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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날아온 love letter

민서네 부활절 행사

지난 주에 부활절을 지냈읍니다.

지금 델라웨어의 한인 성당에는 주임 신부님이 계시지 않은 관계로 올해는 부활절 행사도 조용히 보냈읍니다.

주로 부활절때 연주가 많이 있기 때문에 행사에 참석하기가 쉽지 않았는데,올해는 바쁜 학교 일정으로 연주를 좀 줄이다보니

이렇게 성당에서 하는 부활절 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었네요.


지난 주에 성당 베드로회에서 메일을 받았는데,부활 전날인 토요일날 성당 커뮤니티 센터에서 오후 세시에 아이들 Egg Hunt 를 하고

어머니들은 부활절 바구니를 만들고,저녁 식사가 있을 예정이니 각 가정 당 음식을 조금씩 해오라는 부회장님의 공지였읍니다.

근데 받는사람들 명단을 보니 쫘~~악

아니,우리 성당에 어린이들 있는 가정이 이렇게 많았나,이건 전 동부지역 어버이 명단이 아닐까...

일단 행사에 참가한다는 말씀과,더불어 신자는 아니지만 마음만은 아기 예수님같은 우리 신랑도 함께 간다고 알려드리고 나서

이틀을 곰곰히 생각했는데 딱히 뭘 만들어 가야할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읍니다.

그래서 다시 부회장님 싸모님께 이멜을 드려서,

오랜만에 참여하는 행사인데 예년에는 어떤 메뉴를 준비하셨는지,양은 어느 정도로 할지 여쭤보면서

삼색전이나 구절판,신선로...이런거 해오라고 하면 칵 죽어버린다고 엄포를 놨읍니다.


너무나 친절하신 우리 싸모님께서 "언니~ 너무 솜씨 부리면 우리가 더 힘들어지니까 대충대충 해오세요~" 답장을 주셨네요.

그래서 간단히 잡채 낙찰!

그런데 민서가 요즘 변비로 고생해서 고구마와 단호박도 몇개 사다놓았는데...엄마 따라잡기 행동개시.

단호박 샐러드...너도 오늘 내가 새생명을 주리라~

음...그런데 미쿡에서는 식사후에 디져~R~트 먹어줘야 하는데...이 일을 우야꼬.....그래서 어화둥둥 쌀강정 납시요~

이렇게 간단히 세 가기 해가기로 하고 준비했읍니다.



  • 제가 만든 쌀강정 입니다.봄을 상징하는 예쁜 병아리 모양이예요.
  • 시판하는 쌀 씨리얼과 버터,마쉬멜로우를 녹여만든 시럽으로 모양내어 말들고...
  • 눈은 미니 초코,부리는 젤리,날개는 쿠키 장식용 젤리로 그려줬어요.
  • 참고로..뜨거울때 빨리 만들어야하고,맨손으로 뭉쳐야 더 잘 뭉쳐진다는 사실..


이렇게 만든 35마리의 뼝아리들,우리 어린 친구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해줘야할텐데....

우리 민서가 벌써 두 마리,신랑이 한마리 먹고...저도 맛보느라 한 마리 먹고....





  • 나의 야심작 "토끼 잡채"입니다.
  • 신랑도 먹을수 있게 고기가 안들어간 대신,맛살을 많이 넣었구요,양파,당근,피망,표고버섯을 넣었죠.저는 시금치보다 각이 딱 사는 피망을 선호하거든요.
  • 신랑이 달결흰자는 먹기 때문에 흰자는 채썰어 고명으로 올렸구,신랑 안먹는 노른자는 부쳐서 토끼모양으로 잘랏 얹었읍니다..아이들의 콜레스테롤 섭취를 돕기 위하여..




  • 엄마따라 단호박 샐러드입니다.
  • 레써피는 엄마의 글을 참고하시고...
  • 너무 똑같이 따라하면 카피라잇에 적용될까봐 고명을 슬라이스 아몬드로 하려고 신랑한테 사오라고 했더니 통아몬드를 사왔네요,에효~그래서 고명없이 그냥 샐러드만 가져갔읍니다. 

Egg Hunt 할 바구니를 사줬는데,머리에 쓰고있네요.


                               



                                           저도 민서와 한컷! 얼굴 날렵하게 찍으라고 했는데도 본판이 넙데데하니 감출수가 없네요..




