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내려갔다가
도토리묵이 눈에 띄길래 천원짜리 두모를 사가지고 왔어요
마침 동치미도 알맞게 익었겠다
저녁엔 별미 토토리 묵 밥이 당첨되었네요
저는 해방둥이에다 6.25 사변을 겪느라고
어릴때부터 보리밥 질리도록 먹고 큰 관계로
보리밥이나 잡곡밥
울 남편이 그리 좋아하는 콩밥...그런건 일절 못본체 합니다
그저..삼시 새끼 무조건 쌀밥이 그렇게나 좋아요
현미가 몸에 좋고 잡곡밥이 제 아무리 건강에 좋다고 해싸면 뭐합니까?
제 몸에서 안받아주고 쌀밥만 들이라고 하는데 어쩌냐구요
그런데...작년 초등학교 동문체육대회에 갔다가
우리 8회만 따로 순흥 소수서원과 선비촌을 들른적이 있어요
거기서 처음으로 묵밥을 먹었는데
모두들 그게 그리 맛있다고 난리났지 뭡니까?
아니..저 시커면 도토리묵이 뭐가 그리 맛있다고...
그런데 먹어보니 괜찮더라구요
도토리묵에는 잘익어 새콤하고 톡 쏘는
김장김치 송송썰어 얹어야 제맛이라고 들었거든요
어제 새 김치통을 하나 헐었어요
개시는 우리 성가대 엄마들이 먼저 했구요
성가대 끝나고 멸치장국 국수 해 먹자고 다섯명이 집으로 왔는데
우선 김치 한포기 꺼내 썰었더니 모두들 맛있다며 난리를 치며
국수 삶을 물이 벌써 펄펄 끓고 있구만
더 이상 못참겠다며 밥통의 찬밥꺼내 김치랑 뚝딱...
그리고 국수 삶아 김치고명 얹어서 한그릇씩 또 뚝딱
먹다 남은 막걸리빵 렌지에 돌렸더니 그것도 역시 뚝딱
도대체가 남아나는게 없더라니까요
아마..도토리 묵이 있었다면....
정말로 난리 만날 뻔 한 날이었어요
김치는 새 통을 허는날이 가장 맛 있는 날이니...
기필코 오늘은 묵밥을 한번 만들어 보자~
해서..묵 한모에 천원씩 두모 사가지고 왔어요
뜨거운 물에 담갔다가 꺼내 송송 채를 곱게 썰었어요
김치 송송 썰어 얹고 계란 지단 남은것 얹어주고..
김부셔서 올려주면 너무 간단하네요
요기에다 새콤하고 찡~하는 동치미국물 반공기 부어주고
파 송송썰어 양념장 만든것 한수저 얹어주면..
야들야들 호로록한 도토리 묵 이 먹음직 스럽게 만들어졌어요
요기에다 고실고실...
윤기나는 흰 쌀밥을 한공기 넣어서 비벼주면...
참기를 한수저 부어주고 기름통 제자리에 넣고 오니...
벌써~그사이를 못 기다리고
고마...요한씨 뱃속으로 다~ 들어가 버려서
사진을 못 남겼어요 ...
묵 밥 맛있게 먹는것 찍을라꼬 공을 들였건만
도로아미타불이 되삐린거라예
아이고...내 몬산다 아입니꺼
부부간에 우째 이래 꿍짝이 안맞을수 있는지...
그런대도 요한씨 曰...
먹으라꼬 해 줘놓고 먹었다고 타박한다고
어느 장단에 춤 춰야할지 모른다꼬...
우리 신랑 요한씨 지금 삐졌어예
도토리묵 밥 ..넘 맛있어서
오늘 완전 사고 친 날이였네요
'hahajoy;s Kitchen'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들기 쉽고 맛있는 저녁반찬 삼총사!!! (0) | 2011.03.18 |
---|---|
다시 만들어보는 이태리식 판체타 2. (0) | 2011.03.01 |
구수하고 달콤한 귤 효소 막걸리빵 (0) | 2011.02.26 |
후배를 위한 깜짝 이벤트..아주 특별한 약식만들기!!! (0) | 2011.02.16 |
가마솥에 누룽지!!! (0) | 2011.0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