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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 시츄에이션

어스틴 실종사건!!!

건장같은 청년 다섯명이 함께한

20일동안의 한국여행이 이제 딱 이틀남았다.

일주일도 아니고

2주일도 아니고

20여일을 좁아터진 공간에서 복작거리며

잘도 지내 왔는데

이제 딱 두밤만 자면 출국이네.

 

낮선나라 낮선 집

아이들은 익숙치 않은 환경이라

불편함도 많았겠지만

시카고에서 늘 보아왔기에

어느틈에 한 가족처럼 내 손자처럼 생각되어

힘든줄도 모르고 더운줄도 모르고

어찌 오늘까지 지내왔는지

나 자신이 생각해도 신통방통이다.

 

나들목 연주가 끝나고

 

 

한강변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어스틴이 빠지고 없으니 아쉬움이 많았다.

 

이제 곧 대학생이 되는 아이들이지만

아직까지는 철부지 처럼 개구장이 노릇을 한다.

하얀 티셔츠에 캡을쓴 세바스찬은

미국인 아버지에 전주출신 어머니사이에 태어난

계집애처럼 예쁜 귀공자다.

 

세바스찬은 해병대를 지원했다는데

이번기회에 전주의 외할머니 생신을 맞아

인사드릴려고 나중에 합류를 했는데

아쉽게도 세바스찬은 한국말을 못해

준원이가 통역을 해야만

외가집 식구들과 소통할수 있었다.

전주에서 2박 3일

세바스찬 외가댁에서 많은 신경을 써 주셨다.

 

준원이를 빼고

나머지 아이들은 시카고태생인데

바다 구경을 못 해본 아이들이라

이번 한국여행에는

한국의 아름다운  바다구경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해서

전주에 내려가는길에 여수바다와

박람회장을 구경하는걸로 의견을 모으고

여수에 사시는 조율님께 특청을 드렸었다.

 

여수에서 5명이 묵을수 있는 숙박시설과

하루를 가이드해 줄수있는 분을

 수소문 해줄수 있느냐고...

그랬더니 때 마침 여수에 정원 박람회가 열려

숙박시설이 만원사례라

조율님댁에서 아이들을 재울테니 염려말라고 하시더니

 뒤이어 메세지가 도착한걸보니

준상이 부친께서 다섯명이 숙박할수 있는

엠블호텔을 예약을 해 놓았으니

금요일 오전 일찍

아이들을 여수에 도착할수있게 해 달라고...

 

금요일 오전 8시20분 KTX를 타고

 여수에 도착해서

토요일 오후3시 전주로 갈때까지 1박 2일동안

조율님을 비롯해서

일면식도 없는

준상이 어머니와 준상이 누나까지

시카고팀을

먹이고 재우고 가이드까지 도맡아 하시느라

어찌나 큰 신세를 졌는지

블로그를 통해 알게된 인연들이

가까운 친척 못지않게 큰 힘이 되어주셨다.

 

친구 잘 둔 덕에

할머니 잘 둔 덕에

엠블호텔 /뷔페식당에서 먹고 자고 먹고,,,

박람회장이며 빅쇼며

오동도까지...

나도 아직 가 보지못한 여수의 이름난

명승지를 다 구경하다니

준원이를 비롯하여 친구들은

모두 복이 넝쿨채

굴러들어온 복덩이 아이들이 분명하다.

 

아이들이 입이 떡 벌어질만큼

 으리으리하고 멋있는 호텔을 잡아주신

준상이 아버님 !!

그리고 준상이 어머님과 누나

경훈이모친 조율님

너무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정말 복 많이 받으시라고

늘 하시는일 잘되시고 소원성취하시라고

진심을 담아 기도 드립니다.

 

아직도 천지난만한 표정의 귀공자들!!!

 

이렇게 즐겁고 재미난 한국여행중에

기함하고 까무러칠 사건이 발생했으니...

바로 어스틴의 실종사건이 그 것이다.

토요일 오후 1시 50분...

우리 아파트 CCTV에 모습을 남긴뒤

저녁 9시가 넘도록 돌아오지 않는 어스틴

 

조금만 조금만...

기다리다 보니 어언 밤 10시

그때부턴 가슴이 두방망이질 치기 시작하는것이

 말도 못하는 아이를 생각하니 쓰러지기 일보직전

우리동네 파출소로 뛰어가니 문이 잠겨있고

비상전화가 문옆에 걸려있었다.

 

사용방법대로 통화를 하니

금방 순찰차가 와서

 어스틴의 실종사고를 전하며

한국말은 안녕하세요 밖에 모르는

한국지리도 모르고

아파트 이름과 동 호수만 안다고

연락처를 적은 종이를 가지고 있지만

만약 주소적은 쪽지를 잊어먹었다면

집을 못 찾아 올텐데 어쩌면 좋으냐고...

 

경찰아저씨는 방방뛰는 우리와는 달리

여유만만이다

그래도 어른이니까

시간이 경과하면 돌아오겠지요

11시가 넘어도 돌아오지 않으면

 그때는 정식으로 신고 접수하겠다....

그럼 11시 까지 기다려서 신고할테다 하고

나는 집에서 어스틴을 기다리기로 하고

요한씨와 아이들은 옥수파출소에서

자초지종 이야기하고...

그러다가 밤 1시지나 2시..

 

2시 지나 3시가 지나자

혹시나 하고 파출소에서 소식 기다리던 아이들이

지쳐서 집으로 돌아왔는데

아이들 모두 어스틴 걱정에

토끼눈처럼 새빨갛게 눈이 충혈이 되어가지고

어디가서 어떻게 되었는지모를

 어스틴 생각하며  날밤을 새우는데

좋은생각보다

오원춘같은 나쁜 생각만 떠 오르는것이..

