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름만 불러도 눈물이 쏱아지고
가슴이 저려오는 보고픈 우리엄마!!!
인동장씨 연복군 자손 친정 아버지는
4대 독자 유복자로 태어나셨고
소천땅 100리길을 남의 땅을 밟지 않고 살아오셨다는
조부모님 밑에서 귀하게 자란 친정아버지는
5대 독자 면하려는 할아버지 말씀대로
두살 많은 13살 신부에게 장가를 들었으나
큰엄마 설흔 여섯까지 소생이 없자
키 크고 날씬하고 쌍가플이 예쁜 우리 엄마가 아버지의 눈에 띄어
19살 꽃다운 나이에 작은 마나님으로 들어 오셨단다.
그 후로 아들셋 딸셋을 낳아
장씨 가문에 5대 독자를 면하게 하셨건만
아버지의 사랑은 큰엄마 작은엄마가 차지하고
솜씨좋은 우리 엄마는 뒷방에서 바느질로
주방에선 찬모처럼
일평생을 몸 고생 마음고생..
눈물과 한숨 모진 고생으로 그 가녀린 몸 돌보지 않고
평생을 가족위해 헌신 희생하신 한 이 많았던 우리엄마
일제시대...영주시에서 가장 큰 중앙여관
경찰서와 읍사무소를 빼곤
우리집 현관에 달려있던 유일하던 전화기
99칸 대 저택이며 장작불 지펴 물 대우던
가마솥같던 목욕탕이 두개나 있던
스무개의 객실 ..
현관 마루를 통통 뛰어다니던 5섯살 나는
온 집안의 귀여움을 독차지 하고 자랐건만
6.25사변으로 수용되어
한때는 육군 야전병원
마지막에는 인민군 야전 병원으로 사용되던 우리집이
조준 폭격을 당하자
하루 아침에 잿더미 폐허가된 우리 집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건 우리 엄마의 몫이었고
작은엄마가 낳아놓고 가버린 두 오빠
내자식 남의 자식 가리지 않고 먹이고 입히고 가르쳐야 했기에..
짊어진 고생 보따리는 천근 만근의 무게였으리라.
명주 바지 저고리에 모본단 마고자에
호박 밀화단추로 치장하고
정자에 앉아 문우들과 시조를 읇거나
맵시나는 버선발로 학춤 추기를 즐겨하시던...
사정에 나가 활쏘시고 기생들의 지화자 소리에
풍류를 읊던 아버지 대신하여
무너져 내린 99칸 집의 재건과
여덟식구 대 가족의 생계를 위해
마흔 서너살 젊은 나이에
억센 장돌뱅이 남자들 틈에 끼어
상동광산 오가는 화물트럭에 몸을담아
용감하게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모진 고생 사서하신 장한 우리 엄마.
음식 솜씨 뛰어나고 바느질 솜씨 뛰어나고
부지런하고 일손 빠른 우리 엄마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든든한 버팀목이고 방패막이 였었다.
다섯살 어린 나를 떼어놓고 닷새씩 한파수가 되어야
광산에 짐을 풀고 돌아왔던
여자 장돌뱅이 보부상이었던 장한 우리엄마
봄 여름 가을 겨울 할것없이...
여름이면 불타는 태양볕에 땀에 찌든 삼배적삼이
버석버석 부서져 내리는 소리를 냈고
겨울이면 휘몰아치는 불풍한설에
시린손을 겨드랑이에 꽂고
무명수건 한 가닥으로 모진 바람막아내며
이날 입때껏 ...
70넘는 내 나이에도 가늠이 안되는
그 상동광산에 어디에 붙어있었을까?
우리 엄마는 태산같이 높이 쌓은 드리쿼터 화물칸
자동차 지붕에 올라앉아
험한길 모퉁이 돌때마다 떨어질새라
새끼줄로 몸을 칭칭감고
몇백리 길을 휘돌아 집에 돌아오면
다섯살 어린나는 땟국이 꼬질꼬질 눈물 콧물 범벅이되어
피골이 상접해 있었단다.
내 어린기억에 엄마는 언제나
밤에만 나타나고 새벽이면 사라지고 마는
백년 손님같아 가까이 가지를 못했는데
까만눈 떼굴거리는 어린 나를 품에보듬고
이번길에는 정말 딱 하룻밤만 자고 돌아온다는 엄마의 품에서는
언제나 서늘한 바람냄새 먼지냄새 휘발유냄새가 났던게 기억난다.
평생을 자식위해 뼈가 바스라지게
힘들고 모진일만 했던 우리엄마
어려서 간염에 걸려 사경을 헤맸던 이 막내딸이
사람 노릇 하지못할까 노심초사 애를 태우셨던 우리엄마
이제 나이 칠십이 되고 거기다 한살을 더 보태니
이제야 철이 드는지
살아생전 효도한번 하지못했던
우리 엄마의 한 많은 삶은 생각만해도
눈시울 붉어지고 가슴이 먹먹해온다.
엄마 ..
엄마...우리 엄마
그립고 보고싶은 우리 엄마
막내딸이 낳은 외손주라고..
우리 아이들 삼남매 온갖 정성으로 키워주셨던 우리엄마.
한번도 효도라곤 해 보지 못하고
모든 엄마들이 다 그러 하리라고...
그 좋아하던 막걸리 한 잔..
파랑새 담배 한개피도 피우는것도
막내딸의 치켜든 도끼눈과 불같은 성화에
어느날 하루아침에 단주 금연하셨던 우리엄마..
한번도 살아생전 그 장한 우리엄마
그 고마운 우리엄마에게
단 한번도 고맙다 감사하단 말 하지못한
불효막심한 죄
내 어찌 이승에서 다 갚아야 할지..
