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성 혼마루에서 동쪽으로 약 3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德川園은
도쿠가와 고산가 중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던 오와리번(藩)의 제 2대 번주,
미츠토모가 겐로쿠 8년에 축조한 은거지인 오소네 시모야시키로 이주한 것을
기원으로 합니다.
당시 오와리 미츠토모의 별장으로 사용하던 德川園은 부지의 크기가
약 13만평 정도의 넓이였고 정원에 있는 연못에 16척에 달하는 배를 띄워
뱃놀이를 했다고 하니 그 규모의 방대함은 말로 다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미츠토모가 죽고나자 이곳은 오와리번의 家老(사무장)였던 나루세, 이시코, 와타나베,
이 3 대 가문에게 넘겨졌고 메이지 22년부터 오와리 도쿠가와 일족의 저택이 되었습니다.
쇼와 6년 (1931), 제 19대 번주 요시치카가 저택과 정원을 나고야시에 기부,
시에서는 이곳을 보수하여 이듬해 '德川園'으로 일반에 공개하여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세계 제 2차 대전 당시의 대공습으로 거의 모든 건물과 수목 등이 소실되어
전후 평범한 공원으로 이용되어 온 德川園은 2001년부터 대규모 공사를 시작,
2004년에 또 다시 일본정원으로 개원하여 일반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고 합니다.
德川園은 10개의 명소로 나누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데
각 명소마다 전설과 고증에 바탕을 두고 재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덕천원 입구에서 만난 기모노 아줌마들입니다. 일본말이 되는 향기로움이
발빠르게 뒤따라가서 사진을 찍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아냈습니다 ^^
검정색 기모노를 입은 삼총사 아줌마들을 보고 일본에 문외한인 저는
상제들이 입는 예복인 줄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이 기혼여성용 기모노는 결혼식 때 친정 엄마, 숙모 등이 입는 것이라고 하네요.
상체에는 가문의 문장이 들어가고, 소매가 짧고, 오비 밑으로만 자수나 그림이
들어가는 이런 기모노를 '토메소데'라고 합니다.
그에 반해 처녀들은 옷 기장만큼의 긴 소매에다 어깨에서부터 발 끝까지
화려한 자수를 놓은 기모노인 '후리소데'를 입는다고 하는데 후리소데는
미혼 여성들이 입는 기모노중 가장 화려한 것입니다.
수직으로 짠 고급 비단에다 갖가지 모양의 수를 놓아 장식하거나
한 폭의 그림을 넣어서 입체감을 아주 멋지게 살려냅니다.
제대로 된 기모노는 전문적으로 옷을 입혀주는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입을 수 있으며, 고급스런 기모노 한 벌이 수천만원을 홋가한다고 하니
그 섬세하고도 화려한 극명한 아름다움은 가히...
값의 고하를 떠나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황홀경입니다.
저기 보이는 호선교는 6번째 테마, 토라노오입니다.
앗, 그러고 보니 일본의 만화 캐릭터 도라에몽이 생각납니다
우리 손녀 유리가 도라에몽 엄청 좋아하는데....
토라노오는 심산유곡의 산수화를 생각나게 하는
계곡의 의미를 표현하고 있다고 합니다.
초여름에는 신록이, 가을에는 단풍이 아름답게 물듭니다.
모일 잣 반나무숲에서 흐르기 시작한 물이 단풍나무들을 굽이쳐
류센코로 흐르는 모습은 호랑이 꼬리와 같고
'호랑이 꼬리를 밟으면 안 된다'는 것에서
'강에 발을 들여넣어서는 안 된다'를 연상하게 한답니다.
제 7경 고센쿄.
오솔길 끝에 보이는 것이 고센쿄입니다. 토라노오에 걸리는 노송나무로 만든 나무다리로
5m 아래로는 계곡물이 흐르는 것이 보이고 그 하류에는 제 3경 류센코가 자리하고 있답니다.
3경 류센코. 가장자리엔 오막살이 집과 나룻배 한 척이 자태를 드러냅니다.
연못에는 연잎들이 점점이 떠 있고 금빛 찬란한 팔뚝만한 잉어들이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덕천원 입장권엔 분명히 '잉어에게 먹이주지 않기'가 명시되어 있었는데
이 잉어들은 사람의 기척만 나면 떼거리로 몰려듭니다.
먹을 것 내놓으라고 시위하나 봐요. 이를 어째~
저 휘황찬란한 기모노의 아가씨들은 어디서 나타난걸까? 달음질쳐서 뒤따라 갔습니다.
결혼식 피로연에 온 신부 친구 또는 친척?들이라고 합니다.
신부의 들러리를 설 때 입는 예복이라고도 하는데 그 아름다움이 눈부실 정도였습니다.
소매자락이 몸판의 길이만큼 내려오는 것이 처녀들이 입는 기모노라고 하네요.
