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쯤 좋은 소식
June Suh
3월 29일 (4일 전)
엄마,
내가 한 2주 전에 굉장히 많이 아팠다고 했쟎아..봄방학 기간 중에...
그리고 그 다음주 부터 앤디가 옮아가지고 끙끙 앓았어...
근데 그 주에 수,목,금 우리가 연주가 있어서
나는 일단 몸살 기운은 사라졌으니까
내가 운전을 해가지고 볼티모어 쪽에 가서 연주를 했거든.
연주 장소는 CCBC Community College in Baltimore County
앤디는 지금 여기 대학에서도 화요일마다 강의를 하고 있어.
볼티모어에 있는 커뮤니티 컬리지인데 캠퍼스가 세 도시에 있고 엄청 커.
http://ccbcmd.edu/
http://ccbcmd.edu/performingarts/music.html
여기 보면 3월 23일
우리 앙상블 이름이 스케쥴에 나왔지?
Bel Sole/Midnight moon Ensemble, June Suh & Andrew Dickenson....하고
삼일 동안 각각 다른 도시의 캠퍼스에서 연주했는데,
처음 이틀은 앤디랑 나랑 둘이서 하고,
마지막 날 메인 컨써트홀에서
미드나잇 앙상블 정규멤버를 데리고 가서 연주했거등.
벨 솔레/미드나잇 문 앙상블 멤버는 앤디와 내가 고정이고,
상황에 때라 클래식 기타,드럼,더블 베이스,그리고 플륫이나 바이얼린을 끼워넣는데
이번 연주는 앤디,나,다른 클래식 기타 하나 더,
더블 베이스,플륫/오보에, 그리고 드럼 이렇게 갔었어
나도 아직 감기 중이었고,스테로이드에 항생제 복용중이었고,
앤디도 고열에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고..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말하길
지난 겨울에 날씨가 의외로 너무 따뜻해서 세균들을 다 죽이지 못해서
날씨가 다시 봄기운이 도니까 세균들이 활성화 되어서
감기 환자가 너무 많아졌다고 하더라고.
나도 양해를 구하고 노래 한곡 끝나면 돌어서서
코풀고....기침하고...앤디도 쿨럭쿨럭 하고....
저음만 좀 약했지 노래도 왠만큼 다 했어.
근데 우리가 아픈중에 그렇게 연주를 하는걸 보고,
학교 성악과장이 나를 굉장히 높이 샀어.
기침할때 들으면 누구든 알거든,
가슴에서 쿨럭쿨럭 하면서 할아버지 소리가 나는걸...
그리고 말소리는 분명 꽉 막힌 코맹맹이인데
노래할땐 또 왠만큼 다 내니까 내 발성법이 엄청나다고
너무너무 좋아하는거야.
거기다가 유머까지있다고 ㅎㅎㅎㅎㅎ
이놈의 인기란~~
그래서 우리가 캠퍼스 옮겨다니면서 연주를 하는 동안
삼일 내내 우리를 따라서 연주장소에 나오더라고.
그래서 그런갑다 했는데...마지막 날....내 레쥬메 가져오라고...
가을 학기부터
CCBC Campus 에 성악강사 채용!!!!!!!
ㅎㅎㅎㅎㅎ 근데 아직 좋아하기는 이르고...
기존의 성악 선생이 지금 너무 많아서 나한테 얼마나 학생이 할당될지 몰라.
가는데 1시간 걸리는데
적어도 기본 3명 이상은 되야 기름값이며 일당이 떨어지지 1명 주면 못가지...
근데 그 성악과장이 자기가 35년째 가르치고 있어서
지금은 자기가 원하는 학생은 자기가 데리고 오고,
나머지는 다른 선생한테 주고 그런 정도의 힘은 있다고 하면서
자기가 학생들을 많이 데려와서 나한테 넘겨주는 방법도 있다고 하면서
너무나 긍정적으로 얘기하더라고.
그리고 나보고 자기 학생 노래좀 한번 들어보고 조언 좀 해달라고 하면서 부탁도 하고..
에고...좀 잘 풀려서
나중에 University of Delaware 같은데서 가르치면 좋을텐데...
어쨌든 반 만 좋은 소식이지만 알려드려요.~
모녀간에 너무 바쁘다 보니
연락한지가 언제인지 가물가물
기억도 안납니다.