사람이 미치고 팔짝 뛴다는말이 실감이 되었다.

 

안절부절 조바심치며 초침만 들여다보는데

새벽 4시 9분...

낮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푸르지오 아파트냐고....

누구냐고 물으니 자기는 택시기사인데

미국인이 차에올라 말은 통하지 않고

쪽지를 주기에 전화를 해 보는거다.

거기 어디냐고 물으니

 양주 무슨 동에있는 주공아파트 앞이라고 하네

아이구..어찌나 반갑고 고맙던지

이젠 살았구나 싶어

전화기에 대고 절을 열번도 더 했지싶다'

 

 

아저씨 너무 고맙다며

얼른 빨리 데려다 달라고...

지금 그 아이가 실종신고 되어있다고..

반가운 마음에 옥수파출소로 전화를 걸어

어스틴이 지금 양주에서

택시를 타고 오는중 이라고했더니

여경이 전화를 받으며

혹시몰라서 인천 김포등 항만청에

 출국금지령을 내려놓았는데 해제해야 겠다며

정말 다행이라고 하는거였다.

 

아니...어쩌자고

양주까지 흘러갔냐 거기가 어디라고..

아니...쪽지를 가지고 있었으면

해 넘어가기전에 주위에 도움을 청하지

어쩌자고 날 밤을 길거리에 세우며

 새벽까지 어디서 무얼하고 돌아다니고 있었을까

겁도 많은 아인데

 길을 잃고 집을 못찾으니

얼마나 무서웠을까???

가까운곳에 갔다가

옥수에서 전철 탄다는게

잘못해서 중앙선을 탔나?

전화를 받는 순간에도

별라별 생각이 초음속으로 회오리친다.

 

어스틴이 돌아오지 못하더라도

나머지 4명은 대입관계로

예정된 7월1일 출국을 해야겠기에

파출소와 상의한 끝에

어스틴의 부모님에게  이미 소식을 알린 상태라

어스틴이 돌아오는대로

시카고에 연락하기로 생각하고 있는데

휴대폰으로 전화가와서 받으니

영어로  준원이를 찾기에

내 생각으로 어스틴 아버지 같아

깨어있던 케빈을 바꿔주었다.

 

한 10여분 통화끝에 어스틴 아버지냐고 물으니

엠버시라고 하네 대사관?

대사관에서 왜 전화를 했는지

준원이는 신경을 쓰다 골아 떨어졌고

내가 케빈의 영어를 알아들을수 없으니...

어스틴을 찾았다고 했는데..

미국인이 실종되면 곧 바로 미국대사관에 연락이 가는지

새벽4시 주한미국대사관 사람들은 자지도 않고

바꿔가며 계속 전화를 한다.

어스틴이 도착한 전에도 후에도

어떻게된 사유인지

다친데는 없는지 무사하게 잘 돌아왔는지...

부모에게는 걱정하지말라는 전화를 해 주었는지...

계속 계속,,,

월요일 아침에도 내 휴대폰으로 3번

인천공항으로 출발하는 버스안에서 한번ㅡ

 

이번에야 알았다.

미국이란 나라가 정말 위대한 나라라는것을

미국 대사관은

어떤 나라에서건 간에

 자국민을 철저하게 보호한다는 사실을

어스틴의 실종16시간동안

도합 11번의 전화를 해오는것으로 가늠할수 있었다.

 

오후 2시

무사하게 출국 수속을 끝마쳤다는 통화를 끝으로

더 이상 대사관의 전화는 없었지만

이번 사건으로 대사관의 관심과 배려는

미국이 어째서 세계1등 국민이라고 지칭되는가

많은 생각을 하게한 사건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등에 땀이 나는

어스틴의 실종16시간은

피 가 마르고 정신이 아득해지는

초죽음의 순간이었지 싶다.

 

남의 귀한 아들...

친구따라 한국 여행와서

만약 길잃고 헤메면서 제때 돌아오지 못했다면

사고가 나서 행여 나쁜일을 당해서

동료들과 같이 출국하지 못했다면...

생각만해도 눈앞이 아찔해지고 현기증이 난다.

 

이런 사고만 없었다면...

정말 오래도록 추억의 한페이지를 장식할

아름다운 여행이었을텐데 말이다.

 

알지도 못하는 주위분들은 모두 그런다.

이틀도 아니고 2주일도 아니고

이 찌는 더위에

한국사람도 아닌 미국총각 다섯명을

20일씩 먹이고 재우고

 데리고 다니며 구경시키고

정말 존경스럽다고....^^

 

아침은 거르고

점심은 햄버거 하나에

 저녁한끼 해주는게 뭐가 힘드냐고

지들이 먹고싶으면 컵라면도 사오고

울 준원이

할머니 힘들까봐 애들델고

롯데리아가서 패스트푸드 사 먹이느라고

여기저기서 받은 용돈 꽤 날아갔지 싶다.

 

어스틴 때문에 걱정한것 빼고는

다음에 오면 더 잘해준다니까

모두들 내년에 다시온다며

 희희락락 하면서 갔는데

내년에야말로 진짜 즐거운

래 오래 기억에 남는

추억만들기를 할수있도록 도와주는게

이 할무이의 도리가 아닌가 생각한다.

 

얘들아...한국에서 20일

그런대로 재미있었제?

내년에 오면 더 잘해 줄팅게로

아르바이트들 열씸히들 해서

돈 많이  벌어 꿍쳐놓고 있그래이~

 

내년에 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