜벤안에서 준원이가 얼마나 졸라댓던가?
할머니 오늘가지말고 한밤만 더 자고 낼가면 안돼? 하고
집으로 돌아가도 나도 할말이 있다
손주가 그토록 가지말라고 애원 애원 했음에..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던가...
출국장에서는 짐을 싣지못한다는 경비아저씨들을 말에
내가 무슨수로 이 많은짐을 아래층까지 끌고가느냐며 도와달랬더니
택시까지 잡아서 얼른 타라고 짐까지 실어주는 친절함을 뒤로하고
집에 돌아오며 기사님의 휴대폰을 빌려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영문을 모르는 남편은 집 걱정 말고 잘 갔다오라며
내 걱정일랑 하지말고 실컷 재미있게 놀다오라네
여차여차해서 지금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내 말에도
그저 걱정하지말라는 말 만 연발해대고 있었다.
아이구..사람 말귀도 못알아듣고 걱정말기는 ...
돌아오는 도로는 완전 주차장을 방불케했다.
주말이라 그랬나? 아니 11시 정도밖에 되지않았구만
올림픽대로는 완전 차량의 홍수로 애꿎은 택시미터만
찰칵거리는 소리로 사람 심장을 멎게만드는게
동작대교 부근에서 벌써 50000원을 육박하고 있었다.
이젠 비행기 못 탄것 때문이 아니라
가만 앉아서 찰칵대고 올라가는 택시요금때문에 약한 내 심장은
다급하게 두방망이질 쳐대기 시작했다.
이렇게 길바닥에 아까운돈을 깔고 다니다니...
갑자기 혼자 차를 몰고나온 사람들이 미워지고
남편에게 너무나 미안하단 생각이 들었다.
도로에서 오래 지체한 덕분에 택시는 갈때와 동일하게 65000원
변변치 못하게 제대로 챙기지 않아 되돌아오게 되었다고
화를 낼줄 알았던 남편은 살다보면 그럴수도 있다고
오히려 나를 위로해 주는게 아닌가?
오늘 못가면 내일 가면되고
내일 못가면 글피 가면된다고...
아니 이 양반이 갑자기 성인군자가 된것인가
그렇게 성질급하고 신경질장이 남편이
이 양반이 제정신으로 하는말인가 싶어
어리둥절해 진건 오히려 나 였다.
러시아워때문에 그랬던지
나보다 먼저 떠난 아이들은 내가 도착하고도 10 여분이 지나서 도착했다.
아이들을 놀래주려고 숨어있던 내게
현관문을 들어서던 우리손자 준원이의 반가운소리
'엄마 여기 우리 할머니랑 똑같은 신발신은 환가가 오셨나봐"
이민가방 뒤에 숨어있던 나를 발견하고 반가워 얼싸 안으며
할머니 비행기 안탔어?
하며 펄펄뛰며 매달린다.
니가 할머니 한밤 더 자고 내일가라고 하도 졸라서 도로왔지
할머니가 준원이 부탁 한번이라도 거절하는거 봤어 ? 못봤어? 하고 시침을 뗐다
어떤말을 해도 척척 고지듣는 우리 준원이
귀염둥이 이빨빠진 갈가지!!!
되돌아온 나를 너무너무 반겨주는 우리식구들...
아! 나는 정말 좋은 가족을 두어 행복하구나
실수도 아랑곳하지않고
택시 운전사들도 잘살아하는데 한 몫을 했다며
큰소리 뻥뻥치는 나를 기 막혀하는 눈 으로 쳐다보면서도
잘됐어!!잘된일이니까 걱정마!! 하고 위로해주는
사랑깊은 가족들이있어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여보 정말 고마워요
얘들아 고맙다 니들 모두 사랑해
우리가족 모두에게 감사와 사랑을 보내며...
14년전의 기록을 찾아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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