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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hajoy;s Kitchen

죽을 病에도 살 藥있다.

스트레스가 사람 잡는다더니만...

나도몰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것인지

한달전 부터 이상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늦게 자는 버릇이 있는 나는

 해가 중천에 뜰때까지 늦잠자기 일수인데

어느날 부터 한번 돌아누우면 금방 잠이 깨고 

억지잠을 청하려고 눈을  감고 있으면

비몽사몽....꿈도 아닌것이

허공에 온갖  헛것이 보기기 까지하는 증세가 보였다.

 

누구한테 말하기도 거북하고

식구들이 알면 난리법석 날것같아

혼자 끙끙 앓으면서

이러다가 내가 미치는것 아닌가 걱정도 되고...

 

아침에 일어나면 또 어질어질하면서

꼭 입덧하는 사람처럼 속이 메슥거리고

일년 삼백육십오일

밥맛없다는게 무슨 말인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던내가

그만 ..어떤 음식을 봐도

식욕이 당기기는 커녕

꼴도 보기도 싫고 냄새도 맡기 싫어지는게

 한달여 계속되니

빠지라고 고사를 지내도 30년간 변함없던 체중이

3 kg빠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러다가 내가 죽지... 싶은게

 

 

며칠전 여고 동창들이 방문하여

해삼이랑 새우 듬뿍넣고 누룽지탕을 만들었는데

친구들은 맛있다 맛있다 연발하며

 엄지 손가락을 쳐들지만

나야말로 그 눔의 누룽지탕 꼴도 보기 싫었다.

 

그날 만든 메뉴중

매콤한 삼발쏘스와 청귤효소를 1:1로 섞은

칠리쏘스 닭튀김이 너무 맛있다고 잘 들 먹어줬는데

오늘에야 생각났다

내가 닭 귀신이란걸 잊고 지냈다는걸...

 

켄터키치킨의 고장 미쿡땅에서도

한번도 치킨을 사 먹어본적이 없었고

오로지 마켓에서 닭다리 사다가

손자 손녀들 먹이느라

지지고 볶고 튀기고 굽고 졸이고

나 원 참

내가 뭔 짓을 하고 살았는지...

 

한국땅 돌아와서 제일 먼저 달려간곳

금남시장 한귀퉁이 이나살치킨집

양품점으로 바껴 신장개업 한다고 붙여놨네

옆집 화장품집에 물어보니

장사가 잘 안되서 문을 닫았데나

 

그려~~

그러고 보니 내 책임도 큰거여

적어도 내가 이틀에  한번꼴로

한달이면 열다섯마리의 파닭을 먹어줬었는데

6개월이나 이나실치킨집을 발을 끊었으니..

 

내가 없으니 장사도 잘 안됐을거란 생각도 들고

한편으론 어찌나 아쉽던지....

다른 치킨집을 수소문해서 한마리 사 봤는데

닭귀신인 내가 반에 반 마리도 못먹고

아깝게도 쓰레기 통으로 들어갔다더라...

 

 

 

나도 먹고 기운을 차려야 살겠기에

이마트 달려가서 싱싱한 닭다리

6개씩 들어있는것 2팩 사왔다.

 

쎄일해서 단돈 9000원

손질하긴 힘들어도

가슴살이나 안심보다 닭다리가

 훠얼~씬 맛 있기에

수고가 오히려 즐겁다는 생각이 앞선다.

 

그리하여 부지런을 떨어가며

또 다시 닭을 튀기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

 

내 손이 내 딸이다~

 

요래 맛있는 요리가 완성되면

어찌나 마음이 흐뭇한지...

 

엄지손가락 굵기로 자른 닭다리

소금 후추와 친구들이 마시다 남겨놓은

샴페인으로 밑간하고

계란흰자 두개와 감자전분 100그램으로 주물주물

 바삭하게 두번튀겨

매운 칠리 쏘스에다 버무려 내면

둘이먹다가 하나가 돌아가셔도 모를만큼

아주 아주 아주 맛있는 일품요리가 탄생된다.

 

먹다남은 파인에플과 1500원주고 사온 새싹이

요리에 폼을 더해주는 중

 

이 요리에 쓰인 쏘스는

 삼발올랙 칠리쏘스와

제주도 반디농장 청귤효소를 반반섞어

 3배식초 한수저를 넣어 보글보글 끓여 사용했다.

 

미치게 맛 있음..

아침 점심 쳐다보기도 싫었는데

오밤중 9시에 부리나케 튀긴 닭다리는

눈 깜짝 할 사이에 

코로 들어갔는지 입으로 들어갔는지 모를 정도로

순식간에 소리 소문없이 사라져 버렸네

 

싹쓸이로 다 먹어치우면 양심불량일것 같에

눈물을 머금고 네 토막을 남겼다.

아마도...

그것이 알고싶다...를 보다보면 이것마져

언제 빈접시만 남을지 장담을 못하는...

아 정말 미치게 맛있는 칠리쏘스 치킨에 

어질어질하던 증상이 눈 녹듯 사라져버린

 혼자먹기 아쉬운

즐거운 토요일 밤 먹방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