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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hajoy;s Kitchen

사부인의 비법전수로 담은 맛깔 난 파김치

 

 

옛날 아이들 유치원 다닐 시절에는

제희모친 한정애 여사님의 김치솜씨가 빼어났었는데

그 중에서도 전라도 특유의 젓갈의 깊은 감칠맛의

폭 삭은 파김치가 일품이었었다.

 

그리고 큰 아들이 장가를 들게되니

사부인인 준원이 외할머니께서 담은

파김치를 먹어보고 눈이 번쩍 떠지는게

제희모친님을 능가하는 파김치 담는 솜씨에 그만...

 

오매불망...

사부인께서 간간히 담아 보내주시는 파김치에

목을 매달고 살았는데

그것도 잠시 한여름밤의 꿈

큰아이들이 십여년전 이민을 간 후는

 다시는 접할수 없는 사부인의 파김치는

아련한 그리움으로 남아

입맛 떨어질때 마다 간절하게 생각났었다.

 

며칠전 아이들의 일로

사부인과 통화를  끝내고

미안해서 미쳐 말을 꺼내지 못한

파 김치 담는비법을 전수해 주시면 안되냐고

 염치불구 카톡으로 부탁을 드렸다.

 

사람이 입맛이 떨어지면 눈치 코치

염치까지 없어지는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어가며...

 

그리하여 공도사부인의 비법으로 담은 파김치는

 집 나간 입맛을 돌리는데 앞장 서

하루 세끼 부지런히 상에 오르는 일등 반찬이 되었다.

 

예전에 준원에미가 알려준것보담 더 소상한 양념비법

흉내는 내어 그런대로 먹을만은 하지만

사부인께서 담은것 같은 폭 삭은 젓갈 냄새같은

 깊은맛이 없는게 흠이다.

 

ㅡ사부인의 레시피ㅡ

멸치액 쌀가루풀 매실액많이 마늘 설탕 고추가루

양념 넉넉히 달착하게 해서

파 머리 하얀부분에 양념 듬뿍칠하고

파란부분은 손에 묻은 양념으로 살짝살짝 칠해서

차곡차곡 담아 훈훈한 곳에 하룻밤 재워

냉장보관 하세요~

 

알려주신대로 했지만

그 맛이 아닌것이..

이건 또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다고 말씀 드렸더니

사부인께서는 새우젓과 멸치젓을

집에서 신안 천일염으로 직접 담구어 쓰신다고 하시네

 

역시 ...

싱싱한 채소의 선택도 중요하지만

양념과 젓갈이 맛을 좌우한다는걸 느꼈다.

 

예전에 식구 많을때는 멸치젓도 집에서 직접 담아

잘 익은 다음 창호지에 받혀

맑은 젓국 내려두고 먹었었는데

지금은 온갖 상표의 멸치액젓이 유통되니

손쉬운 맛에 사먹게 되는것이

내년부터는 멸치젓 새우젓을

직접 담아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파김치야 말로

미국에서 공수해온 게세마리 액젓에다

영암의 홍갑표씨가 보내주신 태양초

제주도 반디농장 청귤효소 한 컵과

설탕대신  매실청 한컵이 들어가 

깔끔한 맛의 촉촉하고 윤기나는 파김치가 되었다.

 

 키 가 작고 통통한

한단에 4000원인 흙쪽파 2단을 사서 껍질을 벗기니

완전 진짜배기 토종 쪽파.. 달고 매운맛이 일품이다.

 

 

고슬고슬한 햅쌀밥에

돌돌말이 파김치 한쪽을 얹으니

씹을 사이도 없이 꿀떡 넘어가는

매콤 달착 깔끔한 톡 쏘는 파김치

사부인 덕분에 내 입이 호강을 하고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