아마 이것이 오오(大) 후리소데인 듯 합니다.
기모노는 비단에다 한폭의 그림을 그려 완성한다고 하고 그 기모노의 값이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지금 사진으로 볼 수 있는 고급 비단의 기모노는 일본 돈으로 백만엔 이상이 나간다고 합니다.
그리고 호사스러운 오비는 따로 거금을 지불한다는데, 그 값의 어마어마함에 두 번 놀랐습니다.
저런 차분한 그린 계열의 기모노 역시 이모나 고모, 외숙모중의
친척들이 입는 옷 색깔이 아닌가 싶어요
은행빛의 기모노를 입은 귀부인의 품위있는 모습이 생각납니다.
한국 관광객들에게 기꺼이 환한 웃음으로 포즈를 잡아준
아리따운 기모노 아가씨들, 고맙습니데이. 아리가토 고자이마쓰~
찍을 때는 몰랐는데... 우아하고 고상한 품위가 엿보이는 노부부와
얼굴 모습이 많이 닮은 것을 보니 따님같아 보입니다.
덕천원의 제 8경, 오조네노 타키.
토라노오를 다 오르면 다다르는 낙차 6m의 삼단 폭포입니다.
수면과의 표고 차이는 약 11m이며 오조네라는 이름은 옛날부터
이 근처의 지명이었다고 합니다.
덕천원의 제 3경, 류센코(龍仙湖). 바다를 본뜬 수면 주위에 볼만한 곳을 배치하는
지센가이유시키(池泉回遊式) 정원의 중심적인 존재로 지하수를 수원으로 합니다.
흑송을 배경으로 띄운 섬들, 큰 바위, 단풍, 물가를 건널 때 쓰는 징검돌, 솟아오른 사취,
오두막과 같은 쉼터가 있는 나루터 등등이 볼거리들입니다.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덕천원 안의 레스토랑에서 결혼식 피로연이 열리는 관계로
일본 전통의상인 기모노 차림의 여인들을 많이 볼 수 있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이 분들은 따님의 결혼식 피로연에 가시는 중이라고 합니다.
얼굴에 온화한 미소를 가득 띄운 핸섬한 신부 아버님께선
연미복 차림이 너무 잘 어울려 아주 보기 좋았습니다.
신부댁 가족인 다소곳하고 어여쁜 소녀들.
우리를 위해 얌전한 웃음으로 포즈를 취해주었습니다.
아이구, 귀여워라~ 저 상큼한 미소하며 표정들 좀 봐!!!
앗, 첨단 멋쟁이 머리 묶어 맨 할아버지도 납셨다~
덕천원이 자랑하는 그림같은 류센코입니다. 바다를 닮은 유리알 같이 맑은 수면엔
파란 하늘과 하얀 너울 구름들이 드리우고 있어 한폭의 서양화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자연이 빚은 걸작...
누가 이리도 섬세하고 아름답게 잎면에 구멍을 뚫었을까요?
가지 끝엔 아직도 제철 만난 듯 매화송이인 양
하이얀 꽃이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도쿠가와 미술관입니다.
도쿠가와 미술관은 19세기 오와리번 도쿠가와 요시치카의 유물로 형성된
가문의 유산을 전시하기 위하여 1935년에 개관되었습니다.
이 유물들은 에도 시대 (1603-1867) 동안 선택받은 막부 일가중의 하나인
오와리번 도쿠가와 후손들에게 상속되어 전해 내려온 예술품, 가구, 방패, 의류와
기타 다른 물품들은 에도 막부의 시조가 사용하던 것들이라고 합니다.
대체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유물들이 중심을 이루며 그의 9번째 아들인
요시나오가 오와리 도쿠가와 일가의 시조가 보유하고 있던 유물에
추가되었다고 합니다.
유물은 총 10,000 종 이상이며 도쿠가와 미술관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그 보존상태에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세계적으로 유명한 겐지 이야기 삼화 두루마리를 포함,
국보로 지정된 9개의 유품, 중요 문화재로 지정된 57개의 유물,
그리고 중요 미술품으로 지정된 45개의 물품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당연히 미술관 내부에선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었고
현관의 불을 밝힌 등 하나를 찍어왔습니다. 현관은 촬영이 가능한 곳입니다.
멀리 뒤쪽에 보이는 기와지붕의 출입문이 바로
덕천원 제 1 테마인 구로몬(黑門)입니다.
메이지 33년에 완성된 오와리 도쿠가와의 저택 잔존물이고
모두 느티나무로 만든 '산겐야쿠아몬'입니다.
쭉~ 이어진 '와키 나가야'와 담을 포함하여 소화 20년 (1945년)의
대공습에 의한 소실로부터 피해를 면한 얼마 없는 유산중의 하나이고
부케야시키(武家)의 옛 모습을 전해주는 귀중한 건축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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