시부모님을 20년간 모시면서 그래도 막내로 자라서인지
아니면 스물한살 어린나이에 시집을 와서 그런지..
그 엄마가 그리도 그립고 보고싶었는데...
막상 엄마가 오시면 시부모 시집살이
시남편살이에 찌든 스트레스는
엄마에게 효도는 커녕
말 한마디도 곱지 못하게 퉁명스럽고
조그만 일에도 짜증만내었으니
불쌍한 우리 엄마 얼마나 슬프고 괴롭고 외로우셨을까?
6남매를 낳아 아들 둘을 일찍 보내고
큰 오빠마져 엄마보다 십년 먼저 돌아가시니
살아생전 효도 받기는 커녕
자식 앞세우고도 뭐가 그리 미련남아 100살까지 살려는 거냐고
왜 이렇게도 오래 사느냐는 자식들의 지청구에
우리 엄마 얼마나 분하고 괘씸하고 슬프고 외로우셨을까?
2005년 7월 31일
98살의 노환으로 한많은 세상을 떠났을때
입관예식 할때 본 우리엄마는 눈을 뜨고 겠셨었지
장례도우미가 몇번을 눈을 내리 쓸어도
또 다시 눈을 뜨시던 우리 불쌍한 엄마
막내딸이 임종을 지켜보지 못해 ...
막내딸이 보고싶어 눈을 감지 못하셨나 싶어...
뼈만 남은 엄마의 얼굴에 입을 맟추며
미안해요 엄마 !!!
잘못했어요 엄마!!!
죄송해요 엄마!!!
우리 가족은 동시에 통곡을 터트렸는데
그런 다고 저지른 불효가 용서가 되었을까
살아생전 그리도 불효막심하더니...
울고불고 넋두리 하는 늙은 형제들이 너무 미웠었다.
그 때 울엄마 영전에서 사랑해요 엄마
그 소리를 왜 하지 못했을까?
언젠가 남기고 싶었던 질곡많은 우리가족사
뜻밖에 날아온 카톡으로 밤새워 밀린 숙제를 마치는 마음으로
우리 불쌍한 엄마를 회고하게 된다.
엄마...
엄마...
엄마...
미안해요 엄마.
정말 정말 잘못했어요 엄마.
다음생에 만나면
그때는 정신 차려 효도하는 막내딸이 될께요.
그 동안의 불효를 너그러이 용서하시고
슬프고 괴로웠던 이승의 모든것
하늘로 훨훨 띄워버리시고
깃털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편히 쉬세요.
사랑해요 엄마
엄마 ...조금만 기다리시면 곧 만나게 될꺼예요
엄마가 계시는 그곳
늘 편안하고 복된 곳이기를 빌어요 엄마!!!
사랑하는 막내딸이....
어제 26일 아침 딸에게서 온 전화는
엄마의 그리움을 되새기게 해 주었다.
2월 중순..
며칠이었는지 정확한 기억도 없지만...
어쨌던...모질게 춥고 바람이 회오리 치던 날
강남역부근 병원을 찾았다가 돌아오는길
다섯명을 젊은이들이 지나가는 나를 잡고 하소연을 했다.
어머니..저희들 좀 도와주세요
저희 TV N에서 나왔는데요
저 부쓰 안에 들어가시면 마이크가 있어요
그걸 처다 보면서 어머니에대한 대한 이야기를 해 주시면 돼요.
저희가 방송국에서 받은 활당량은
100 명 넘게 인터뷰를 하랬는데
이제 겨우 17명 밖에 하지 못했어요 하고 사정하는거였다.
아니 이렇게 나이 많은 호호백발 할머니가
엄마가 돌아가신지 십년도 넘었구만 무슨 할말이 있다고....
그런 인터뷰는 생기 발랄한 젊은 사람들이 해야
프로그램이 사는것 아니냐니까
어머니 인터뷰에 연세가 무슨 상관있겠어요?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라면
어린시절 추억도 좋고 엄마한테 하고싶은말
미처하지못한 말 즐겁거나 행복했다거나 슬펐던 기억등
무엇이라도 좋아요.
어머니 제발 저희들 추위에 떨고 있는데
한번만 도와주세요 네?. 하는거였다
아이고 이 나이에 준비도 없이 무슨 말을 해야하지???
망서리던 나는 등 떠밀리다 싶이 부쓰에 들어갔다.
천정 한구석에 카메라가 달려있고..
아무런 준비없이 들어간 부쓰에서 마이크를 처다보니
갑자기 머리가 텅 비는듯 먹먹한게 할 말이 없었다.
그저
엄마...엄마.. 부를수 밖에
그리고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
지금은 그때 그 부쓰안에서 내가 무슨말을 했었는지
기억도 없다.
엄마 살아생전 한번도 들려드리지 못했던 말
미안해요 엄마
사랑해요 엄마
그 말 한것 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왜 그립고 보고싶다는 말을 못했을까
나를 기다려 달라는 말은 왜 하지 못했을까
아쉬움이 남는 엄마에게 하고싶었던 말은
꿈인지 생신인지 TV N 이란 거대한 메스컴을 타고
황인용, 강부자의 울엄마 예고편 3 에
백발이 성성한 내 얼굴이 비쳤다는
지인들의 연락을 받았다.
우리 엄마가 살아생전 그토록 듣고 싶었던
엄마 미안해요
엄마 사랑해요
막내딸의 그 말 한마디가 그리도 듣고 싶으셨나보다.
엄마 잘못했어요
엄마 용서해주세요
그 말을 미쳐 하지못한것이 후회된다.
엄마 !!!
엄마!!!
제가 엄마의 딸로 태어났고
엄마가 내 엄마였던것을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엄마 진심으로 우리 엄마 당신을 존경합니다.
불효막심한 막내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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