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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hajoy;s Kitchen

깔끔하고 맛있는 홈메이드 양념젓갈

 

나는 젓갈을 무척 좋아한다

경상도 내륙지방 태생이라 바다를 본것은

76년도 인천바다를 구경한것이 처음이었다

그러니 그 옛날 얼음도 없고 교통수단도 뛰어나지 않았던 내 어린시절은

절인 꽁치와 고등어 등이휘어진 절인 칼치 아지가 전부였던것 같다

 

그리고 길다란 새우젓독에 담긴 새우젓과

바지게에다 지고 아침저녁 새우젓사려 창란저~엇~

조개젓사려 굴젓이여~ 하면서 요령을 흔들고 지나가던

젓갈장사 아저씨의 함성이 귀에익어 살았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식구는 모든 젓갈에 목을멘다

조기도 독에다가 소금을 넉넉히쳐서 익혀놓고

제사때 마다 한마리씩 꺼내쓰고

환자가 생기거나 아주 특별한 손님이 오실때는

한마리 꺼내 밥위에다 그릇째 쪄서내면

잘박하게 생긴 국물 어찌나 맛있던지

 

숫가락 끝으로 국물한번 콕 찍어먹으면

천둥소리처럼 꿀~떡~하고

 밥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던 생각이난다

어쩌다 배앓이라도 하고 눈이 십리만큼이나 쾡하게 들어가면

제일 못날 쭉정이 조기 한마리 꺼내

 밥에 얹어 쪄주면 왜 그리 맛이 있던지..

 

그래 그런지 우리 아이들도 젓갈과 콤콤조기는

나이가 들수록 먹고싶은 음식 1위에 들어간다고 하네

 

요즘은 사시사철

얼음이 지천인데다가

고속도로타면 서너시간으면 우리들 식탁까지 당도하는

초스피드 세상이지만 젓갈만은 옛맛을 지니지 못하고있는게 정말 아쉽다

 

예전에는 양념안한 젓갈을 사서 제 각기 알맞게 양념을 하여 먹었는데

어느때 부터인지 양념젓갈이 판을 치기시작하니

빨갛고 반질반질 윤기는 나지만 너무 달기도 하고

그 맛이 너무도 똑 같아 어느때부턴 그 샛빨간 양념 색깔때문에

보기만 해도 구토증이 날 지경이다

무엇을 그리 넣어서 반질거리고 양념이 착 붙어있는지...

집에서 아무리 기가막힌 맞물 태양초로 양념을 해도 시판젓깔처럼

색을 낸다는것은 꿈도 못 꿀일이지만...

무엇인지 알수없는 불안감 때문에 나는..

언제나 양념안한 젓갈을 구하러 다니느라 발품을 판다

 

엊그제도 블로그벗님의 낭군님께서 한국 나들이를 오셨다는 기별을 받았는데

젓갈을 무척이나 좋아하신다니

귀국하실때 젓갈 두어가지 만들어 보내야지 생각을 했다

작년 내가 사카고있을때 이것 저것 귀한 선물을 받은게 있으므로

무엇인가 답례를 해야하는데 이번에는 내 맘대로 젓갈 세트로 낙착을 봤다

 

그리하여 중부시장 젓갈 도매상을 찾았는데

죄다~모조리...양념한것 밖엔 팔지를 않으니

할수없이 난전 성당다니는 할머니가게에 가서

창란젓 1킬로와 오징어젓을 좋아하신다 그것도 1킬로를 샀다

자꾸만 양념한것이 맛있다고 권하시는데

아이구 미안시러워 죽을뻔 했네

양년된게 싸기도 훨씬 싸고 색고 곱지만

나는 오로지 그 놈의 새빨간 고운색 때문에 그럴 못사먹는다는데 ...

 

 

 

옛날에는 창란젓 하면...

길다란 창자가 주를 이루었는데

이번에는 보니 창란젓이라고는 하나 명태 위장인것 같았다

아이구 창자가 아니기를 엄청 다행이제...

예전 초등학교 학부형중에 속초가 고향인 엄마가 있었는데

창란전 더러워서 안먹는다고..

나중 알고보니 창자속을 가득메우고 있는...거.시.기.들..

그거...일일이 손으로 훒어내려야만 깨끗해 진다는걸 배웠다 

그런데...시판되는 창란젓..

어느세월에 하나하나 창자 훒어내리고 있을까?

안사먹고 말지 알고는 못먹으리라

 

 

명태 위장속에 들어있는 이물질을 말끔이 훒어내리면

위액이랑 불순물이 한공기나 배출된다

이걸 그냥 만들면...절대로  생각하기도 싫다

 

 

낱낱이 깔끔하게 훒어내려 양이 절반으로 줄어버린 창란젓...

연한 소금물에 바락 바락 바락 바락..

여러번 행궈내서 아주 깔끔하게 준비해서...

 

 

오징어젓도 소금반 오징어반...

1킬로샀는데 6마리인가 되었다

이걸 곱게 채를 썰어 냉수에다 바락바락 주물러 짠맛을 빼고..

 

 

토판소금이 좋다니 다시금 토판소금으로 약하게 간을 한다음..

 

 

우선 쑹덩쑹덩 잘라놓은 창란젓 부터 양념을 한다

마늘 다지고 고운 태양초 고추가루와 통깨 그리고

유기농 귤효소를 넣어 양념을 해 준다

 

 

몰라서 못먹지만..

알게된 다음부터는 무조건적으로 토판소금이 첨가된다 ㅎㅎㅎ

 

 

오징어젓갈도 짠맛을 거의다~ 뺀후엔

또 다시 토판소금으로 기본간을 한다

 

 

색깔도 고운...요건 오징어젓갈

 

 일단 꿀병에다 담았다

그런데 이거 씨에틀까지 가져가실수 있을래나?

어쨌던 이렇게 담아보내면 다시 적당한 포장을 하시겠지 믿으면...

 

 

요건 창란젓갈..

요기다가 유기농 귤효소를 첨가하면...

아래와 같은 색깔곱고 감칠맛나는 창란젓으로 탈바꿈^^

 

요거..창란젓갈 한보시기면

밥 두공기는 휘딱 비워낼수있다

 

매콤하고 달짝지근하며

창란특유의냄새가 입맛을 돋우는 맛깔난 창란젓...

 

 

 

요건...오징어젓갈

 

요것 또한 짠맛을 다 빼고 토판소금으로 다시 염장을 하였으니..

그 맛은..나도 아직 안먹어 봤으니 잘은 모르겠지만..

소피아가 만들었으니 염려는 붙들어매고 있어도 될것같다^^

 

 

이렇게 오징어젓갈과 창란젓갈 세트로 묶어

 멀리 씨에틀로 시집을 보낼것이다

아마 이 젓갈 받아보믄.

.맛있다고 자꾸 만들어 부치라고 하지 싶겠지만..

죄송하게도..요것으로 젓갈은 끝~이라고 아뢰옵니당^^

 

한 젓가락을 먹어도

깔끔하고 맛있는걸 먹기를 소망하는

소피아 아지매의 홈메이드 젓갈입니당