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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학·미국의 교육제도

부모님전 상서.8

 

아버지 어머니 형 수정이 모두 안녕하신지요?

아들 인석이도 역시 몸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어머니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제가 날짜계산을 잘 못하여

 카드를 잘 못 보냈는데 이해하시겠지요?

 

아버지 며칠전 아버지 전화를 받았을때

무척기분이 좋았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철없는 자식을 멀리 보내시고

걱정이 되셔서 그러셨겠지만

저는 그런 슬픈 아버지의 목소리가

얼마나 저를 사랑하는지 보여 주시는것 같아 좋았습니다.

 

아버지 ..저도 부모님과 형제들이 보고싶고

한국으로 가고싶은 마음 굴뚝 같지만

저를 여기까지 보내주신 정성을 생각해서라도

열심히 공부할께요.

부모님께서 떳떳하게 친지들에게

 "이것 봐라 우리 아들 성적표다"하며

자랑할수있게 노력하겠습니다.

 

어제 나머지 소포도 잘 받았습니다.

수정이의 녹음 테이프도 잘 듣고

가디간도 잘 받았습니다.

 

리더스다이제스트에 끼어있던 어머니 편지를 보고서야

 비로소 철없는 자식이 못할짓을 했구나 하고 생각해서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부모님 죄송해요

 큰돈 들여서 앞으로 공사할젓도 첩첩쌓였는데

미국 보냈더니 속도 모르고

 이것 보내라 저것보내라 하니

명심하고 주의할께요.

앞으로는 이것저것 안보내셔도 되요. 

그저 편지에 부모님 사랑이나 담아서 보내주세요.

 

 

요즘도 집 생각 많이 해요.

여기서 매일 한국음식먹기 때문에

기숙사에 사는 사람들 만큼

 한국음식 생각나는것은 아니지요.

여기와서 돼지고기 한번도 못먹었거든요

쇠고기보다 비싸데요.

 

시뻘겋게 양념해서

옥상에 올라가 숮불에 구워먹던 생각이 간절한데

불피우던 기억도 새삼스럽고  오기전에

어머니랑 먹은 삼계탕도 생각나고...

사실 금호동에 대한 생각이 무척나요.

한국에 살고싶어요

지금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지요.

 

제가 아직 어리고 군대를 갈껄~하는 생각도 드니까요.

제가 얼마나 군대를 싫어했는지 아시죠?

차라리 군대에서는

 면회도 오고 외박휴가도 나가고

 한국말만 쓰고 사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은 모르지만

내년쯤 제가 갈때쯤이면

 (8우러초-9월말) 집 공사가 다 끝나가겠지요?

 

한국가서 새 집을 보게되면

전 서울의 무심함( 어쭈~)다시금 느끼게 될거예요.

내가 없어도 다 이렇게 잘되어 가는구나...하고

공사 끝나고 사람들에게 세를 주면

믿지는 장사는 아니지요?

 

돈이 조금 여유가 있어지면 여행도 다니셔야죠

체면이 있으니까 해외여행으로요

제가 갈때까지 여권도 다 준비해 놓으세요

저번 엄마편지에

앞으로는 돈의 노예가 되어 살지말자...해 놓으시고는....

걱정마세요

여기서 한푼도 헤푸게 쓰지 않을께요.

 

 

 

여태까지 580불 정도 썻어요

순수하게 생활비는 약 400불 조금넘게 썼어요 .

두달에 이정도면 경의로운 숫자예요.

그리고 만약 방을 혼자 쓰게 된다 그래도

한달에 1000불 보내면

 350불이 생활비로 남잖아요

 충분해요

 

밥값이 다 포함된것이기 때문에

 하루에 10불 이상씩 쓸수 있다는 계산인데

 모자라지 않게 쓸수있으니까

기숙사에 들어가는 문제는 조금도 걱정 마세요. 

혼자쓰든   둘이쓰든 최고로 아껴쓸테니까요.

 

지금은 괜찮지만

나머지 8000불로 다음 학기 등록하고

 기숙사로 들어가면 4-5월 까지는 쓸수있는데

그 다음 필요하게 되면

한창 공사하느라 여유가 없을텐데 그게 걱정이예요.

여기서 금호동 사람들이 많이 아프라고 기도할께요^^

그럼 오늘은 이만 줄입니다.

 

앞으로 저도 전화를 되도록 줄이도록 노력할께요

 전화비도 꽤 비쌀텐테니까요

보내는 사진은 별로 잘 나오지 않았지만 그냥 보시라고 보냅니다.

제가 기억 못하는 친지들에게도 안부 전해 주세요

1988년 11월 1일 시카고에서 아들 인석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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