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나면 개나리 진달래가 앞 다투어 피어난다고...
지난 일요일엔 아침 방송을 본 지인께서
여의도로 벚꽃구경 가자는 전갈이 왔습니다.
서로 시간이 맞는 사람끼리 간단히 바게뜨 빵을 준비해서
전철 5호선을 타고 여의도를 찾았습니다.
제가 여의도를 나간 것이 벌써 10년 전...
세월이 흐르는 물과 같다지만 어찌 이리 빠른지요
제가 불꽃놀이를 너무 좋아하는지라
여의도 백사장에서 열리는 불꽃놀이에
유치원 다니던 우리 준원이 데리고 갔다가
인산인해로 몰려든 인파에 손을 놓쳐
잊어버릴 뻔 한 것이
벌써 10년전의 일 입니다.
오랫만에 여의도를 찾았지만...
가로수 벚나무들은 작은 봉오리를 수줍은 듯 오므리고 있었고
활짝핀 어여쁜 꽃을 보려면 며칠은 더 있어야 할 듯.
산책길에서 자전거 타는 사람, 연 날리는 사람
소풍 나와서 도시락 먹는 사람들을 실컷 구경하고
벚꽃 구경은 하지 못한 채 헛걸음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어제 아들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큰 며느리 베로니카가 건강검진을 받으러
열흘 휴가로 잠시 한국을 나온다구요.
새벽에 도착한다는 것만 말하고
제가 인천까지 마중나올까봐 몇시 도착이나
어느 항공사인지 편명을 알려주지 않아서
밤새 잠을 못자고 뒤척였답니다.
우아하며 고상한 기품있어 더욱 아름다운 내 며느리
새벽에 도착하는 비행기는 아시아나였는데.
도착 시간은 인터넷으로 여기저기 찾다보니
04시 33분 도착이라고 나와있으니
차라리 어젯밤에 인천을 미리 나가있을껄....
하는 생각에 밤새 뜬눈으로 지새웠지요
날이 밝자 아파트 입구를 들락날락...
봄이라고 하지만 새벽바람이 어찌나 춥던지
이불 둘러쓰고 있었으면 딱 좋겠더라구요
아들의 말로는 짐없이 귀국하니
공항 리무진으로 신라호텔까지 와서 택시를 탄다는데
올 시간이 지나자 마구 걱정이 되는거예요
새벽바람이 이렇게 추운데
택시 잡느라 고생하다 얼어죽겠다 싶어서요
7시가 넘어 소식도 없고
애가 탄 나머지 요한씨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방방뜨는 목소리가 하늘을 찌릅니다
며늘아이가 벌써 도착해서 한의원에 있다구요
세상에나...
나는 지금 1시간째 문밖에서 기다리는데....
무슨 이런 일이......
제가 어제 여고동창회에서 경포대 다녀온걸 알고
늦잠 꾸러기인 제가
아침 잠 깰까봐 집으로 안오고 한의원에서
제가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지 뭡니까?
제가 제 아무리 늦잠 꾸러기 라지만..
5년만에 며느리가 귀국하는데 늦잠이나 자고 있다니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우리 이쁜 준원이 지원이 어미 베로니카는
이렇게 천사같이 마음씨가 예쁘니
사랑을 안 퍼부어 줄수가 없지 않겠습니까?
대체 하느님께서는
제가 어디에 이쁜 구석이 있다고
이런 착한 며느리복을 제게 내려 주시는지
그저 하느님께 감사기도가 절로 나옵니다.
화사한 봄 햇살처럼
언제봐도 어여쁘고 착한 며느리 베로니카...
고부가 시장을 나서니 모든 사람들이 알아보고
반갑다고 달려와 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보니
오랫만에 사람사는 향기를 느낄수가 있었습니다.
5년만에 귀국을 한 며느리를
시장 아줌마들이 앞 다투어 껴안아주고
등 두드려 다둑거려주면
눈물 글썽거리는 모습을 보면
준원어미가 내 며느리란것이
너무나 자랑스러웠습니다.
마음씨가 꽃보다 더 예쁘고 아름다운..
누구에게나 예의바르고 착하다고 칭찬받는 며느리는
정녕 하느님께서 우리가정에 내려주신
향기로운 한떨기 백합같은 존재입니다.
사람이 꽃보다 더욱 아름다운...
내 며느리 베로니카는
우리 가문의 자랑이며 보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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