아마 구정 지나고 전화통화를 했던것 같은데...
일주일만 지나면 왜 애들이 연락이 없냐고 조바심치는
요한씨에 비해 저는 참 성질 느긋합니다.
애들이 얼마나 바쁘게 살고있는걸 알고있고
전화하기엔 서로 시간대가 맞지않는다는걸 알기에
그저 무소식이 희소식이다...그러면서 사는거지요
아들 며느리가 전화한지가 언제인데...
하는일 없이 날짜 꼽아 가면서
이것들이 뭐하느라 여직 연락한번을 안하는겨 하면서
시부모 노릇하는게 뭐가 좋습니까?
지들 급한일 생기면 어련히 연락 안하겠습니까?
그저...가만 있으면 2등은 간다는
우리 둘째 아들넘 말을 들은후 부터
저는 아이들일에 감놔라 배놔라
시시콜콜 아는채 안하고
보고도 못본척 들어도 안들은척
입 봉하고 살고있으니 얼마나 편한지요
때가되고 좋은 일이 생기면
자연히 보고가 오게 되더라구요.
며칠전 온 편지를 ...
2등 하려고 남편에게 조차 입 봉하고 있었더니
오늘 지인을 만나기로 한 날인데
그 지인을 통해 이 사실을 다시 확인했네요
세상 참...소문 빠르기가 빛의 속도입니다 ㅎㅎ...
아니...그걸 어찌 아셨냐고 반문 했더니
우리 요한씨에게 치료를 받으러 갔다가
들은 이야기라네요.
며칠전 딸과 통화를 했는데
이런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며
새학기부터 더 큰 대학에 출강하게 되었다고
지인께 자랑을 하더랩니다.
그런면으로 보면 요한씨도딸과의 통화를
나한테 비밀 지키고 있는걸로봐서는
2등상 따논 당상입니다.^^
20년전 열여덟 어린나이에
시카고 루즈벨트 대학교
뮤지칼 칼리지에 수석 장학금을 받고 고국을 떠난후
이태리 베르디에서 6년
다시 뉴욕에서 전문연주자 과정을 거쳐 학위를 받고
공부가 끝나고도 고국땅을 밟지못하고
해외에서 전.전.전. 하는 딸이 너무 안타까웠지요
자격은 갖췄지만 ...
한국땅엔 학연과 지연 인맥
거기다가 가장 중요한 필수사항인
경제적 여건이 없는 관계로
교단에 설 자리가 없더라구요.
한국대학 졸업자라면
지도교수의 추천이라도 받을수가 있고
돈이 많다면 연줄이라도 놓아보겠지만
우리같은 소시민은 어디에도 발 드리밀 틈이 없어
한숨만 쉬고 있었는데
제 스스로 여기 저기 뛰어다니며 실력을 인정받아
지금의 메릴랜드 씨썰 칼리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이번에 또 다시 볼티모어의 대학으로부터
9월 학기부터 나와달라는 러브콜을 받는걸보니
미국이란 나라가 참 대단한 나라로 보입니다.
제 딸이지만 참 장해 보이는것이
돈으로 교수자리를 얻는것은
죽어라 이를 물고 공부한것에 대한 모독이고
자기 자존심에 치명적 상처라고 하면서
오직 실력으로 승부하겠다고 하더니
맨땅에 헤딩이라는말이
연준이를 두고 하는말 같습니다.
이렇게 제 앞가림 잘해내는 딸에대해서도
우리 요한씨는 불만이 많습니다.
성악가라면 오.로.지....
KBS 열린음악회에 출연을 해야 제대로 된 성악가라고
나 원 참...
오로지 공부 공부 하면서 유학 생활 20여년에
무슨수로 KBS에 다리를 놓는다는 것인지
차라리 말썽 많은 4대강에다
무지개로 다리 놓는게 훨씬 더 쉬운 일이지요.
KBS 열린음악회에 딸이 나오는걸 보기가 평생소원인
요한씨의 소망은 언제나 이루어질지....
지금의 반만 좋은 소식도 기쁘지만
부활절이 지나고
나머지 반쪽의 좋은 소식도 들려왔으면 좋겠습니다.
부활주일이 딱 6일 남았네요
블벗님들 가정에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과 축복이
가득 하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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