                                   Egg Hunt 하는 아이들.

                                  미국에서는 부활전에 이렇게 "달걀 사냥"을 하는데요,진짜 달걀이 아니라 플라스틱으로 된 달걀 모형이고,

                                  그 안에 주로 쵸컬릿이나 캔디를 넣어둡니다.

                                  그럼 아이들이 보물찾기 하듯이 달걀을 찾아내는 행사예요.



Egg Hunt  후에는 아이들은 공작시간을 갖고,엄마들은 부활절 바구니를 만들어서 주일미사때 판매해서 기금을 마련하기로 했읍니다.

드뎌 저녁식사 시간~

모두들 맛있게 먹고,특히 콜레스테롤 토끼는 인기 만점이어서 제일 꼬마애들한테 우선권이 돌아가고,그 다음에 조금 큰 언니들도 몸 안에 콜레스테롤을 저장할 기회가 주어졌읍니다.

신랑이 가자고 하도 옆구리 찔러서 뒷정리는 하는둥 마는둥 얼른 빠져나오는데 어찌나 뒷통수가 부끄럽던지...

엄마들,미안해요....내가 정말로 맘먹고 일하려고 앞치마랑 고무장갑 까지 들고갔는데 제대로 무수리 실력을 발휘도 못하고 왔네요.


돌아오는 차 안....민서는 벌써 쵸컬릿 다 먹어 없애는 중입니다.

여전히 바구니는 모자처럼 뒤집어쓰고서 말이죠...집에와서 벗겨보니 머리속은 땀 범벅...

이런 폼생폼사는 대체어디서 배운거냐고요~~



오늘은 부활절 아침입니다.

신랑이 어렸을때 일요일 아침은  도너츠 먹는 날이었다고 해서,저희도 시댁 가풍을 따라 일요일 아침은 도너츠를 먹는데,

부활절이라고 민서가 특별하게 머핀을 먹겠다고 하네요.

"머핀은 셀프입니다~"

그래서 민서가 지금 저를 도와주고 있........는건지 저지레를 하고 있는건지.....

어쨌거나 쉐프의 아우라가 느껴지는 저 포스,대단하죠?

 

앗...근데 마구 어질러져있는 살림살이가 창피합니다.

앞에 보이는 멕시칸고추 장아찌는 엄마가 좋아하는 뉴욕의 사이공그릴의 장아찌입니다.

우리 성당에 늦둥이 둘째를 가진 자매님이 있는데 저랑 같은 글라라예요.

그 자매님이 뉴욕에 마실가신다기에 꼭 사이공그릴 다녀오라고 작극 추천했었는데,정말로 맛있었다고 너무 좋아하면서 그 장아찌를 잊을수 없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담는김에 따로 한통 담아두고,눈에 보이는 곳에 뒀다가 가져다 드리려고 일부러 저렇게 놔둔거지

절.대.로. 어지름대장이라 그런게 아닙니당.




아침 식사 후에는 근처의 공원에 산책갔읍니다.

에고,나도 딸이 있었으면 커플룩 입고 다니겠고만 우리 두 아들만 깔맞춤해서 입고 한 컷!



점심은 델라웨어의 대학로 라고나 할까...

University of Delaware 가 있는 메인 스트릿에 우리 신랑이 좋아하는 Chipotle 가 새로 생겼읍니다...거기서 점심 먹자고 갔는데

부활절 일요일이라 문을 닫았네요...우 쒸~

치폴레는 참고로 우리 둘째 언니가 메니져로 있는 회사이기도 하죠.

그래서 생각난 김에 또 언니한테 부활인사도 하고...부활절에 문을 닫는건 있을수 없는 일이라고 소심하게 치폴레 고객으로써 쓴소리도 해줬읍니다.

점심 먹을데를 찾아 메인 스트릿을 배회할때 만난 부활절 토끼랑도 한 컷.

민서는 토끼있는 이 집에서 먹자고 했지만...그럴수 없단다 얘야...

여기는 아이리쉬 맥주집이란다...



이렇게 민서네는 부활절을 아주 알차게 보냈읍니다.

또 부활미사때 좋은 소식도 들었읍니다..비자 문제로 지금 신부님께서 못오고 계신데 3주 쯤 후에는 입국하실수 있다고 하네요.

여러분들도 행복한 부활절 보내셨길 바라고,또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봄기운을 즐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