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절기를 알리는 입춘이 지나간지도 2개월여..
카렌다를 보니 4월 6일엔 한식도 지났다.
4월이면 언제나 생각나는 추억 한토막
내 어릴적 초등학교 시절
4월 5일 식목일에
단체로 나무를 심으러 가면
손이 시려워 호호 불다가
팔짱을 껴 겨드랑이 사이에 두 손을 찔러넣고
발 시렵다고 동동거리던 생각이 난다.
그때는 왜 그리 추웠던지
입성이 신통찮아 그리 추웠을거란 생각과
손 재주 많던 언니가 막내동생이라고
무명천에 솜넣어 누벼서
벙어리 장갑 만들어준걸 목에걸고
친구들에게 자랑하던 생각도
지금 생각하면 아름다운 추억이다.
한국은 꽃소식이 만연하여
온갖 꽃들이 다투어 화려함을 자랑하고
우리가 다녀온 캘리포니아도
지금쯤 벗꽃들은 지고있을 시기에
시카고에는 아직도 봄은 커녕
어제는 때 아니게 비바람과 함께
오전 10시부터 흐린 하늘에 팔랑팔랑 싸락눈이
내리기 무섭게 녹아내리더니
오늘 아침 나가보니 장독위에 제법 쌓였다.
날씨는 겨울처럼 을씨년 스러운데
언제 부터인지
뒷마당의 잔디가 제법 파랗게 싹이 올라오고
데크 아래쪽엔 신경을 쓰지 않아
오랫만에 슬리퍼를 끌고 화단에 내려가보니
한뼘이나 자란 부추와
2 센티가량 올라오고있는 여린 상추싹도 보였다.
혹한의 겨울을 땅속에서 지나고
솜처럼 보드라운 여린 싹이
어찌 저리 단단한 땅을 뚫고 올라오고 있는지...
사람들은 춥다 춥다 하지만
새싹들은 언제가 제때인지 스스로 알고
겨울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고
세상 밖으로 고개를 내미는걸 보면
자연의 신비로움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개인 하늘은 저리 파랗고 구름도 저리 아름다운데
꽃 소식에 목마른
시카고의 봄은 언제나 오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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