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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Primadonna Yeonjune-Suh

딸이 보낸 어머니날 선물



지난 3월 요한씨랑 같이

델라웨어 딸의 집을 일주일 방문했을때

엄마에게 선물해준 마이클 코어 핸드백

이 나이에 무거운 가죽백 싫다고 해도

패라가모나 쁘라다 구찌 만큼은 못해도

미국에서는 괜찮다는 상품이라고

굳이 굳이 들려준 핸드백이다.





시카고에서 나드리 할 일도 별로없고

정장 차림할 일도 없으니

이 핸드백이야 말로

방구석에 고이 모셔져 있는 신세일 뿐이다.


이제는 나이 탓인가

한국에서도 정장보다는

편한 고무줄 바지에 굽 없는 신발

베낭 하나 걸머메면 남대문으로 동대문으로

사방 팔방 안다니는곳이 없을 정도다.


십년전만 해도

문밖을 나서려면

정장에
빼딱구두 정장용 핸드백까지 챙겨들지 않으면

나서지 못하던 내가

이제는 나이 먹었다고 안하무인

얼굴에 철판깔고 산다고 할까


이제는 옷 차림에 신경쓸 나이도 지났고

나 편하면 제일이다 싶은게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남패션에 백팩 하나 메고다니면

온 몸이 얼마나 편하고 자유로운지

그러게...

유행과 사치도 젊어서 한때인가 보다.


그런대도 우겨우겨

저 핸드백을 들려보낸 딸의 마음이

지금생각하니 고맙고 안쓰럽다.

 

 그러고 돌아온 후

어느날 엄마 앞으로 온 편지봉투 속에는

거금 1500 짜리 체크가 들어 있었네


가슴이 벌렁벌렁..

지가 무슨 돈이 있다고...

이 일을 어찌하냐고 끌탕을 했더니

아들이 하는말..

수표를 입금시키지 않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그래서 찢어버렸는데


그 뒤 또 한달이 지나

똑 같은 액수의 수표가 도착해

이번에도 왜보냈냐 어쩌고 말도 없이 찢어버렸는데


아이구..어머니 날 이라고

또 패키지를 보냈네

 

 아직까지는 내가 지들보다 형편이 났구만..

지들도 힘들게 살면서


차를 사주네 어쩌고 저쩌고 하면

내가 펄쩍 뛰며 반기고 좋아할것 같지만

차가 필요하면 내 돈주고 사는게 원칙이지

힘들게 사는 딸자식 신세 망칠일 있나?





은박지를 열어보니 현금 500불!!


수표로 보내면 엄마가 안쓸까봐

이렇게 현금으로 보내준 딸의 마음이 고맙기는 커녕

도리어 울컥 화가 치민다.

내 걱정 하지말고 저나 잘 살지..


그리고...

미국땅에도 분명히

편지속에 돈 넣어 보내는거 불법일텐데

은박지로 싸서 보내면 누가 모를줄 알고?


엄마를 생각하는 딸의 마음이 하 간절하니

이번 한번만은

우채국 X RAY 가 눈감아 준듯하다.


조카 하이스쿨 졸업식이 26일이라고

학교수업 조정해서

딸이 내일 시카고에 온다니

고이 보관해 놓았던 돈

몰래 도로 들려 보내야지...


자식에게 받는 선물은

이래서 언제나 가슴 시리고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