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떠나 와 만리타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비가오면 비가와서
바람이 불면 바람불어서
눈이오면 또 눈이 내린다고...
사시 사철 변화하는 기후따라
고향땅에서 즐겨먹던 음식이 생각나게 마련인가보다.
우리 아이들 큰아들은 이민 7년차...
둘째와 막내딸은 벌써 25년이 넘어 생의 반은
미국땅에서 살아서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은 미국인인데
먹는것에 대 해서는 아직도 엄마 손 맛 을 연연해 한다.
이 곳에 순대와 족발이 오죽이나 맛이 없었으면..
아니 그 보다도 고향에서 먹던 순대와 족발이 생각날때 마다
시카고 가는 인편에 부탁해서
장충동 평안도집 족발과 똑순이네 순대를
보내주기를 그리도 원 했었다
매번 부탁을 들어주면서도
내가 직접 이걸 만들수 있으면 ...
언제 어느때라도 아이들이 원할때
원 없이 만들어 줄수 있지않을까?
음식 만들기가 취미인 나는
아이들의 입맛에 맞는 순대를 만들기 위해
대여섯번 실패를 거듭하다보니
나름대로 순대만들기 노하우를 터득하게 되었다.
그러고도 ..
전문가들은 순대를 어떤방법으로 만드나 싶어
3년 전
시누이와 친분관계가 있는
순대 공장에 특청을 넣어
1주일 출근을 하며 비법 전수를 받았다.
하긴 ..
비법 전수라고 하니 그럴싸 하지만
순대 터트리지 않고 잘 삶는 비법
그리고 내용물 배합등등..
하지만
시판되는 순대처럼 내용물을 넣다가는
우리식구 긁어 재키느라
단체로 잠 못잘게 뻔한 이치지만...
어쨌던
시카고에 와서 순대를 만들었더니
아이들이 펄펄 뛰며 좋아라한건 둘째치고
한인사회 최고가는 막강 체인점
수퍼 X 마트 점장님이
내가 만든 순대를 맛볼 기회가 있었는데
하루에 50 파운드씩
납품해 달라고 떼를 써서
한동안 순대 만드느라 고생을 한 적이 있다.
그때 처음 알았다.
취미생활 잘못하면 고역이라는걸....
그 다음은 족발이다.
유명 족발집에서 비법으로 내려온 족발국물
20년 종물이니 30년 종물이니 해싸며
한들통에 5000에서 1억까지
부르는게 값이라는데..
정말 족발을 만들때
종물이라는게 들어가야 할까?
이거야말로 참으로 넌센스같은 이야기다.
우리집에도 3년 묵은 종물이있다.
순 소피아 아지매의 노하우가 담긴 족발국물...
장충동의 그 어느 유명 족발집에도 뒤지지 않는
미원이니 캬라멜쏘스니 뭐시기니...
식품 첨가물이 하나도 들어있지 않는
깔끔하고 담백하고 고소한 맛을 간직한 소피아식 종물
5일전에 정육부에 특별히 부탁하여
후레쉬한 족발 6개를 구했기에
3년만에 처음으로 족발을 삶아봤다.
*후레쉬한 족발은 1박스에 15개씩 들어있는데
후레쉬족발은 5박스 이상주문해야 한단다.*
저 보자기에 들어있는것...
과일효소 담근 건지를 같이 넣어 끓였더니
그 맛이 더 더 더 깊고 고소 담백 하였다더라~~~!
구수한 족발냄새가 집안가득....
색깔도 예술인 족발 ..
모처럼 만든 족발이
어찌나 탱글탱글하고 쫀득하던지
우리 5식구 앉은 자리에서
대짜 족발 2개 썰어 먹고
껍질이 이리 맛있을수 있냐고 해쌌더니...
울 손주녀석
더 이상 못참겠다며
말리지 말라고 다짐받더니
3번째 족발 껍데기 홀랑 벗겨먹는 사태가....
큰 아들이
족발 사진을 자랑삼아
사진동호회 카페에 올리자 말자
여기~저기~에서
제발 족발 맛 좀 한번 보여달라고
사진을 보니 먹고싶어 사람 죽겠다고
책임지라고 아우성들을 치고있으니..
아이구..
이럴까봐 사진 올리지 말라고 했는데..
모두 아들같고 딸 같은 사람들의 아우성에
내 어찌 했으면 좋을지 모르겠다.
에라~
앉은김에 쉬어 간다고..
이 참에 시카고 땅에 눌러 앉아
족발집이나 개업할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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